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푸드 백신 (41) 흰머리 예방 식품

 

 -혈액 순환에 유용한 식품이 백발ㆍ새치 예방에도 효과적

 -머리에 서리가 내렸다면 비오틴 결핍 의심해야

 세월을 흔적을 지우는 여러 방법 가운데 돈ㆍ시간이 가장 덜 들고 간단한 것은 흰머리를 검게 만드는 염색(染色)이다. 머리카락만 검게 해도 10년은 젊게 보일 수 있다. 머리카락 색깔이 사람의 나이를 짐작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표가 된다.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을 “머리가 세다”라고 흔히 표현한다.
 자신의 백발은 “흰머리가 아니라 새치”라고 ‘강변’하는 사람이 많다. 백발의 주된 원인은 노화, 즉 나이를 먹는 것이다. 머리카락을 검게 하는 물질이 멜라닌 색소인데, 노화ㆍ질병ㆍ스트레스ㆍ유전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멜라닌의 생성이 중단되거나 부족해지면 머리가 하얗게 변한다. 노화로 인한 흰머리를 노인성 백발이라 한다. 30세 이하의 젊은 나이에 머리카락 일부가 하얗게 변했다면 흔히 새치라고 부른다. 새치는 유전이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새치가 있다면 자녀가 새치를 가질 확률이 거의 80%에 달한다는 것이 새치 유전설의 근거다.
 흰머리와 새치는 모발의 굵기부터 다르다. 새치는 주변의 검은 머리카락과 굵기의 차이 없이 색만 탈색되는 데 반해 흰머리의 경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약해진다.
 한의학에선 40세가 되면 신기(腎氣)가 쇠약해져 모발이 빠지기 시작하고 치아가 약해지며, 48세가 되면 머리의 양기(陽氣)가 약해져 얼굴이 초췌해지고 흰머리가 생긴다고 말한다.
 머리칼은 대개 옆머리ㆍ앞머리ㆍ뒷머리 순으로 하얘진다. 뒤 이어 코털ㆍ눈썹ㆍ속눈썹도 하얗게 변한다. 흰머리의 시작 연령은 여성이 남성보다 대체로 빠르다.
 새치는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흔하다. 새치는 보통 관자놀이 부분에 생기기 시작한다. 이어 머리 전체ㆍ음모ㆍ눈썹 등으로 퍼지는 데 새치의 확산 속도도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도 흰머리나 새치가 생길 수 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 새치머리가 과거보다 늘어난 것은 취업ㆍ결혼 등 스트레스가 가중된 탓이란는 분석도 나왔다. 루이 16세의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흰머리도 극심한 스트레스 탓이었을 것이다. 다음날 단두대에 서게 된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왕비의 머리카락이 하룻밤 사이에 백발이 됐다고 한다. 중국 춘추전국 시대 오자서(伍子胥)란 명장(名將)도 흰머리 유명인이다. 그가 초나라에서 오나라로 도망갈 때 자신을 숨겨 준 촌부가 밀고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며 뜬눈으로 밤을 새운 다음 날 검은 머리가 백발로 변했다는 고사가 전해진다.
 노화로 인해 백발이 된 경우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동의보감’을 보면  “○○○(음식이나 약재)를 먹으면 흰머리가 검어진다”는 표현이 자주 나오지만 해당 음식이나 약재가 백발을 흑발로 되돌리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 나이 들어서도 정정하게 한다’, ‘○○○가 노화를 억제한다’ 정도로 풀이하는 것이 맞다.
 백발이나 새치를 최대한 억제하려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 단백질ㆍ미네랄ㆍ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고 두피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도록 두피를 자주 자극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담배를 끊고 잠을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
 모발의 주성분은 단백질이다. 고기ㆍ생선ㆍ우유ㆍ달걀 등을 흰머리 예방식품으로 권장하는 것은 동물성 식품에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해서다.
 머리카락의 색깔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의 제조 원료가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이다.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B6를 충분히 섭취하면 멜라닌 색소가 잘 만들어진다.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B6를 많이 함유한 음식은 쇠간 등 동물의 간과 참치 등이다.
 혈액 순환에 유용한 식품도 백발ㆍ새치 예방에 이롭다. 호박ㆍ당근ㆍ시금치ㆍ장어ㆍ쑥갓ㆍ간 등 비타민 A 함유 식품, 아몬드ㆍ땅콩ㆍ아보카도ㆍ부추ㆍ올리브유ㆍ옥수수기름ㆍ참깨 등 비타민 E 함유 식품이 혈액 순환을 돕는 식품들이다. 고등어ㆍ꽁치ㆍ정어리ㆍ전갱이ㆍ방어 등 등 푸른 생선도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생선에 함유된 EPA(오메가-3 지방의 일종)가 혈관의 유연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등 푸른 생선에 든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은 체내에서 쉽게 산화된다는 것이 단점이다.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이 몸 안에서 산화되면 유해산소가 오히려 증가해 암ㆍ심장병 등 다양한 질병을 부른다. 생선은 회 등 가급적 신선할 때 먹고, 생선을 먹을 때는 비타민 Cㆍ비타민 Eㆍ베타카로틴ㆍ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포함된 식품을 곁들이라고 권하는 것은 이래서이다.
 아직 젊은 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숱이 줄어들고 머리에 서리가 내린 것처럼 하얘진다면 비타민 H, 즉 비오틴(biotin) 결핍이 의심된다. 코엔자임 R이라고도 불리는 비오틴은 건강한 모발과 피부를 위한 비타민이다. 요즘 웰빙 소재로 인기 높은 코엔자임 Q10과는 다른 것이다.
 비오틴은 동물성 식품인 닭간ㆍ소간ㆍ돼지 콩팥ㆍ정어리ㆍ계란 노른자ㆍ연어ㆍ닭고기ㆍ치즈ㆍ청어ㆍ굴 등에 풍부하다. 땅콩ㆍ땅콩버터ㆍ헤이즐넛ㆍ아몬드ㆍ호두ㆍ참깨씨 등 식물성 식품에도 들어 있다.
 비오틴 보충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탈모ㆍ백발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비오틴 섭취 부족의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설령 식품을 통한 비오틴의 섭취가 약간 부족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장내 미생물이 장(腸)에서 비오틴을 합성해 부족분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날계란을 즐겨 먹는다면 비오틴이 결핍될 수 있다. 계란 흰자에 든 아비딘이란 단백질이 위나 장에서 비오틴과 결합, 비오틴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날계란을 매일 서너 개 이상 먹지 않는 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익힌 달걀은 비오틴 결핍을 유발하지 않는다. 과음이 잦은 사람은 비오틴이 부족할 수 있다. 알코올이 비오틴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비오틴도 비타민 B군의 일종으로 물에 녹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과잉 섭취하면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미네랄 중에선 아연ㆍ구리ㆍ철분ㆍ요오드, 비타민 가운데에서는 비타민 B5(판토텐산)ㆍ비타민 B6(피리독신) 등이 흰 머리 예방을 돕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굴ㆍ쇠고기ㆍ돼지고기ㆍ달걀ㆍ닭고기ㆍ치즈 등엔 아연, 아몬드ㆍ굴ㆍ새우ㆍ대게ㆍ호두ㆍ미역ㆍ시금치ㆍ나토 등에는 구리가 풍부한 편이다. 김ㆍ미역ㆍ다시마ㆍ톳 등 해조류엔 머리를 검게 하는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서 흰머리 예방 음식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검은 콩ㆍ하수오ㆍ참깨 등이다. 특히 하수오(何首烏)라는 식물 명 자체가 어찌 하(何)ㆍ머리 수(首)ㆍ까마귀 烏(오)로, ‘어찌 머리가 까마귀처럼 검은가”란 의미다. ‘동의보감‘엔 하수오가 “정수를 채우고 털과 머리카락을 검게 하며 안색을 좋게 하고 늙지 않게 하며 수명을 연장한다”고 기술돼 있다.
◇생활 속의 흰머리 예방법
 1. 스트레스를 제때 푼다: 젊어서 머리가 희어지는 요인 중 유전적인 요인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원인이 스트레스다.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개발하여 그때그때 풀어준다.
 2. 햇볕을 많이 쬔다: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이 육체노동자에 비해 새치가 많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정신노동자가 햇볕 볼 기회가 적기 때문일 수 있다. 햇볕은 멜라닌 합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잠을 충분히 잔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호르몬 대사에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 호르몬 불균형은 두피의 영양 부족을 부를 수 있다. 머리카락은 대개 밤 10시부터 4시간 동안 자란다. 백발ㆍ새치를 억제하려면 이 시간대에 숙면을 취하고 몸을 쉬게 하여 머리카락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
 4. 비타민과 항(抗)노화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를 즐겨 먹는다: 해조류의 섭취도 흰머리 예방에 이롭다.
 5. 머리카락과 화학물질의 접촉을 최소화한다: 아직까지 흰머리와 샴푸ㆍ염색약과의 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진 적은 없다. 샴푸나 염색약을 자주 사용하면 머리카락의 노화가 촉진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가급적 자신의 두피상태에 맞는 샴푸를 사용해야 한다.
 6. 금연한다: 흡연은 새치의 천적이다. 1996년 영국 모슬리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가 새치를 가질 가능성은 비(非)흡연자의 4배에 달한다. 간접흡연에 의해서도 새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흡연하면 혈관이 수축돼 비타민 등 두피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들이 두피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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