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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24) 춘곤증 극복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24) 춘곤증 극복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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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든 닭처럼 조는 당신에게, ‘극복 음식’ 추천합니다


 -춘곤증과 커피ㆍ술ㆍ담배는 잘못된 ‘만남’



 봄은 온 몸이 나른해지는 계절이다. 만사가 귀찮아지기도 한다. 기상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낮엔 병 걸린 닭처럼 존다. 꽃샘추위만 지나면 춘곤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춘곤증은 봄에 느끼는 피로의 한 종류다.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다. 의학교과서 어디에도 춘곤증이란 병명은 없다. 봄에 많은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피로 증상이라고 해서 봄 춘(春)자가 붙었다. 서양인은 춘곤증을 알지 못한다.

 한반도엔 엄연히 4계절이 있는데 왜 하필 춘곤증일까? 크게 보아 세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첫째, 봄에 우리 몸은 생리적으로 불균형한 상태에 놓인다. 겨울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신체는 ‘코티졸’이란 호르몬을 왕성하게 분비한다.  봄을 맞아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추위에 적응하던 코티졸 분비에 혼란이 생긴다. 코티졸이 봄이라는 새 환경에 적응하는데 2~3주가 소요된다. 바로 이 시기에 피로를 느끼게 된다.

 둘째, 봄이 되면 활동량이 늘어난다.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면서 수면시간은 단축된다. 야외 활동ㆍ운동량과 혈액 순환량은 늘어난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ㆍ미네랄 등 영양소의 요구량이 증가한다. 이때 비타민 등 영양소가 결핍되면 춘곤증을 느끼게 된다.

 셋째, 봄은 스트레스가 상당한 계절이다. 입학ㆍ졸업ㆍ취직ㆍ전근ㆍ새 사업의 시작 등 생활환경의 변화가 봄에 많이 이뤄져서다. 이는 한결같이 스트레스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춘곤증에 가장 시달리는 시간대는 오후 2시∼3시다. 졸음ㆍ피로감ㆍ집중력 저하ㆍ권태감ㆍ소화불량 등이 주된 증상이다. 뚜렷하게 아픈 데가 없지만 온 몸이 나른하고 식욕이 떨어지며 시도 때도 없이 졸음이 쏟아진다고 느껴지면 춘곤증 탓일 가능성이 크다. 불면증ㆍ두통ㆍ눈의 피로ㆍ무력감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등 갱년기 증세와 비슷한 신체적 변화를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춘곤증은 지속기간이 보통 1~3주에 그친다. 대부분은 큰 어려움 없이 극복한다. 허약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한 달 이상 춘곤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춘곤증으로 여겨지는 증상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간염ㆍ결핵ㆍ당뇨병ㆍ빈혈ㆍ위암ㆍ우울증ㆍ스트레스 등 다른 질환이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 병들의 초기 증상(피로)이 춘곤증과 흡사해서다.

 춘곤증이 걱정된다면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영양이 부족하면 춘곤증이 생길 수 있어서다. 보릿고개가 있던 과거엔 봄에 춘곤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겨울철의 거의 유일한 비타민 C 공급원이던 김장 김치가 떨어질 무렵 춘곤증이 시작된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왔다.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는 봄에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는 비타민(비타민 B1ㆍ비타민 C 등)ㆍ미네랄(칼륨 등)ㆍ단백질 등이다. 이중 비타민 B1ㆍC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조금 과하게 섭취해도 몸에 쌓이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된다. 두 비타민은 매일 일정량 보충해야 한다.

 비타민 B1은 쌀밥을 주로 먹는 우리 국민에게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이다. 비타민 B1을 부족하게 섭취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변비가 심해지며 피로감이 밀려온다. 반대로 충분히 섭취하면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건강을 돕는다. 비타민 B1을 ‘정신 건강 비타민’으로 부르는 것은 그래서다. 비타민 B1이 풍부한 식품은 보리ㆍ현미ㆍ통밀 등 도정하지 않은 거친 음식과 달걀 노른자ㆍ시금치ㆍ깨ㆍ통밀ㆍ돼지고기ㆍ생선ㆍ우유ㆍ채소 등이다.

 비타민 C도 봄철에 결핍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할 비타민이다. 봄엔 비타민 C를 겨울보다 3~10배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피로 회복ㆍ감기 예방ㆍ스트레스 완화에 유익한 비타민이어서다. 비타민 C는 녹황색 채소와 딸기ㆍ귤ㆍ오렌지 등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몸이 나른할 때는 고단백 식품을 먹어야 힘이 생긴다.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육류, 콩ㆍ완두콩ㆍ도미ㆍ넙치ㆍ대합조개 등이 봄철 식탁과 잘 어울리는 고단백 식품이다.

 냉이ㆍ달래ㆍ씀바귀 등 봄나물도 봄에 나른해진 몸을 추스리는데 유용하다. 조물주가 “봄에 춘곤증이란 ‘병’과 봄나물이란 ‘약’을 함께 주셨다”는 말도 있다.

 향이 독특한 냉이는 채소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이 7.3g으로 배추(1.3g)의 거의 6배다. 춘곤증 해소를 돕는 비타민 B1과 비타민 C가 봄나물 중 가장 풍부하다.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냉이를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음식으론 냉이 제육볶음을 권하고 싶다. 냉이의 향긋한 냄새가 돼지고기의 잡내를 없애준다. 마늘의 ‘사촌’인 달래에도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봄에 잃어버린 식욕을 되살리는데도 그만이다. 달래는 무침으로 먹으면 좋다.

 겉모습이 고들빼기와 닮은 씀바귀는 이름처럼 쌉싸름한 맛이 난다. 쓴 맛이 미각을 돋구어준다. 뿌리를 주로 먹는 씀바귀는 졸음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독특한 봄 향기를 지닌 미나리도 훌륭한 ‘춘곤증 치료제’다. 미나리는 예로부터 정신을 맑게 하고 피를 깨끗하게 해주는 채소로 여겼다. 비타민 Aㆍ비타민 Cㆍ칼슘ㆍ철분 등이 풍부해 봄에 먹으면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활력이 생긴다.

 육류로는 돼지고기가 추천된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B1 함량이 쇠고기의 10배에 달해서다. 돼지고기에 마늘을 곁들어 먹으면 ‘마늘주사’를 맞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돼지고기의 비타민 B1과 마늘이 만나면 돼지고기의 비타민 B1의 효능이 배가된다(활성형 비타민 B1으로 바뀐다).

 춘곤증과 커피ㆍ술ㆍ담배는 잘못된 만남이다. 졸린다고 카페인이 많은 커피를 너무 자주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주ㆍ흡연을 심하게 하면 몸이 더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을 먹으면 오전에 뇌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공급되고 점심 때 과식을 피할 수 있어 졸음을 줄여준다.

봄에 활력을 유지하려면 음식 섭취량은 겨울보다 약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1일 열량 섭취량이 겨울의 9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

운동ㆍ생활습관의 개선도 춘곤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겨울에 풀어뒀던 운동화 끈을 다시 매야 하는 계절이 봄이다. 달리기ㆍ빠르게 걷기ㆍ맨손 체조ㆍ스트레칭ㆍ산책 등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면 몸에 활기가 생긴다. 운동을 통해 근육이 다시 긴장하는 순간 춘곤증이 달아난다. 수면도 도와준다.그러나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역효과다. 오전에 10~20분 체조하거나 점심 먹은 뒤 20~30분 산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의자에 앉아서 가볍게 몸을 움직여주는 스트레칭도 유익하다.

날씨가 풀리면 겨울에 입었던 뚜꺼운 옷은 되도록 빨리 벗어버리고 얇은 봄옷을 꺼내 입는 것도 춘곤증 예방을 돕는다. 너무 두꺼운 옷은 피부 호흡을 방해해 춘곤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찬물ㆍ더운물로 번갈아 몸을 씻는 냉온 교대욕도 권할만 하다. 봄볕에 적당히 일광욕(지나치면 역효과)을 하는 것도 춘곤증을 덜어준다. 자주 환기하는 것도 유익하다. 사무실이나 집안의 공기가 탁하면 산소 부족으로 인해 몸안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된다. 이는 하품이나 졸음을 부른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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