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정월 대보름의 절식은?

-주식은 약식과 오곡밥, 주반찬은 상원채
-부럼 깨물다 치아 부러질 수도 있어

오는 3월 2일은 정월 대보름이다. 절식(節食)이 유난히 많은 이날의 주식은 약식과 오곡밥이다. 주반찬은 묵은 나물(上元菜)이다. 반주로는 귀밝이술을 곁들였다. 찹쌀ㆍ차수수ㆍ팥ㆍ차조ㆍ콩 등 다섯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오곡밥을 이웃과 나눠 먹는 것이 이날의 미덕이다. ‘백집이 나눠 먹는 것이 좋다’는 뜻인 백가반(百家飯)이 오곡밥과 동의어인 것은 그래서다.

오곡밥이 서민의 절식이라면 상류층에선 약식(藥食), 즉 약밥을 지어 먹었다. 약식은 찹쌀에 대추ㆍ밤ㆍ잣ㆍ참기름ㆍ꿀ㆍ진장을 버무려 쩌낸 찰밥이다. 우리 선조에게 꿀은 약이나 다름 없었다. 재료에 꿀이 들어가서 약밥 또는 약반(藥飯)이라 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보름 날엔 참취잎ㆍ배추잎ㆍ곰취잎ㆍ피마자잎 등 잎이 넓은 나물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 먹었다. 이것이 복쌈이다. 그릇에 복쌈을 볏단쌓듯이 높이 쌓아 올린 뒤 먹으면 복과 풍년이 찾아온다고 생각했다.‘복쌈’에서 ‘복’은 보(보자기)를 뜻한다. 옛 사람에겐 보는 곧 복이었다. 밥을 싸는 것을 복을 싸는 것으로 봤다.

우리 조상은 대보름 절식을 드시면서 그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했다. 가족의 건강도 함께 빌었다. 대보름 음식은 요즘 기준으로 봐도 훌륭한 웰빙식이다. 과거에도 그렇게 여겼던 것 같다. 대보름 음식과 관련된 선조들의 네가지 믿음은 요즘 기준으로도 일리가 있다.

부럼은 호두ㆍ잣ㆍ밤ㆍ은행ㆍ땅콩 등 겉이 딱딱한 견과류를 뜻한다. 우리 선조는 처음 깨문 것을 밖으로 던지면서 ‘부럼이요’라고 외치면 그해엔 부스럼ㆍ뾰루지 등 피부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부럼은 단백질ㆍ불포화 지방ㆍ비타민ㆍ미네랄이 풍부한 식품이다. 이런 성분은 건성 피부에 유익하고 피부를 튼튼하게 한다. 실제로 부럼을 즐겨 먹어 피부가 건강해지면 부스럼(종기)을 일으키는 화농성 세균에 대한 저항성이 커질 수 있다. 부럼엔 또 비타민C와 E 등 피부 노화를 막는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다. 그러나 지성 피부이거나 다이어트중인 사람에겐 권장되지 않는다. 생밤을 제외한 부럼의 열량이 100g당 500㎉를 상회해서다.

대보름 이른 아침엔 부럼을 단번에 깨물었다. ‘딱’하는 소리에 놀라 잡귀가 달아날 뿐 아니라 치아가 건강해진다고 여겼다. 부럼이 ‘이굳히기’와 같은 말인 것은 그래서다.

과거엔 치아 상태가 곧 건강의 척도였다. 힘껏 악력을 가해 부럼을 깨물어 절단내는 다소 무리한 방법으로 자신의 치아와 몸의 건강도를 시험해본 것이다. 그러나 부럼을 깨문다고 치아가 튼튼해지는 것은 아니다. ‘딱’하고 깨물다 이가 ‘뚝’하고 빠질 수도 있다. 부럼 깨물다 치아가 빠지면 우유에 담아 즉시 치과 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

이수철 기자 sco624@foodnmed.com

(저작권 ⓒ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