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의 겨울 특식은 무엇?

  -겨울철 대표 왕실 보양식은 전약과 족편

 -왕의 밥상에 가장 자주 오른 죽은 타락죽

 수라는 조선의 임금에게 올린 밥상의 높임말이다. 백반(흰 쌀밥)ㆍ홍반(팥물을 이용해 만든 붉은 쌀밥)과 더불어 12첩(12가지 반찬)이 오른 수라상이 왕의 평상 식이라면 타락죽ㆍ전약ㆍ전복찜 등은 보양을 위한 특식이다.
 조선 왕실의 식사 메뉴는 내의원이나 수라간에서 짰다. 왕실 조리사인 숙수(熟手)에 의해 새로운 궁중 요리가 개발되기도 했다.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왕의 밥상에 가장 자주 오른 죽은 타락죽(駝酪粥)이었다. 대부분의 죽은 잣ㆍ밤 등 식물성 식재료로 끓였지만 타락죽과 양죽만은 예외였다. 타락죽은 우유, 양죽은 소의 위(胃)를 식재료로 사용한 죽이다. 타락(駝酪)은 말린 우유를 뜻한다.
왕실에선 타락죽을 겨울철에 원기를 돕고 비위를 조화롭게 하는 음식으로 여겼다.
 곱게 갈아 체에 밭친 쌀에 물을 부어 된죽을 쑤다가 우유를 넣고 따끈할 정도로만 데우면 타락죽이 완성된다. 식성에 따라 소금이나 꿀을 곁들여 먹었다. ‘동의보감’엔 “타락죽을 장복하면 노인에게 가장 좋다”고 기술돼 있다. 노인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인 칼슘이 우유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 선조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임금이 고열에 시달리거나 비위를 보할 필요가 있을 때는 식힌 타락죽을 수라상에 올렸다. 특히 왕실의 상(喪) 등 고기를 먹을 수 없는 애도기간에 타락죽은 인기 메뉴였다. 채식만으론 채우기 힘든 동물성 단백질 등 영양소를 공급하는 음식으로 활용한 것이다.
 죽도 조선 왕실의 대표적인 식치(食治) 음식이다. 잣죽ㆍ개암죽ㆍ검은 깨죽ㆍ들깨죽ㆍ밤죽ㆍ홍시죽ㆍ콩나물죽ㆍ백죽 등 다양한 죽들이 수라상에 올랐다. 죽을 왕에게 올리는 시간은 늦은 저녁에서 새벽까지 구애를 받지 않았다.
 붕어찜도 조선 왕실의 대표 보양식 중 하나다. 붕어찜은 흰죽과 ‘환상의 커플’을 이뤄 수라상에 올랐다. ‘궁중의궤’엔 궁중의 대연회 메뉴에 붕어찜이 31차례나 올랐다고 기록돼 있다. 재료론 붕어ㆍ연계(닭)ㆍ꿩ㆍ쇠고기ㆍ표고ㆍ석이버섯 등이 사용됐다. 황토를 먹고 자란 황색 붕어의 약효를 최고로 쳤다.
 효종 때 신하들은 채식 주의자였던 중전에게 붕어찜을 권했다. “비위를 보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성약(聖藥)”이라고 치켜세웠다. 중전은 양(소의 위)는 고기여서 거부했지만 붕어찜은 마다하지 않았다.
 조선 왕실의 겨울철 대표 보양식은 전약과 족편이다. 동지엔 내의원에서 소의 다리를 고고 여기에 대추고(膏)ㆍ마른 생강(白薑)ㆍ정향(丁香)ㆍ계심(桂心, 계수나무 껍질)ㆍ청밀(淸密, 꿀)ㆍ후추 등을 넣은 전약(煎藥)을 만들어 진상했다.
 전약은 차게 굳혀서 먹는 음식이다. 묵보다는 맛이 더 쫄깃하다. 궁중에선 겨울에 혹한을 이기고 몸을 따뜻하게 보하는 음식으로 여겼다. ‘동물성 묵’이라고 불리는 족편(足片)도 즐겼다.
 족편은 조리 원리와 조리법이 전약과 닮았다. 쇠머리ㆍ쇠족ㆍ쇠꼬리ㆍ쇠가죽 등에 물을 붓고 장시간 고은 뒤 차게 하여 굳히면 완성된다. 조선의 반가(班家)에선 족편이 설음식ㆍ잔치 음식이었다. 전약과 절편은 둘 다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는 데 유용한 음식이었을 것이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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