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푸드 백신’ (39) 월경전증후군 완화 식품

 

 -여성의 성적 자극을 높여주는 승마

 -동양에서 최고의 여성 약재인 당귀 

 대부분의 여성은 생리가 시작되기 수일 전부터 피로감ㆍ유방 통증ㆍ집중력 저하ㆍ초조감ㆍ두통ㆍ복통ㆍ어지러움ㆍ짜증ㆍ부종 등을 경험한다. 참을만 하다면 문제가 안 된다. 이런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생리 주기에 따라 매달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심히 괴로운 일이다. 이를 월경전증후군 또는 생리전증후군(PMS)이라 한다.
 월경전증후군은 보통 생리 7∼10일 전에 시작됐다가 생리 직전 또는 시작과 동시에 사라진다. TV 드라마에선 평소 멀쩡하던 여성이 생리 전에 병적 도벽을 느끼는 것으로 설정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자살 충동까지 부른다.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특별한 치료법도 없다. 병원에선 여성의 인내를 요구하거나 마음의 안정만 주문한다. 월경전증후군으로 시달리는 많은 여성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월경전증후군 여성을 검사하면 혈중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수치의 상승,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 수치의 저하가 흔히 나타난다. 이는 에스트로겐ㆍ프로게스테론 등 두 호르몬이 증상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월경전증후군 여성에게 추천되는 네 가지 허브, 즉 당귀(안젤리카)ㆍ감초 뿌리ㆍ승마(블랙 코호시)ㆍ체이스트베리(chasteberry, 서양모형)는 모두 식물성 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을 함유한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에스트로겐이 아닌데 마치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는 식물 성분을 가리킨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진짜 에스트로겐보다 효과가 2% 미만이다. 여성의 몸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estrogen receptor, 에스트로겐이 달라붙는 부위)를 놓고 에스트로겐과 경쟁함으로써 항(抗)에스트로겐 효과(에스트로겐 분비 억제)를 나타낸다.
 고대 인도 의학인 아유르베다의학에선 월경전증후군 여성에게 콩을 권한다. 콩엔 아이소플라본이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데 옛 인도인이 이를 경험으로 알아챈 셈이다. 월경전증후군 여성은 물론 폐경 등 갱년기증후군에 시달리는 여성에게도 두부ㆍ두유ㆍ된장국ㆍ청국장 등 콩 음식을 권하고 싶다.
 월경전증후군은 에스트로겐의 과다, 갱년기증후군은 에스트로겐의 과소가 문제인데 신통하게도 콩은 두 증후군 모두에 효과적이다.
 승마(black cohosh)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폐경 증상 완화 치료에 사용했던 약용 허브다. 안면 홍조ㆍ질 건조 등 여성 갱년기 증상을 치유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의 성적 자극을 높여주기 위한 용도로도 처방된다.
 감초는 동서양에서 수천년 전부터 사용해온 약초다. 한방에선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약재여서 ‘약방에 감초’란 말도 있다. 감초는 에스트로겐 수치를 낮추고 프로게스테론 수치를 높인다는 점에서 월경전증후군 치료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혈압ㆍ신부전 환자나 강심제인 디기탈리스를 복용중인 환자에겐 금기약이다.
 체이스트베리는 딸기ㆍ크랜베리ㆍ블루베리 등 ‘berry’류의 일종으로 주로 지중해 주변에 자생한다. 독일 의사는 월경전증후군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과일로 친다.
 과일명에 ‘순결한’ㆍ‘순수한’을 뜻하는 ‘chaste’가 들어간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체이스트베리는 여성의 성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체이스트베리는 프로게스테론의 혈중 농도를 높여 월경전증후군을 완화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리가 끊긴 무월경 여성에게도 추천된다. 프로락틴(젖분비자극호르몬)의 과다 분비가 무월경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여서다.
 당귀는 동양에서 여성을 위한 최고의 약재로 간주된다. ‘자궁 강장약’으로 평가해서다. 생리전증후군은 물론 월경불순ㆍ생리통ㆍ무월경ㆍ자궁 출혈ㆍ갱년기(폐경) 증후군 등 다양한 여성 질환에 두루 처방한다. 건강한 임신과 분만을 돕는 용도로도 사용한다.
 월경전증후군을 완화하려면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꿔야 한다. 채식을 주로 하는 여성은 육류를 즐기는 여성보다 분변을 통해 에스트로겐이 두세배나 많이 배출된다. 채식을 주로 한 여성의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육식파 여성에 비해 50% 가량 낮았다는 조사결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채식을 위주로 식단을 꾸리면 자연스레 저지방ㆍ고식이섬유 식사를 하게 된다. 평소 하루에 섭취하는 전체 열량의 40%를 지방에서 얻고 1일 식이섬유 섭취량이 평균 12g이던 여성(17명)의 식단을 저지방(하루 섭취 열량의 25%를 지방으로 섭취)ㆍ고식이섬유(1일 40g 제공) 식사로 바꿔봤다. 17명 가운데 16명이 8∼10주만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36%나 낮추는 대성공을 거뒀다(미국임상영양학회지).
 단백질을 하루 50g 이하 섭취하는 등 육류를 덜 먹는 것도 방법이다. 33명의 여성에게 육류를 뺀 식사를 두 달간 제공한 결과 월경전증후군의 증상들이 눈에 띄게 완화됐다는 미국의 연구결과가 있다. 연구팀은 채식 중심의 식사가 에스트로겐 분비를 억제한 덕분으로 풀이했다.
 바나나ㆍ콩ㆍ등푸른 생선(참치ㆍ고등어ㆍ정어리 등)ㆍ유제품(우유ㆍ요구르트ㆍ치즈 등)ㆍ견과류를 즐겨 먹는 것도 월경전증후군 완화를 돕는다.
 견과류ㆍ콩엔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마그네슘 결핍은 월경전증후군의 유발 유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월경전증후군 여성의 혈중 마그네슘 수치는 정상 여성에 비해 상당히 낮다.
 마그네슘은 비타민 B6(피리독신)과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비타민 B6가 마그네슘의 체내 흡수를 돕고 불안 증세를 완화해서다. 비타민 B6은 콩ㆍ등푸른 생선ㆍ바나나에 풍부하다.
 우유ㆍ멸치ㆍ요구르트 등에 풍부한 칼슘은 불안정한 기분을 업(up)시키고 혈액 순환을 돕는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사도 권장된다. 몸이 차지면 혈액의 흐름이 나빠지고 하복부에 통증과 묵직한 느낌이 든다. 페퍼민트차ㆍ생강차 등을 따끈하게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생리 전엔 하루 세끼 식사 보다 소량 여러 번 나눠 먹는 것이 현명하다.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증상 완화를 도와서다.
 초콜릿ㆍ커피 등 카페인 함유 식품은 가급적 멀리 한다. 사탕ㆍ설탕 등 단 음식, 소금ㆍ술ㆍ적색육도 섭취를 제한한다. 짠 식품은 몸을 붓게 하므로 삼간다. 생리전증후군으로 가슴이 저리거나 부풀어오는 여성은 카페인 음료 대신 과일ㆍ야채주스를 선택한다. 생리 전에 술을 마시면 우울증이 더 심해진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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