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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편이 조선 왕의 겨울 수라에 오른 이유는?
족편이 조선 왕의 겨울 수라에 오른 이유는?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12.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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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편은 별명이 ’동물성 묵‘
-묵보다 더 쫄깃한 맛이 나는 전약


조선 왕실의 겨울철 대표 보양식은 전약과 족편이었다.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란 동지엔 내의원에서 소의 다리를 고고 여기에 대추 고(膏)ㆍ마른 생강(白薑)ㆍ정향(丁香)ㆍ계심(桂心, 계수나무껍질)ㆍ청밀(淸密, 꿀)ㆍ후추 등을 넣어서 전약(煎藥)을 만들어 진상했다.

전약은 차게 굳혀서 먹는 음식이다. 묵보다는 더 쫄깃한 맛이 난다. 궁중에선 겨울에 혹한을 이기고 몸을 따뜻하게 보(補)하는 음식으로 이용됐다. 보혈ㆍ지혈ㆍ안태(安胎, 임신 유지)를 돕는다고 봤고 악귀를 물리치는 주술적 효능도 함께 기대했다.

‘동물성 묵’으로 통하는 족편(足片)도 겨울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았다. 족편은 조리 원리와 조리법이 전약과 닮았다. 쇠머리ㆍ쇠족ㆍ쇠꼬리ㆍ쇠가죽 등에 물을 붓고 장시간 고은 뒤 차게 하여 굳히면 완성된다. 족병(足餠)ㆍ우족교(牛足膠)ㆍ교병(膠餠)이라고도 한다. 조선의 반가(班家)에선 설음식이나 겨울철 잔치 음식으로 즐겨 먹었다.

전약과 절편은 둘 다 조선 시대 사람에게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는 데 유용한 음식이었을 것이다. 특히 쇠머리와 쇠족엔 콜라겐이 풍부하다.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은 피부를 구성하는 영양소다. 족편을 만들 때 사태고기를 함께 넣어 고면 맛과 영양을 보완할 뿐 아니라 식감이 쫄깃해져서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궁중 잔치에선 족편을 반듯반듯하게 떡처럼 썰어놓았다. 족병이란 별명을 얻은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우족(牛足)을 사용해 만든 족편은 조선 최고의 접대 음식 가운데 하나였다. 중국에서 사신이 오면 족편을 달이느라 소를 많이 잡다 보니 왕에게 진상하는 것 외에는 소 잡는 것을 금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다.

서유미 기자 yms0745@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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