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간장과 왜간장의 차이를 아시나요?

-조선간장은 슬로푸드, 산분해간장은 패스트푸드
-된장은 묵은 것보다 햇된장의 맛이 좋아

우리 전통 발효 음식인 된장과 간장은 둘 다 메주가 기본 재료이고 한 독에서 나온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간장ㆍ된장ㆍ고추장 등 장을 담그는 기본 재료인 메주를 만드는 일을 ‘메주 쑤기’라 한다. 메주 쑤기는 보통 10~12월에 이뤄진다. 대개 입동(立冬) 무렵인 음력 10월 또는 동짓달에 쑨다. 춘삼월이 되면 장독에서 메주가 흩어지지 않도록 건져내고 남은 찌꺼기를 고운 체나 배보자기에 받쳐 걸러서 간장을 분리시킨다. 장독 가운데에 용수를 박아 간장을 떠낸 뒤 메주를 건져내기도 한다. 이렇게 분리된 간장을 날간장이라 한다. 날 간장은 다시 솥에 붓고 뭉근한 불에서 달인다. 달이지 않은 날 간장은 맛과 향이 떨어지고 각종 효소와 미생물이 남아 있어 저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그냥 장이라고 하면 간장을 가리킨다. 간장은 종류가 다양하다.

콩으로만 만든 메주를 띄워 만든 것이 조선간장이다. 보통 집간장이라 부른다. 국에 주로 넣어서 국간장으로도 통한다. 국이나 나물무침에 국간장을 사용하면 음식의 색을 해치지 않고 깔끔하게 간을 맞출 수 있다. 조선간장을 선물 받으면 가끔 고린내가 나는 경우가 있다. 간장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 생기는 부티르산(酸) 때문이다. 음식을 끓이는 도중 모두 제거되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콩 외에 밀 등을 이용해 만든 메주를 발효시켜 얻은 것이 양조간장(왜간장)이다. 소스ㆍ양념장ㆍ드레싱엔 대개 양조간장이 들어간다. 생선회 같은 날 음식이나 부침개 등을 찍어먹는 데 알맞다. 달걀ㆍ참기름ㆍ간장을 넣고 밥을 비벼 먹을 때도 안성맞춤이다.

콩 단백질을 짧은 시간에 아미노산으로 분해하기 위해 강산 물질인 염산을 이용해 만든 것이 산분해간장이다. 정확한 명칭은 아미노산 간장이다. 이를테면 오랜 발효기간을 거치는 조선간장 등 우리 전통 간장이 슬로푸드라면 산분해간장은 패스트푸드라고도 볼 수 있다. 염산으로 콩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3-MCPD(3-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란 유해물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산분해간장의 약점이다. 국제식품첨가물전문위원회(JECFA)는 1993년 3-MCPD를 불임과 발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규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기준치 이하로 먹으면 안전하며, 현재 우리 국민이 간장을 통해 섭취하는 3-MCPD의 양이 극소량이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개 산분해간장과 양조간장을 일정 비율로 섞은 혼합간장(진간장)도 시판되고 있다. 맛이 진하면서 잘 변하지 않고 염도가 낮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장시간 가열하는 음식이나 조림ㆍ볶음ㆍ찜ㆍ불고기ㆍ간장게장 등의 요리에 사용한다.

혼합간장을 살 때는 산분해간장보다 양조간장의 비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혼합간장에서 산분해간장과 양조간장의 혼합 비율은 대개 8대 2다. 양조간장의 비율이 40% 이하이면 표준, 60% 이상이면 특급으로 분류된다.

시판 간장을 살 때는 산분해간장의 비율이 낮고 첨가물ㆍ나트륨이 적게 들어간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질소 함량은 높은 것이 상품이다. 질소의 양이 궁금하다면 T.N.(Total Nitrogen, 총 질소량) 값을 확인한다. 질소는 단백질의 한 구성성분이므로 T.N. 값이 높을수록 단백질 함량이 높아 진하고, 좋은 간장이기 때문이다. 간장의 T.N. 값이 1% 이상이면 표준, 1.3% 이상이면 고급, 1.5% 이상이면 특급이다.

이른 봄에 장독에 메주를 담가 소금을 부은 다음 100일가량 기다렸다가 장을 가르는데 건더기를 잘 치댄 뒤 따로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키면 맛있는 된장이 완성된다.

전통 된장은 간장을 분리하고 난 메주를 이용해 만든다. 집에서 만든 된장은 몇 년씩 두고 먹어도 괜찮다. 마트에서 파는 간장ㆍ된장ㆍ고추장은 유통기한이 있다. 대개 18~24개월이다. 장은 발효식품이므로 이보다 더 오래 두고 먹을 수도 있다.

시판 된장은 유통기한으로부터 6개월∼1년 정도 더 지나서 먹어도 별 문제가 없다. 집 된장은 곰팡이만 생기지 않는다면 계속 두고 먹을 수 있다.

간장과 된장은 보관과 관리를 잘 해야 더 맛있게 오래 먹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간장은 오래 묵을수록 맛이 좋아진다. “아기 배서 담은 장으로 그 아기가 결혼할 때 국수 만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60년이 넘어 색깔이 검고 거의 고체가 다 된 간장을 최고품으로 친다. 1∼2년 숙성시켜 맛이 연한 간장을 묽은 간장, 청장이라 한다. 3∼4년 숙성된 것이 중간장, 5년 이상 숙성시켜 걸쭉한 것이 진장이다. 가격은 물론 5년 이상 된 진장이 가장 비싸다. 된장은 묵은 것보다 햇된장이 맛이 좋다.

요새는 가정에서 직접 장을 담그는 풍경을 보기 힘들지만 과거엔 장 만들기가 김장과 더불어 가정 내 가장 중요한 연중 행사였다.

장을 담글 때는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조선 영조 때 유학자 유중림이 쓴 ‘증보산림경제’엔 “장맛이 나쁘면 좋은 채소나 고기가 있어도 좋은 요리가 될 수 없다. 고기가 없어도 좋은 장이 있으면 반찬에 아무 걱정이 없다”는 대목이 나온다.

장맛만 봐도 그 집의 가풍ㆍ인심ㆍ흥망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고 여겼다.
‘장이 단 집에 복이 많다’, ‘며느리 잘 들어오면 장맛도 좋다’, ‘되는 집안엔 장맛도 달다’, ‘장 맛 보고 딸 준다’, ‘장맛이 변하면 집안에 흉한 일이 생긴다’ 같은 말이 생긴 것은 그래서다.

장의 기본 재료는 콩(메주콩)이다. 간장ㆍ된장ㆍ고추장ㆍ청국장 등 장을 먹으면 단백질ㆍ식이섬유(변비 예방)ㆍ아이소플라본(식물성 에스트로겐, 갱년기 증상 완화)ㆍ레시틴(두뇌 건강에 유익) 등 콩의 웰빙 성분을 고스란히 섭취하게 된다.

 

강유진 기자 misoti@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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