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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국내 유일 마약학과에서 제자 양성하는 ‘1호 마약학 교수’
[톡톡톡]국내 유일 마약학과에서 제자 양성하는 ‘1호 마약학 교수’
  • 푸드앤메드
  • 승인 2017.09.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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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마약학과에서 제자 양성하는 ‘1호 마약학 교수


조성권 교수는 국내에 하나뿐인 마약학과를 이끌고 있는 1호 마약학 교수다. 2001년 취임한 이후 햇수로 17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약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 할 말이 많을 그를 지난 9월 20일 한성대 연구관에 위치한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마약알콜학과에 주부들이 몰리는 이유

한성대는 2000년 9월 국내 최초로 국제대학원에 국제마약학과를 개설했다. 이후 시류(時流)에 따라 수차례 이름을 바꿔 달다 결국 지금의 마약알콜학과가 됐다. 개설 초부터 이색학과로 불릴 만큼 대중적이지도 않고 인지도도 낮았던 이 학과가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텨온 데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 조 교수의 공이 크다. 마약알콜학과에서는 지금까지 400여 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지난 17년 동안 마약알콜학과에 지원한 학생들은 시대별로 눈에 띄는 특징이 있었다. 학과 개설 초기 5년 동안은 국세청이나 경찰ㆍ국정원 직원 등 공무원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5년 동안에는 공무원 대신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학생들이 정원을 채우는 듯 했지만 잠깐이었다. 이제는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해 집안일에 매여 있을 이유가 없어진 가정주부들이 사회봉사나 제2의 인생 탐색 등을 목적으로 지원하는 학과가 됐다. 젊은이가 관심 갖지 않는다는 것은 학과의 존폐 위기와 맞물린다. 조 교수는 항상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마약류 공부를 해서 소위 말하는 좋은 직장에 다닌다고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주로 상담 쪽 일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복지나 임금 수준이 좋지 못한 불확실한 직업들이에요. 젊은이들이 이 학과에 지원할 이유가 별로 없는 거죠”

이미 마약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온라인 서비스 등을 통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손을 뻗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마약은 내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지배적이다. 마약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박혀 있으니 그동안 마약 중독 예방 관련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 국민이 처음 마약류에 손을 대는 시기는 14세 정도로 알려져 있다. 올해부터 초ㆍ중ㆍ고교에서 약물과 마약을 포함한 안전교육이 의무화됐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교장에게 선택권이 있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약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아이들은 마약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마약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독 예방 교육의 시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마약류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이러니 마약을 다루는 학문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였을지 대충 짐작이 가능하다. 관련 학과나 연구에 지원이 인색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 교수는 이런 이야기를 하며 무척이나 답답해했다.

“교육부에서 이색학과를 선정해 지원을 해줍니다. 그런데 자격조건이 무척이나 엄격하죠. 교내에도 마약알콜학과를 지원하고 있지만 인기 있는 다른 학과들에 순위가 밀리기 일쑤입니다. 전국에 마약 관련 학과가 여기 한 군데이니까 지금까지 유지한 거지, 그렇지 않았으면 어림없었죠.”


이방인 소외 문제 해결 못하면 마약 확산 못 막아

마약알콜학처럼 사회적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쉽사리 접근하지 않는 학문이 또 있다. 다문화학이다. 이방인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선입견과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문화에 대한 몰이해는 마약류의 확산과도 관련이 있다. 다문화인뿐만 아니라 탈북 새터민 등 이방인을 배타적으로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그들을 사회의 어두운 곳으로 몰아 마약 범죄로 이어지도록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방인에 대한 소외 문제가 폭발적인 마약류 범죄 증가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테러는 ‘소외’에서 시작된 거에요. 소외가 계속되면 범죄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마약류 문제도 마찬가지에요. 국가가 의무감을 갖고 이들을 포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6월말을 기준으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정부도 이런 이방인에 대한 복지 정책 등을 확대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기본적 인식과 태도를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다문화 청소년의 중ㆍ고교 진학률이 일반적인 중ㆍ고교 진학률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은 아직도 이들에 대한 소외가 뿌리 깊다는 것을 증명한다. 집단에 동화되지 못해 학교를 중도 포기한 다문화 청소년은 취업에서도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결국은 가장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유통과 같은 범죄로 빠져들기 쉽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인 다문화인의 증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바탕이 되지 않으면 마약 확산 못 막습니다.”

그는 다문화와 마약의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유독 강한 어조로 말했다.


마퇴본부가 마약류 컨트롤타워로 격상돼야

조 교수는 인터뷰 내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국내의 마약류 컨트롤타워(일 전체를 총괄하며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조직)로 격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정부가 마약류대책협의회라는 별도의 컨트롤타워 격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4반세기 동안 적극적으로 마약류 관련 활동을 해 온 마퇴본부를 독자적 기구로 분리해 주도적으로 장기 프로젝트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 진행과 전반적인 마약류 정책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약류퇴치협의회가 처음엔 위원회로 시작해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차관급이 위원으로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협의회로 격이 떨어졌어요. 사실상 우리나라엔 마약류 관련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룰 컨트롤타워가 없는 셈이에요. 여러 정책이나 홍보ㆍ교육 등을 시행해 보고 여러 번 실패도 겪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는 건데 컨트롤타워가 없으니 그런 게 전혀 안 되고 있죠.”

그가 마퇴본부를 독자적 기구로 분리해야 한다고 하는 데에는 예산 독립의 내용도 포함된다. 마퇴본부의 재정구조를 조금이라도 아는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마퇴본부의 예산이 너무 적다’고 말한다. 그의 생각도 같다. 그는 예산 부족이 마퇴본부의 전문성도 약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살림살이가 부족하니 전문성을 갖춘 인재의 유출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마약퇴치운동은 기본적으로 험한 일에 속해요. 수당을 더 얹어줘도 모자랄 판에 우리나라에서는 마약퇴치운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상이 열악해요. 희생 정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인 거에요. 국내에서 마퇴본부만큼 예방ㆍ치료에 적극적인 조직도 없는데, 언제까지 상급기관 눈치 보고 배고프게 일해야 합니까.”

이문예 기자 moonye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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