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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⑤ 면역 증강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⑤ 면역 증강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1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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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역력 증강 효능 인정 받은 4대 건강식품+α


 -서양에서 유명한 면역 강화 허브는 에키나시아



 요즘 기온이 떨어지면서 독감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감기나 독감 시즌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면역력이다. 면역력을 높이면 감기나 독감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설령 걸리더라도 가볍게 앓고 넘어갈 것으로 기대해서다. 당연히 면역력 증진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면역력 증강에 유익하다고 소개된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은 차고 넘친다. 소비자는 옥석을 가리지 못해 애를 먹는다. 이중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력 증강 효능을 공식 인정받은 것은 몇 안된다. 건강기능식품 중에서 면역 증강 효과를 공인받은 것으론 인삼ㆍ홍삼ㆍ알로에 겔ㆍ알콕시글리세롤 함유 상어간유가 있다.

인삼의 다양한 효능 가운데 식약처가 공식 인정한 것은 면역력 증진과 피로 회복 등이다. 인삼을 원료로 해서 만든 홍삼(수삼을 증기 등으로 쩌서 제조)에 대해선 이 두 효능 외에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혈액 순환을 돕는다는 효능이 추가됐다.

 인삼ㆍ홍삼의 면역력 증진 성분으론 진세노사이드(사포닌의 일종)와 폴리페놀(항산화 성분)이 꼽힌다. 인삼ㆍ홍삼이 독감 감염 위험을 낮췄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따라서 “홍삼이 독감 예방ㆍ치료를 돕는다”고 광고하면 이는 허위ㆍ과대 광고에 해당한다.

 식약처가 인삼ㆍ홍삼의 면역력 증강 효과를 인정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외 연구논문이 여럿 있어서다. 한 예로 면역력이 약한 300여명에게 4개월간 미국 인삼 추출물을 400㎎씩 매일 먹게 했더니 감기에 걸리는 횟수가 줄고 걸리더라도 증상이 덜한 것으로 밝혀졌다(CMAJ 2005년 173권).

 위암 등 소화기 계통의 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홍삼을 매일 4500㎎씩 6개월간 섭취하게 한 결과 T세포ㆍNK(자연살해)세포 등 면역 세포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인삼ㆍ홍삼으로 면역력 증진 효능을 얻으려면 하루에 0.5∼5g(분말 기준)은 섭취해야 한다. 한방에선 독감 바이러스 등 외부의 병원체가 몸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소화기ㆍ호흡기ㆍ신장이 서로 잘 소통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근거로 한방에선 감염병이 유행할 때 인삼과 홍삼을 추천한다. 인삼은 우리 몸의 소화기, 홍삼은 소화기ㆍ신장 기운을 북돋아준다는 이유에서다. 독감ㆍ홍역 등 감염병이 유행할 때 젊은 사람에겐 인삼, 고연령층에겐 홍삼이 흔히 처방된다.

 알로에 겔은 알로에 베라(알로에의 한 종류)의 잎에서 먹을 수 없는 부위를 제거한 뒤 얻은 겔(gel)을 건조ㆍ분쇄ㆍ농축해 얻은 것이다. 식약처가 공식 인정한 알로에 겔의 효능은 면역력 증진, 피부와 장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이 제품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한 것은 국내에서 성인 102명(평균 30세)에게 알로에 베라 겔 분말을 매일 1.2g, 2.4g씩 제공한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8주 뒤 이들에게서 NK 세포 등 면역 관련 세포의 활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알로에 겔 분말을 꾸준히 먹으면 덤으로 피부 상태까지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30명(평균 56세)에게 알로에 겔 분말을 1일 1.2g, 3.6g씩 섭취시킨 연구에서 3개월 뒤 얼굴 피부의 주름이 줄어들고 탄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면역력 증진을 위해 알로에 겔을 섭취한다면 하루 적정 섭취량은 1,2∼2.4g이다. 섭취 시 주의할 점도 여럿 있다. 알로에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위장관의 경련ㆍ통증 유발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장기간 과량 복용하면 혈뇨ㆍ단백뇨나 장 운동이 둔화될 수 있다. 알로에 섭취를 중단하면 혈뇨ㆍ단백뇨 문제는 해소된다. 알로에 섭취 뒤 배변에 애로가 생긴다면 알로에 겔로 바꾸는 것이 방법이다. 임신부ㆍ수유부ㆍ어린이가 섭취할 때는 반드시 주치의에게 사전에 알려야 한다. 강심제ㆍ이뇨제ㆍ부정맥 치료제ㆍ스테로이드제를 복용중인 사람도 알로에나 알로에 겔 섭취 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함께 복용하면 몸안에서 칼륨이 결핍되거나 심장기능이 약화될 수 있어서다.

 식약처가 인정한 알콕시글리세롤 함유 상어간유의 유일한 효능이 면역력 증진이다. 이 성분은 상어 간을 이용해 만들지만 상어 간에 풍부한 스쿠알렌은 포함돼 있지 않다. 제조과정에서 스쿠알렌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2007년 충북대 연구팀이 성인 60명에게 알콕시글리세롤 함유 상어간유를 하루 2.7g씩 제공해봤다. 12주 뒤 면역세포인 T세포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 확인됐다. 식약청이 정한 하루 적정 섭취량은 0.6~2.7g이다.

 표고버섯이 주원료인 표고버섯 균사체 AHCC도 면역 증진에 도움이 되는 성분으로 식약처로부터 개별 인정을 받았다. AHCC는 표고버섯 등 다양한 버섯에 함유된 물질로 베타글루칸ㆍ알파글루칸 등 다당류를 함유하고 있다.

동물실험 결과 AHCC는 인플루엔자(H1N1) 감염에 의한 사망률을 낮추고 체내에 들어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보다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버섯의 일종인 동충하초에서 추출한 APS(산성 다당류)가 실험동물의 인플루엔자 감염을 억제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성인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연구에서도 표고버섯균사체 AHCC를 섭취한 대상자의 면역지표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적정 섭취량은 1.8~3.6g이다.

버섯에 풍부한 베타글루칸은 소문난 면역력 강화 성분이다. 베타글루칸은 외부에서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들어왔을 때 이를 잡아먹는 대식(大食)세포를 활성화한다.

 식약처가 면역력 증강 성분으로 인정한 금사 상황버섯의 주원료는 상황버섯이다. 3~4년생 마른 상황버섯을 분쇄한 뒤 고온의 물로 추출해 얻은 제품이다. 금사 상황버섯에도 베타글루칸이 풍부하다. 면역억제제를 제공해 일부러 면역력을 낮춘 실험동물에 금사 상황버섯을 먹였더니 면역 지표물질인 인터페론-감마와 림프구 수가 증가했다. 성인에게 금사 상황버섯을 먹인 후 NK세포가 활성화되고 인터페론-감마가 증가, 면역기능이 개선되는 것도 밝혀졌다. 1일 적정 섭취량은 3.3g이다.

 당귀 등 혼합추출물은 당귀ㆍ천궁ㆍ백작약의 뿌리가 주원료이다. 이 성분도 식약처로부터 면역력 증강을 돕는 것으로 개별 인정을 받았다. 시험관내 시험에선 이 성분이 면역세포인 림프구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시험에선 백혈구 수ㆍ림프구 수ㆍNK(자연살해 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등 전반적으로 면역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면역력이 다소 떨어진 사람에게 먹였더니 NK세포의 활성이 커지고 림프구 수ㆍ사이토카인 등이 증가했다. 임신부, 모유를 먹이는 여성, 생리 불순ㆍ출혈성 질환이 있는 여성은 구입 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6세 미만의 소아에겐 금기 식품이다. 천궁ㆍ백작약은 섭취시 발열ㆍ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하루 적정 섭취량은 6~12g이다.

 식약처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지만 면역력 증강 식물로 널리 알려진 식물도 몇가지 있다. 에키나시아(가새풀)ㆍ황기ㆍ울금(생강과의 식물)ㆍ은총받은 엉겅퀴(Blessed thistle)ㆍ서양 잎갈나무ㆍ올리브잎 등이다. 이런 식물에 든 다당류 등이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에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가장 널리 처방되는 허브는 국화과 식물인 에키나시아다. 이 식물에 풍부한 이눌린(다당류의 일종)이 대식세포의 활성을 높여 식균(食菌)작용을 돕는다고 봐서다. 에키나시아가 건강한 사람의 면역력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에키나시아는 독감ㆍ감기 환자에게 유용하다. 독일에선 이를 약으로 개발했다. 국산 제품도 나왔다. 그러나 에이즈ㆍ루프스ㆍ다발성 경화증ㆍ장기 이식 등 면역체계가 고장 난 사람에겐 금물이고 일반인도 8주 이상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독일 에키나시아 위원회).

 서양 잎갈나무나 자운영에 든 아미노갈락탄도 면역력을 높여 준다. 미국에서 감기ㆍ독감을 달고 사는 어린이에게 추천된다. 올리브잎 추출액도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면역 증강에 기여하는 대표 한약재는 황기다. 특히 황기는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유효하다. 면역 증강 물질은 뿌리에 든 다당류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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