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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22) 백내장 예방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22) 백내장 예방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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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좋은 ‘카로티노이드 3총사’ 풍부한 채소 


 -백내장과 주름의 공통점 세 가지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눈의 수정체에 생기는 흰색 흠집이다. 65세 이상 노인에겐  흔한 질병이다. 대부분이 약간의 백내장 증상을 갖고 있다. 요즘은 당일 수술과 퇴원이 가능해졌다. 방치하면 시력 손상은 물론 실명까지 부를 수 있다.

 노화 자체가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노인성 백내장이다. 나이 외에 백내장 유발 요인은 한둘이 아니다. 눈 질환ㆍ눈의 부상ㆍ눈 수술ㆍ당뇨병이나 우울증 등 전신 질환ㆍ방사능 노출ㆍ자외선 노출 등이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

 백내장은 ‘눈에 생긴 주름’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백내장은 주름과 닮은 데가 많다. 첫째, 나이가 들면 깊어진다. 둘째, 태양의 자외선을 오래 쬐면 생긴다. 셋째, 활성산소가 눈(백내장)이나 피부(주름)에 장기간 축적되면 발생한다. 특히 노인성 백내장은 활성산소가 수십년간 쌓인 결과이기 쉽다.

 가는 세월은 도리가 없다. 백내장 예방을 위해 햇볕을 되도록 덜 쬐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다. 햇볕의 자외선은 활성산소를 다량 생성한다. 직사광선과 밝은 빛은 피하고 실외에선 자외선 차단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라고 권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눈에 쌓이는 활성산소는 다양한 항산화 성분으로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

 백내장 예방 성분으로 흔히 비타민 Cㆍ비타민 E 등 항산화 비타민, 셀레늄ㆍ아연 등 항산화 미네랄, 글루타티온 등 항산화 펩티드(펩티드는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몇개 모인 것), 글루타티온 페록시다제ㆍ슈퍼옥사이드 디스무타제(SOD) 등 항산화 효소를 꼽는다.

 비타민 C 보충제를 꾸준히 장복하면 백내장 발생률이 감소하고 일부에선 시력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백내장 초기 단계의 환자(450명)에게 매일 비타민 C를 1g씩 제공했더니 백내장의 진행이 크게 지연됐다는 논문도 나왔다. 눈의 수정체엔 비타민 C가 혈액보다 훨씬 많이 든 것이 정상이다. 일부 전문가는 수정체의 비타민 C 농도를 정상으로 유지하려면 하루에 비타민 C를 최소 1g은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글루타티온도 마치 비타민 C처럼 작용한다. 수정체에서 고농도로 존재하는 글루타티온의 역할은 수정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백내장을 예방하는 것이다. 백내장 환자 눈의 글루타이온의 농도가 낮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카로티노이드와 플라보노이드도 눈 주변에 쌓이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고마운 항산화 성분이다. 플라보노이드와 카로티노이드는 각각 한 가지 성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물질의 집합체다.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해 백내장 예방에 유익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빌베리(베리류의 일종) 추출물ㆍ포도씨ㆍ소나무 껍질ㆍ강황(울금, 카레의 주성분)의 커큐민 등이다. 50명의 백내장 환자에게 빌베리 추출물과 비타민 E를 함께 제공했더니 48명에서 백내장의 진행이 중단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수많은 카로티노이드 중에선 루테인ㆍ제아잔틴ㆍ베타 카로틴 등 ‘3총사’가 우리 눈을 보호해주는 가장 강력한 파수꾼이다. 특히 루테인ㆍ제아잔틴은 눈의 망막에서 색감을 구분할 때 유용한 성분이다.

 눈 건강에 이로운 카로티노이드 ‘3총사’가 모두 풍부한 채소는 시금치다. 영양학자가 눈에 좋은 식품으로 시금치를 우선 꼽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비유컨대 카로티노이드 ‘3총사’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눈에 천연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과 다름 없다. 이 ‘천연 선글라스’는 태양의 자외선과 이것이 만들어내는 활성산소로부터 우리 눈을 보호한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45세 이상 간호사 7만여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루테인ㆍ제아잔틴을 충분히 섭취한 사람은 적게 먹은 사람에 비해 백내장 수술을 받을 확률이 22%나 낮았다. 남성 의사 3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시금치ㆍ케일ㆍ브로콜리 등 루테인ㆍ제아잔틴이 풍부한 채소를 즐겨 먹을수록 눈이 더 건강했다.

 시금치는 노인성 황반변성(AMD)을 막는데도 효과적이다. 역시 카로티노이드 ‘3총사’의 힘이다. AMD는 백내장과 함께 65세 이상 노인에게 실명(失明)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도 백내장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백내장이 있는 수정체의 카드뮴(유해 중금속) 농도는 정상 수정체의 두세배에 달한다. 카드뮴은 체내에서 항산화 효소와 아연(항산화 미네랄)의 작용을 방해해 유해산소가 더 많이 생성되도록 돕는다. 문제는 인체에 카드뮴이 유입되는 가장 흔한 경로가 흡연이라는 사실이다.

 시금치는 금연을 도와 눈 건강을 간접적으로 지켜준다. 담배의 니코틴이 체외로 배설되는 것을 시금치가 억제해 흡연 욕구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식육은 니코틴 배설을 촉진, 담배에 자주 손이 가게 한다. 루테인은 하루 12㎎ 가량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익힌 시금치(한컵)엔 20㎎, 생 시금치(한컵)엔 4㎎ 가량 들어 있다. 시금치의 베타 카로틴 함량(100g당)은 36㎎으로 당근(14㎎)보다 높다.

 시금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피망ㆍ계란 노른자ㆍ케일ㆍ옥수수ㆍ키위 등을 먹어도 루테인ㆍ제아잔틴을 보충할 수 있다. ‘웰빙 식품’인 시금치에도 약점은 있다. 일부 예민한 사람에겐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시금치에 든 옥살산염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한다. 칼슘 섭취가 부족한 사람은 시금치를 과다 섭취해선 안 된다. 갑상선 기능을 약화시키는 물질도 시금치에 들어 있다. 갑상선 질환 환자에게 시금치를 권하지 않는 것은 그래서다. 통풍ㆍ신장 결석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서양인은 대개 어리고 신선한 시금치를 샐러드로 먹거나 약간 익혀서 먹는다. 우리 국민은 대개 오래 가열해 익혀 먹는다. 이는 영양소, 특히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C를 대량 파괴하는 행위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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