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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26) 천식 완화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26) 천식 완화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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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짠 음식과 패스트푸드는 천식과 관련 있다 


 -‘손바닥 선인장’, 백년초도 천식 해소 식품 



 기관지(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기관지가 외부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질병이 기관지 천식이다. 흔히 천식이라 한다. 천식은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유병률이 10%에 이를 만큼 흔한 질환이다.

 천식은 3~4월에 증상이 심해진다. 황사와 꽃가루 탓이다. 천식환자가 황사에 자주 노출되면 기관지가 수축해 발작 횟수가 늘어난다. 외부의 자극이나 항원 등이 기관지에 들어오면 발작적인 기침ㆍ가래ㆍ쌕쌕거림ㆍ가슴 답답함ㆍ숨참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운동을 할 때(운동 유발성 천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천식 증상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외부 자극은 집먼지진드기ㆍ바퀴벌레ㆍ담배 연기 등이다. 천식 환자의 15∼20%는 염소ㆍ암모니아 등 화학물질에 노출됐을 때 반응(증상)을 보인다. 황사 등 대기 오염도 천식 증세를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도 천식의 원인이 된다. 천식의 5%가량은 식품과 관련이 있다.

 천식의 발병 자체를 예방해주는 ‘용한 식품’은 찾기 어렵다. 천식 증상을 가볍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식품은 더러 있다. ‘천식 저널’지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채식은 천식 완화에 효과적이다. 연구팀은 25명의 천식 환자에게 상추ㆍ당근ㆍ양파ㆍ셀러리ㆍ오이ㆍ콩ㆍ양배추ㆍ블루베리ㆍ자두ㆍ딸기ㆍ배 등 채소와 과일을 양껏 섭취하도록 했다. 육류ㆍ달걀ㆍ유제품ㆍ생선은 식단에서 완전히 제외했다. 물은 샘물과 허브차만 허용하고 염소 처리한 수돗물은 금지했다. 커피ㆍ차ㆍ초콜릿ㆍ설탕ㆍ소금도 일절 먹지 못하게 했다. 곡류도 제한했다. 과일 중 사과와 감귤은 허용하지 않았다. 4개월 뒤 71%가 천식이 상당히 개선되거나 완치됐고 1년 뒤엔 92%가 효과를 봤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채식을 하면서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피할 수 있게 됐고 항산화 성분ㆍ마그네슘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됐으며 염증을 일으키는 아라키돈산(동물성 식품에 존재)을 회피할 수 있게 된 것이 효과를 본 이유라고 추정했다.

 비타민 Cㆍ비타민 Eㆍ플라보노이드ㆍ셀레늄 등 항산화 성분도 기도와 폐에 쌓인 유해산소를 제거, 천식 치유를 도울 수 있다. 비타민 C는 브로콜리ㆍ딸기 등 과일ㆍ채소에, 비타민 E는 해바라기씨ㆍ호두ㆍ아몬드 등 씨앗류ㆍ견과류에, 셀레늄은 생선ㆍ굴ㆍ해바라기씨 등에 풍부하다.

 사과ㆍ버찌ㆍ딸기 등 과일, 양파ㆍ마늘 등 채소를 즐겨 먹으면 기침ㆍ호흡곤란 등 천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매주 사과를 5개 이상 먹으면 천식 환자의 폐가 튼튼해진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 몸에서 히스타민(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덜 나오도록 하고 항산화 효과를 지닌 쿼세틴이 사과에 많이 들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파ㆍ마늘은 항염증 효과가 있는 채소다. 기도의 염증을 가라앉혀 천식 증상을 가볍게 해준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식품도 천식환자에게 권장된다. 마그네슘이 기도를 넓히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어서다. 브로콜리ㆍ완두콩ㆍ생선ㆍ호박ㆍ아보카도ㆍ해바라기씨 등이 대표적인 마그네슘 함유 식품이다.

 불포화 지방의 일종인 오메가-3 지방(DHAㆍEPA 등)도 천식 예방ㆍ완화를 돕는다. 오메가-3 지방은 고등어ㆍ참치ㆍ꽁치ㆍ연어 등 등 푸른생선에 풍부하다. 생선을 1주일에 한 번 이상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천식 발생률이 3분의 1가량에 그친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오메가-3 지방을 적당량 섭취하면 호흡기의 기능이 강화되고 기도가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대해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자연의학에선 감초ㆍ마황ㆍ은행잎 추출물을 천식 치료에 사용한다. 감초의 뿌리는 염증을 억제하고 가래를 없애준다. 마황은 기관지 확장, 은행잎 추출물은 항산화 효과가 있다. 한방에선 살구씨ㆍ백년초ㆍ산초ㆍ오과차ㆍ배ㆍ호두ㆍ꿀과 생강ㆍ도라지를 추천한다. 이중 살구씨의 한방 명은 행인(杏仁)이다. 살구씨에 든 아미그달린이란 성분이 호흡중추와 기침 중추를 진정시켜 기침을 멎게 한다. 단 아미그달린은 독성 물질이므로 절대로 과량 섭취해선 안 된다. 특히 임산부는 금물이다. 성인 기준으로 살구씨를 한번에 3∼6g씩, 하루 10g가량 계피와 함께 달여 먹거나(살구씨와 계피의 비율은 2 대 1) 살구씨 기름을 짜서 먹으면 된다.

 백년초는 ‘손바닥 선인장’이라고도 불리는 식물이다. 열매와 잎(줄기)이 천식ㆍ기침ㆍ백일해 치료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초는 일본식 식물 명칭이고 표준어는 초피다. 천초라고도 하다. 흔히 추어탕이나 김치(시어지지 않게)에 들어간다. 기침을 없애는 데 유익하나 맛이 매워 가루로 먹기는 어렵다. 한번에 1∼2g의 산초가루를 하루 3회가량 미지근한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오과차는 은행ㆍ대추ㆍ생강ㆍ생밤ㆍ호두 등 5가지 과일을 달여서 만든 차다. 가래가 없는 만성 기침을 낫게 하는 데 유익하다.

도라지는 사포닌 성분이 천식ㆍ기관지염ㆍ가래에 효과가 있다. 평소 몸이 찬 사람이 과다 섭취하면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민간에선 귤(껍질 성분이 기침을 가라앉힌다)과 파(흰 부분이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없애준다)가 천식의 증상 완화에 사용된다. 모과ㆍ연근ㆍ우엉ㆍ살구ㆍ검은 콩 등도 기침과 가래 해소를 도와 천식 환자에게 권할만한 식품이다. 중국의 고의서 ‘본초강목’엔 모과가 “술독을 풀고 가래를 없애준다”고 기술돼 있다. 검은 콩 우린 물을 마시거나 검은 콩차를 만들어 마시면 천식ㆍ기관지염 해소에 유익하다.

 천식환자의 금기 식품은 한둘이 아니다.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적색육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과식, 기름기(지방)이 많은 음식, 카페인 음료(커피ㆍ차ㆍ콜라 등), 너무 매운 음식의 섭취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위ㆍ식도 역류를 일으켜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천식 환자는 식품을 구입할 때 식품첨가물 중 아황산염(이산화황, 표백제ㆍ보존료로 사용)이 되도록 적게 든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이황산염이 기도에 자극을 주어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황산염은 말린 과일ㆍ감자ㆍ건어물ㆍ맥주ㆍ포도주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아황산염 섭취 뒤 천식ㆍ두드러기ㆍ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일으켜 사람이 숨진 사고도 발생한 적 있다. 아황산염에 예민하다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용 색소인 황색 5호(타트라진), 보존료인 벤조익산, 인공 조미료인 MSG가 천식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셋 다 식품첨가물의 일종이다. 이런 첨가물에 민감한 사람은 해당 첨가물의 함유된 식품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모든 첨가물에 혐의를 둘 필요는 없다. 천식과 연관된 첨가물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엔 너무 짠 음식과 패스트푸드가 천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천식 환자가 소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기관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뚜렷한 증거가 있다.

 조개ㆍ셀러리ㆍ밀가루ㆍ콩류ㆍ복숭아ㆍ사과ㆍ달걀ㆍ치즈 등이 운동 유발성 천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따라서 운동 유발성 천식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운동 전에 이런 음식을 먹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화분증(나무ㆍ꽃가루 등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질병) 환자가 사과ㆍ셀러리ㆍ개암ㆍ멜론ㆍ살구 등을 섭취하면 천식을 일으킬 수 있다. 메밀ㆍ달걀ㆍ꽃게ㆍ우유ㆍ새우ㆍ복숭아ㆍ밀가루ㆍ토마토ㆍ초콜릿ㆍ땅콩 등을 먹은 뒤 천식이 유발 또는 악화된 사례도 드물지 않다. 식품 알레르기가 천식으로 이어진 셈이다. 식품 알레르기 환자에겐 알레르기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운 식품인 쌀ㆍ보리ㆍ귀리ㆍ고구마ㆍ올리브유ㆍ양고기ㆍ상추ㆍ배 등을 권하고 싶다.

 천식환자는 살을 빼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나라 어린이 5명 중 한 명 이상이 천식 환자다. 1980년에 비해 세배나 증가했다. 주거 환경과 식생활이 서구화(집먼지진드기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 급증)된데다 차량수(공해 발생)와 여성의 사회 참여(모유 대신 분유ㆍ패스트푸드 자주 섭취)가 늘어난 탓이다. 어린이 천식 환자의 증가는 어린이 비만이 늘어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뚱뚱한(특히 상체 비만) 어린이는 활동ㆍ운동량이 적어서 폐활량이 떨어진다. 천식 증상은 폐활량이 낮은 어린이에게 더 심하게 나타난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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