A형 간염과 닮은 E형 간염 예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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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형 간염은 돼지ㆍ사슴이 주로 걸리는 인수공통 감염병
-감염되면 대증요법, 휴식, 고단백 식사 등이 대처법

지난해 영국 테스코가 네덜란드ㆍ독일산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의 E형 간염 바이러스 오염 사실이 알려졌다.

유럽에서 문제된 소시지는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돼지 피를 사용했다고 한다. 해당 소시지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형 간염이란 무엇일까? E형 간염은 돼지ㆍ사슴이 많이 걸리는 인수공통 감염병의 일종이다. 돼지는 걸려도 별 증상이 없어 적극적인 E형 간염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국내 연구팀의 조사 결과 도축업 종사자 60% 이상이 E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돼지고기를 덜 익혀 소시지를 만들었다면 안전하다고 보기 힘들다.

설령 문제된 독일산 소시지나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국산 돼지고기를 섭취했더라도 잘 익혀 먹었다면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돼지고기나 그 가공품을 바짝 구워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잘 따르면 별 문제가 없다. 돼지고기를 71도에서 20분 이상 가열하면 E형 간염 바이러스가 사멸하기 때문이다. 더 높은 온도에선 바이러스가 더 빨리 파괴된다. 돼지고기나 햄ㆍ소시지ㆍ베이컨 등 돼지고기 가공품을 바짝 익혀 먹는 것이 최선의 E형 간염 예방법이다.

국내에선 E형 간염 환자 발생 사례를 찾기 힘들다. E형 간염은 크게 수인성 감염병(개발도상국형)과 인수 공통 감염병(유럽형) 형태로 분류된다. 수인성 감염병은 분변으로 배출된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되는데 대규모 집단 감염을 일으켜 주의가 필요하다.

인수 공통 감염병의 경우 익히지 않은 고기류를 섭취했을 때 증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유럽에서 논란이 된 E형 간염이 여기 속한다.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개 20∼60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나타난다. 가려움증ㆍ소변색 변화ㆍ근육통ㆍ울렁거림ㆍ복통ㆍ설사ㆍ복부 불편감 등이 주증상이다. 대부분 자연 치유돼 감염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E형 간염은 감기로 흔히 오인되기도 한다. 초기 증상인 황달이 나타나기 전에 병원을 찾는 환자는 거의 없다. 환자가 황달 증상을 보여도 신체의 면역 체계가 자연스럽게 E형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검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팀은 2003년 3월∼2005년 7월 새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 9명의 사례를 2006년 대한간학회에 발표했다. 이 사례에서 자가면역 간염이 있었던 1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별다른 합병증 없이 간 기능을 완전 회복했다.

간ㆍ허파 등 동물의 내장을 먹는 우리나라 특유의 식습관은 E형 간염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사망률은 1∼2% 정도이고, 임산부가 고위험 집단이다. 임산부가 감염되면 치사율이 20% 이상이다. 3명 중 1명은 유산을 경험한다. 임산부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는 E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해 간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은 따로 없다. 걸리면 대증(對症)요법, 충분한 휴식, 고단백 식사요법 등이 쓸 수 있는 카드의 거의 전부다. 예방하려면 동남아시아ㆍ북아프리카 등 유행지역 여행 시 깨끗한 음료를 섭취하고 채소ㆍ과일의 생식을 피하며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감염 위험이 있는 수입 식품은 절대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으면 안 된다. 동남아 등 위험 국가를 방문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원인의 십중팔구는 덜 익힌 고기를 먹은 것이다. 돼지뿐만 아니라 멧돼지ㆍ토끼ㆍ사슴과 같은 동물에서도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혹 검출되므로 고기를 섭취할 때는 필히 익혀 먹어야 한다.

E형 간염은 A∼E 등 다섯 가지 간염 중 하나다. 이중 A형 간염과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오염된 물ㆍ음식을 통해 감염된다. 만성화되지 않고 급성으로만 진행된다는 것도 닮은 점이다. 반면 BㆍCㆍD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감염되며, 만성 간염으로 발전한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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