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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⑫ 간 건강에 좋은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⑫ 간 건강에 좋은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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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 간 기능 개선 식품으로 간 건강하게!


 -자연의학자 추천 식물은 감초와 밀크씨슬



 30∼40년 전 한국은 B형 간염 왕국이었다. B형 간염은 만성화돼 간경화ㆍ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다. 한때 간암이 위암 다음으로 한국인에게 두번째로 흔한 암이 된 것은 높은 B형 간염 유병률 탓이었다.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HBV)가 유발하는 질환이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B형 간염 백신이 보급되면서 B형 간염과 간암의 발생률이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는 국내 방역의 역사에서 기생충 퇴치와 함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B형ㆍC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옮긴다. 수혈ㆍ오염된 주사기ㆍ문신 등이 주된 전염원이다. 물ㆍ음식과는 상관이 없다.

 이와는 달리 최근 국내에서 유행 중인 A형 간염은 오염된 물과 음식이 전파원이다. 수인성 전염병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A형 간염도 백신을 맞으면 예방 가능하다. A형 간염 백신을 두번 접종하면 예외없이 몸에 면역력(항체)을 지니게 된다. A형 간염백신은 우리나라의 국가 기본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어서 접종 비용이 부담스럽고 대중 홍보가 부족한 상태이다.

 B형ㆍC형 간염 치료제로 널리 써온 것은 인터페론이다. 최근엔 경구용 약인 널리 라미부딘(B형 간염에만)이 처방되고 있으나 내성ㆍ재발 등 문제가 적지 않다. A형ㆍB형 간염 백신을 맞지 않아 간염에 걸렸다면 간을 최대한 보호하고 면역력을 증강시키면서 간 손상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차선책이다.

 간염의 급성기엔 채소즙, 물로 희석한 채소 주스, 허브차 등 유동식 위주로 먹는 것이 원칙이다. 고형식은 삶은 채소, 현미 정도로 만족한다. 채소ㆍ현미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독성 담즙 물질의 제거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 간염은 비타민 C 고용량 요법(40∼100g을 2∼4일 내에 경구 또는 정맥 투여)으로 치료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입원한 환자에게 비타민 C를 매일 2g 이상 제공했더니 B형 간염 예방 효과를 얻었다. 참고로 식약청이 정한 비타민 C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100㎎(성인 기준)이다.

 B형ㆍC형 간염이 만성으로(A형 간염은 만성화되지 않음) 넘어가면 포화 지방(동물성 지방)ㆍ단순당(정제 설탕ㆍ밀가루ㆍ과일주스ㆍ꿀 등)ㆍ튀김 음식ㆍ알코올 등을 최대한 멀리 하는 것이 상책. 적게 먹을수록 간의 부담이 줄어든다.

 자연의학자가 간염 치료에 흔히 사용하는 식물은 감초와 밀크씨슬(엉겅퀴)이다. ‘약방의 감초’로 유명한 감초는 간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몸안의 항바이러스 물질인 인터페론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초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이 든 약을 주사한 결과 급성ㆍ만성 간염이 크게 호전됐다는 일본의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요즘 일부 국내 개원가에서 시술중인 감초주사가 이것이다.

 감초를 장기간 다량 섭취하면(감초뿌리 1일 3g씩 6주 이상 또는 글리시리진 하루 100㎎ 이상)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이들에겐 혈압 조절을 돕는 미네랄인 칼륨이 풍부한 채소 등을 즐겨 먹을 것을 권한다.

밀크씨슬에 함유된 실리마린도 널리 알려진 간 보호물질이다. 실리마린은 독성이 거의 없어서 장기 섭취가 가능하다. 밀크씨슬 추출물은 식약처가 간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개별 인정한 건강기능식품 원료 중 하나다. 헛개나무 열매꼭지 추출물ㆍ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도 식약처가 간기능 개선 원료로 인정했다. 이 세 물질은 동물실험ㆍ인체적용시험 등을 거쳐 나름대로 안전성ㆍ기능성(효과)이 입증된 것이다.

 식약처로부터 간 기능 개선 식품으로 처음 공인받은 물질은 헛개나무 열매꼭지 추출물이다. 헛개나무 열매에 뜨거운 물을 가해 유효성분을 추출ㆍ농축한 뒤 덱스트린을 첨가한 제품이다. 헛개나무 추출물의 주성분은 항산화 효과가 있는 쿼세틴이다. 식약처는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루 2460㎎가 헛개나무 추출물의 적정 섭취량이다.

 식약처는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분말도 간 기능 개선 원료로 인정했다. 이 분말의 주성분은 베타 글루칸(버섯에 풍부한 다당류, 면역력 증강ㆍ항암효과도 있다)이다. 간 건강에 왜 유익한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시험관내 시험(in vitro)에서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분말 주입 뒤 간세포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단백질 합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 기능이 약간 떨어진 사람에게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분말을 제공했더니 간 손상을 보여주는 지표인 GOTㆍGPT(정상 40 이하, 숫자가 높을수록 간 건강이 나쁘다는 뜻) 수치가 떨어졌다. 이것의 하루 적정 섭취량은 1.8g이다.

밀크씨슬 추출물도 식약처로부터 간 기능 개선 효과를 인정 받았다. 밀크씨슬(엉겅퀴)은 국화과 식물이다. 유럽에선 2000년 전부터 간질환에 사용해온 전통의 약용식물이다. 밀크씨슬 추출물은 밀크씨슬을 분쇄ㆍ추출한 뒤 여과ㆍ농축ㆍ분말화한 제품이다. 주성분은 플라보노이드(항산화 성분)의 일종인 실리마린이다. 독일에선 실리마린을 이용해 간 손상을 치료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독일 등 유럽은 물론 국내에서도 간 보호제나 간질환 환자의 증상 개선제로 처방된다.

섭취 후 알레르기가 생기거나 설사ㆍ위통ㆍ복부 팽만이 발생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헛개나무 열매꼭지 추출물과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 섭취 시 특별한 주의사항이 없다.

간 기능 개선 식품을 섭취하면 GOTㆍGPT 등 간 손상을 나타내는 지표가 어느 정도 낮아진다. 소비자 입장에서 식약처가 공인한 간기능 개선 식품을 구입하려면 제품에 ‘건강기능식품’ 마크나 문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세 물질의 숙취 해소 효과는 인정 받지 못했다. 숙취 해소 식품으로 인정 받으려면 간에서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숙취 유발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등 효능을 발휘해야 한다. 아직 국내엔 이런 기능성(효과)을 인정받은 식품이나 식품 원료가 없다.

 ‘간기능 개선 식품=간질환 치료 효과’라는 등식도 성립하지 않는다. 음주로 간이 나빠졌을 때 간기능 개선 식품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오히려 간에 이중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자연의학에서 간을 보호하고 간기능을 개선하는 식품의 대표로 치는 것은 황 성분이 함유된 마늘ㆍ양파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사과ㆍ배ㆍ귀리ㆍ콩, 양배추과 식물인 브로콜리ㆍ양배추, 향료인 강황ㆍ계피ㆍ감초 등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민들레ㆍ바지락ㆍ사탕무ㆍ매실 등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적은 없지만 간을 튼튼히 해주는 식품으로 통한다.

이중 마늘은 간기능을 강화하고 간손상 수치를 낮춰준다. B형 간염 환자에게 하루에 마늘 10알씩(속이 쓰리면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하루 2∼4알이 적당) 3∼4개월 꾸준히 먹게 했더니 간염 증세가 현저히 완화되고 바이러스가 감소했다는 임상 결과도 나와 있다. GPT 수치가 500에 달했던 사람이 마늘을 장복한 뒤 20으로 떨어진 사례도 있다.

양파엔 간기능 활성을 돕는 단백질이 풍부하다. 간염 환자에게 마늘 양파 수프를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바지락은 술 마신 뒤 해장국에 넣는 조개다. 바지락에서 간기능 개선 성분은 타우린(아미노산의 일종)과 글리코겐이다. 술꾼에게 인기높은 배와 매실의 간기능 개선 성분은 각각 아스파라긴산과 구연산이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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