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3월의 식재료로 양배추를 선정한 이유는?

-별명이 ‘가난한 사람의 의사’
-서양인은 우리가 배추김치 먹듯이 양배추에 열광

농촌진흥청은 3월의 제철 식재료로 견과류ㆍ움파(대파)와 함께 양배추를 선정했다.

서양인은 우리가 배추김치 먹듯이 양배추에 열광한다. ‘가난한 사람의 의사’라고도 불린다. 값이 싸지만 건강에 이로운 점은 많다는 뜻이다. 케이트 윈슬렛ㆍ샤론 스톤 등 할리우드 스타도 즐겨 먹는다.

브로콜리ㆍ배추ㆍ케일ㆍ콜리플라워ㆍ콜라드ㆍ무 등과 함께 배추과(십자화과) 식물의 일종인데 이들 중 ‘왕’으로 통한다. 서양에선 올리브ㆍ요구르트와 더불어 3대 장수식품으로 꼽힌다. 알렉산더 대왕을 ‘훈계’한 그리스의 거지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도 90세까지 살았는데 비결이 양배추를 즐겨 먹은 덕분이라는 얘기도 전해진다.

영양상의 장점은 열량이 낮고 칼슘ㆍ칼륨ㆍ비타민 Cㆍ비타민Kㆍ비타민 U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100g당 열량이 19㎉에 불과해 다이어트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영양학자가 양배추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비타민 U의 존재 때문이다. 1949년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은 양배추 즙이 위궤양 치료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1주일가량만 양배추 즙을 섭취해도 궤양이 빠르게 치유된다면서 이런 효과를 주는 물질, 즉 궤양(ulcer) 억제 물질을 비타민 U라고 명명했다. 비타민 U는 나중에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으로 밝혀졌다. 인공조미료의 주원료인 글루타민은 위장관내 세포들의 재생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약간의 논란은 있지만 아직도 비타민 U가 위산과 자극물질로부터 위벽을 보호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여기는 학자가 많다. 위궤양ㆍ위염 등 위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 양배추를 권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최근엔 항암 식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암학회는 암을 예방하려면 양배추를 비롯한 배추과 채소를 즐겨 먹을 것을 권장한다. 배추과 채소엔 다른 어떤 채소보다 항암 성분이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양배추에 많이 든 항암 성분은 인돌-3-카비놀ㆍ설포라판ㆍ아이소사이오사이아네이트 등이다.

양배추 등 배추과 채소를 즐겨먹는 사람의 대장암ㆍ전립선암ㆍ폐암ㆍ유방암 등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이미 증명돼 있다. 과거 동독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서독 여성에 비해 현저히 낮았지만 통일 후 그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 과거 동독 여성이 양배추를 훨씬 많이 먹은 덕분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절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뼈를 튼튼히 하는 최고의 레시피인 칼슘ㆍ비타민 Kㆍ비타민 D중 칼슘ㆍ비타민 K가 풍부해서다. 혈전(피떡)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양배추ㆍ아스파라거스ㆍ인삼ㆍ녹차 등 비타민 K가 함유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출혈을 억제하는 비타민 K의 작용이 항응고제와 상반되기 때문이다.

유럽에선 양배추가 다산(多産)의 상징이다. 양배추를 자르면 나오는 흰 액체가 정액과 비슷하다고 봐서다. 프랑스에선 첫날밤을 치른 신혼부부의 아침식탁에 양배추가 오른다.

양배추는 생채로도 즐기지만 김치ㆍ피클ㆍ초밥ㆍ볶음ㆍ쌈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사용된다. 떡볶이와도 ‘찰떡궁합’이다. 대개 한해 두 번(봄ㆍ가을) 파종하지만 요즘은 하우스 재배를 통해 사철 출시된다.

양배추가 위를 튼튼하게 하는 채소인 것은 맞지만 평소 위가 약한 사람이 양배추를 생으로 먹는 것은 추천되지 않는다. 식이섬유가 많은데다 생채로 먹으면 위가 차져서 소화ㆍ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생 주스를 차지 않게 만들어 조금씩 마시거나 수프를 끓여 먹거나 삶아 먹는 것이 좋다. 양배추를 삶은 뒤 삶은 물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삶으면 부피가 줄어들어 생으로 먹을 때보다 3배 이상 많이 먹을 수 있다. 단 삶은 물은 그대로 마시면 맛이 없으므로 된장국을 끓이거나 국물을 낼 때 활용하는 것이 더 좋다.

주스로 만들어 마셔도 양배추에 함유된 영양 성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양배추 주스는 하루 200㎖씩 세 번에 나눠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양배추와 다시마 우린 물도 건강에 유익하다. 양배추의 영양 성분과 다시마의 알긴산ㆍ후코이단 등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할 수 있어서다. 이 물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ㆍ심장병ㆍ뇌졸중 등 혈관질환 예방에 유효할 것으로 기대된다.

살 때는 모양이 균일하고 묵직하며 벌레 먹은 부위가 없고 잘 뭉친(결구가 잘 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겉잎에 상처가 있거나 시들어 보이거나 병ㆍ충해, 짓무른 흔적이 있거나 누렇게 변색된 것은 질이 떨어진다. 벌레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면  소금물이나 식초 물에 15∼20분 담가 둔다. 씻지 않은 양배추는 냉장고에서 2주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썬 양배추는 구멍이 뚫린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으면 1주일 가량 두고 먹을 수 있다.

이수철 기자 sco624@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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