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푸드백신 (42) 고산병 예방 식품

-사람마다 고산병 증상의 강도나 민감도가 달라

-고산병 예방 허브는 코카 잎ㆍ정향ㆍ타임ㆍ마늘  

최근 SBS 드라마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열혈사제’의 여주 이하늬는 “주연의 무게를 조금씩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다. 고3병처럼 연기에 대해 알고 책임감 있는 역을 맡으면 좋을 것 같았는데 고산병처럼 산소가 희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2014년 8월 방영된 TV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선 페루로 여행을 떠난 윤상ㆍ유희열ㆍ이적의 고난기가 그려졌다. 이들에게 최대 고비는 쿠스코로 향하는 지루하고 험난한 길이었다.
윤상은 두통을 심하게 느끼는 등 고산병에 약했다. 쿠스코에 도착한 뒤 혼자 숙소에 남아 쉬면서 컨디션을 되찾으려 애를 쓰기도 했다. 유희열은 고산병에 강했다. 심지어는 시차도 없었다. 평지에서처럼 너무 멀쩡한 유희열에겐 ‘유희견(犬)’이란 별명이 붙었다.
‘베이비복스’의 한 멤버인 가수 간미연은 2012년 겨울에 촬영차 남미 티티카카 호수에 있는 한 섬을 찾았다.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지대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의 해발 고도는 3810m이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인 셈이다.
간미연은 섬에 도착하자마자 두통에 시달렸다. 곧 구토 증세도 동반됐다. 비상약을 복용했지만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역시 고산병에 걸린 것이다.
고산병(高山病, altitude sickness)은 해발 3000m 이상의 고도에서 나타난다. 산소 부족이주된 원인이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산소가 적어지면서 저산소증이 생기고 이를 보상하기 위한 신체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낮은 산을 오르면서 힘이 들어 숨쉬기 힘든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최근 히말라야 트레킹, 남미 페루의 쿠스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고산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산병은 개인마다 증상의 강도나 민감도가 다르다. 같은 사람이라도 고도의 위치나 고지대에 접근하는 속도에 따라 민감성이 바뀔 수 있다.
고산지대는 저지대보다 산소량이 적고 건조하다. 따라서 숨 쉴 때 산소를 덜 들이마시게 되고 호흡량은 늘어나게 된다. 이는 폐를 통한 탈수(脫水)를 유발한다. 결국 혈액의 점성이 높아져 혈액이 산소를 신체 곳곳에 잘 전달하지 못해 두통ㆍ구토ㆍ무기력ㆍ호흡곤란ㆍ식욕부진ㆍ기침ㆍ수면 장애 등 다양한 고산병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뇌수종(腦水腫)이나 폐수종 등으로 숨지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5월엔 네팔 히말라야를 등반하던 우리 국민 A씨가 하산 중에 기상악화와 고산병으로 생명을 잃었다.
평소 체력이 강하고 산 꽤나 탄다는 사람들도 고산병에서 만큼은 열외가 아니다.   초기 증상은 걸을 때 자기도 모르게 몸이 흔들리거나 메스꺼움을 느끼거나 두통이 생기는 것이다. 두통 등 이상 증세가 느껴지면 산을 내려오는 것이 최선이다. 하산(下山)이 고산병의 특효약이기 때문이다. 대개는 1000m 정도만 내려와도 증상이 가벼워지거나 사라진다.
고산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전문 의약품은 없다.
소염ㆍ진통제인 이부프로펜과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는 나와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3000m 이상의 고산에서 이부프로펜을 복용한 44명 중 19명에서 고산병 증세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가짜약(플레시보)을 먹은 42명 중에서 고산병 발병자는 29명에 달했다. 이부프로펜을 복용한 사람들은 고산병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벼웠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고지에서는 낮은 기압 때문에 대기 중의 산소농도가 엷어져 호흡이 곤란해진다. 산소 부족으로 뇌 등 조직에서 액체가 빠져나가는 것이 고산병의 원인이다. 이부프로펜이 조직에서 액체의 배출을 막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비아그라’는 음경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이다. 고산병 예방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비아그라를 복용하면 폐혈관이 확장돼 폐로 가는 산소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봐서이다.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폐혈관이 수축되기 때문에 폐수종(肺水腫)이 발생, 숨 쉬기가 힘들어진다.
국내 연구진(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팀)은 만성 신장병 환자에게 처방하는 빈혈치료용 조혈호르몬이 고산병 예방에 효과적이란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확인했다. 고산지대에 가기 전에 혈액 속 ‘산소 탱크’인 헤모글로빈(혈색소)의 수치를 높여주는 조혈(造血)호르몬을 4번 가량 주사 맞으면 고산병을 현저히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브 등 식품을 먹어 고산병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것인 남미 페루ㆍ볼리비아 등에 자생하는 코카(coca)나무의 잎이다. 안데스 지역 사람은 코카 잎을 따서 음식의 재료로 쓰거나 차를 만들거나 약초로 사용한다. 코카 잎은 비타민이 풍부한 데다 소화를 돕는다. 체내 지방을 분해해 체중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코카 잎을 씹는 것과 마약인 코카인을 사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행위다. 코카 잎을 씹어도 사람이 중독되지 않으며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않는다.
고산병 대처식품으로 가장 흔히 추천되는 것은 물이다. 탈수 증상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고산을 오르기 전과 도중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갈증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물을 마셔야 한다. 넉넉하게 수분을 섭취했는지는 깨끗한 소변 색으로 짐작할 수 있다.
마늘도 유용하다. 마늘엔 혈액을 묽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마늘을 즐겨 먹으면 혈류 흐름을 돕는 성분인 황화수소가 더 많이 생성된다.
허브 중에선 정향(clove)과 타임(thyme)이 효과적이다. 중국 음식의 오향(五香) 중 하나인 정향(丁香)은 인도네시아에서 담배 향으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향기가 좋을 뿐 아니라 향료 가운데 부패방지와 살균력이 가장 뛰어나다.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효과도 발군이다. 특히 정향 기름에 풍부한 유제놀(eugenol) 성분은 혈액을 묽게 해서 각종 영양소가 더 효율적으로 신체 곳곳에 운반되도록 한다. 고산병 예방에 유효한 것은 이래서다. 유제놀은 정향 외에 올스파이스ㆍ가랑갈ㆍ마조람ㆍ베이 잎ㆍ계피 등에도 들어 있다. 일본의 산악인은 타임(백리향) 기름을 선호한다. 타임엔 혈액을 묽게 하고 이뇨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이 함유돼 있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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