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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⑦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⑦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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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에 챙겨 드세요… 추위 극복 도움주는 음식


 -추위 이기는 데 이로운 대표적인 식품은 생강 



 한의학에서 겨울은 음기가 성한 계절이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추위를 이기기 위한 열량 소모가 다른 어느 계절보다 많아진다. 겨울철엔 기초대사량이 여름보다 10% 이상 증가한다.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에겐 절호의 찬스다.

 이럴 때 나가서 운동하고 몸을 더 많이 움직여주면 드라마틱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추위 탓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투덜거리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평소에 먹는 음식으로도 추위를 어느 정도는 이겨낼 수 있다. 이때 유용한 것이 기본적인 성질이 따뜻한 식품이다. 따뜻한 식품은 추위 탈출 뿐아니라 겨울철 부상ㆍ낙상 예방(몸이 부드러워져서)과 다이어트(몸을 데워주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서)에도 기여한다. 서양의학ㆍ영양학에선 따뜻한 식품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는다.

 이와는 달리 한의학에선 거의 모든 식품을 온열성(溫熱性)ㆍ평성(平性)ㆍ한량성(寒凉性)으로 분류한다. 이중 온열성은 몸을 따뜻하게 하여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자양강장을 돕는 식품이다. 한량성은 몸을 차게 하는 것, 평성은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것이다. 한방에서 이런 성질의 구분은 해당 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온도와는 무관하다. 냉장고에 넣어 두었더라도 귤은 온열성 식품에 속한다. 녹차는 뜨거워도 한랭성 식품이다.

성질이 온열성이어서 추위를 이기는 데 이로운 대표적인 식품은 생강이다. ‘본초학’엔 “생강은 성질이 따뜻한데 껍질은 차다. 따뜻한 효능을 이용하려면 껍질을 벗기고, 차게 이용하려면 껍질까지 쓰라”고 기술돼 있다. 추위를 잘 타고 찬 곳에서 음식을 먹으면 잘 체하는 사람에게 생강이 추천된다. 위를 따뜻하게 해서다. ‘동의보감’에도 “생강이 오장육부의 냉을 제거하는 데 유용하다”고 쓰여 있다. 몸을 데우는 것은 생강 특유의 매운맛 성분인 진저롤ㆍ세네올이다. 이 성분은 말초혈관의 혈액 순환을 도와 몸을 덥혀준다.

 생강은 멀미를 막고 입맛을 되살리는데도 그만이다. 요즘엔 차로 마셔도 좋다. 얇게 저민 생강을 설탕ㆍ꿀에 재어 두었다가 뜨거운 물에 띄워내면 생강차가 완성된다. 생강과 찰떡 궁합인 계피도 성질이 따뜻하다. 한방에서는 체열을 보전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어혈을 풀어주는 식품으로 친다. 뜨거운 물에 2~3g의 계핏가루를 타서 차처럼 마시면 몸이 훈훈해진다. 생강과 계피를 함께 물에 넣고 끓인 뒤 꿀ㆍ설탕을 탄 생강ㆍ계피차도 훌륭한 추위 극복용 약차이다. 매운맛으로 유명한 고추ㆍ마늘도 몸을 따뜻하게 한다. 고추를 먹으면 추위에도 ‘주책없이’ 땀까지 난다.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 때문이다.

고춧가루를 탄 소주ㆍ감주ㆍ콩나물국을 먹으면 눈물이 쏙 나올 만큼 매운데, 몸에서 땀이 나면서 감기가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고춧가루의 감기 치료 효과에 대해선 대다수 의사가 부정적이다. 고추는 과거엔 방한용으로 썼다. 겨울에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은 복대 안과 겹버선 사이에 고추를 넣었다. 그래야 혈액이 잘 통해 동상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어서다. 파ㆍ마늘ㆍ부추는 채소 중 가장 따뜻한 성질을 지녔다. 셋다 매운 맛 성분(알리신 등)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몸을 따뜻하게 한다.

 과일은 대부분 성질이 차다. 성질이 따뜻한 몇 안되는 예외가 대추ㆍ유자ㆍ사과ㆍ귤 등이다. 대추는 보양 식품이다. 생대추를 많이 먹으면 몸에서 열이 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추(두세 토막으로 썬 것)를 씨와 함께 물에 넣고 은근한 불에 우려낸 대추차를 즐겨 마시면 겨울 나기가 수월해진다. 이때 꿀ㆍ설탕을 차에 넣지 않아도 된다. 대추의 자체 당도가 높어서다. 한방에선 대추를 원기를 북돋워 주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약재로 친다. 변비ㆍ구강건조증ㆍ소화불량ㆍ당뇨병 환자나 몸이 잘 붓고 속열이 있는 사람에게는 잘 권하지 않는다.

귤 껍질로 차(진피차)를 만들어 마시거나 귤 껍질을 입욕제로 사용하면 추위에 얼었던 몸이 풀린다. 4~6개 분량의 귤 껍질(목욕 3회분)을 습기가 적은 곳에서 1주일 가량 말린 뒤 탕 속에 넣으면 고유의 향과 정유 성분이 서서히 목욕물에 퍼진다. 이 물에 몸을 담그면 냉증이 개선되고 피부 밑 모세혈관의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몸에 온기가 들어온다. 피부엔 보온은 물론 보습 효과도 준다.

겨울철 입욕제로 하나 더 권한다면 쌀뜨물이다. 쌀뜨물은 몸을 따뜻하게 해서 오래된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38도 가량의 물(욕조)에 세컵 정도의 쌀뜨물을 넣고 20∼30분 목욕을 즐기면 된다. 겨울철 감기 예방에 유익한 당근도 온열성이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당근을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이래서다. 몸을 따뜻하게 해서 혈액순환을 돕는 당근의 효능을 최대한 살리려면 당근ㆍ양파 수프를 만들어서 매일 꾸준히 먹는 것이 권장된다.

 호박도 성질이 따뜻하다. 우리 선조가 겨울철 별미로 호박죽을 즐긴 것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활의 지혜다. 호박은 손발이 찬 사람에게 좋고, 감기에 대한 저항력도 길러준다.

 동지 절식인 팥죽도 몸을 덥혀준다. 팥죽에는 쌀밥만 먹으면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B1이 풍부하다. 비타민 B1은 에너지 대사를 도와 몸을 따뜻하게 한다.

쌀ㆍ찹쌀ㆍ정어리ㆍ새우ㆍ소고기ㆍ닭고기ㆍ양고기ㆍ순무ㆍ고구마ㆍ살구ㆍ후추ㆍ호두 등도 온열성 식품이다. 음식으로는 삼계탕ㆍ옻닭ㆍ장어ㆍ추어탕ㆍ인삼ㆍ로열젤리 등 우리가 흔히 보양식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몸을 따뜻하게 한다.

차 중에서는 생강차ㆍ계피차ㆍ황기차ㆍ인삼차ㆍ진피차ㆍ유자차ㆍ모과차 등이 몸에서 열이 나게 하여 겨울 추위를 이기는 데 유용하다.

 성질이 따뜻한 식품을 다 기억하기 힘들다면 다음 네 가지 특징을 머리에 넣어두자. 첫째, 맵거나 향이 강하거나 자극적인 식품은 대부분 성질이 따뜻하다. 둘째, 호박ㆍ고구마ㆍ감자 등 땅속에서 자라는 채소는 거의가 온열성이다. 셋째, 생선ㆍ조개는 대체로 따뜻한 성질을 지닌다. 넷째, 성질이 따뜻한 과일은 드물다.

 성질이 찬 식품을 따뜻하게 바꿀 수도 있다. 소금을 뿌리면 온열성으로 바뀐다. 햇볕에 말려도 따뜻한 성질로 변환된다. 예컨대 생채소는 대부분 성질이 찬 데 소금으로 숨을 죽이면 찬 성질이 중화된다. 성질이 찬 배추도 소금ㆍ파ㆍ마늘ㆍ고추 등을 양념으로 넣으면 따뜻한 식품이 된다. 파ㆍ마늘ㆍ고추가 모두 온열성 채소여서다. 이를 간파한 우리 선조는 겨울에 채소를 소금으로 무치거나 절여서 드셨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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