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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36) 위암 예방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36) 위암 예방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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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겐 흔하지만 서양인에겐 드문 위암


 -천천히 먹는 것도 위암 예방 위한 식습관



 위(胃)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소화를 담당하는 장기다.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위산과 위액이 분비돼 음식내의 단백질을 분해한다. 음식에 섞여있는 각종 세균을 죽인다.

  위는 평소엔 성인의 주먹크기 정도다. 하지만 음식이 들어가면 2L 정도까지 늘어난다. 위에서 음식은 2∼6시간 보관된다. 이처럼 음식을 저장하는 위 덕분에 우리는 하루 3번만 식사해도 공복감을 느끼지 않는다.

 음식의 소화ㆍ소독ㆍ저장을 담당하는 장기인 위에 생기는 가장 위험한 질병이 위암이다. 특히 한국 남성의 암 중에서 위암은 단연 발생건수 1위인 암이다. 위암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유독 많이 걸린다. 서양인에겐 드문 암이다.

 위암은 식습관과 관련이 있는 암으로 간주된다. 미국ㆍ유럽 등 서구로 이민을 떠난 한국인ㆍ일본인의 위암 발생률이 본국에 남은 사람보다 낮다는 것이 식생활 연루설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위암 발생률은 짜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이 높고, 우유 소비량이 많은 사람이 낮다는 통계가 있다.

 육류 등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나라일수록 위암이 적고 곡류 등 탄수화물을 주로 먹는 나라에선 많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비위생적이거나 신선하지 않은 음식의 섭취도 위암을 촉발할 수 있다. 미국에서 냉장고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1950년대 이후 위암 발생률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 그 근거다.

 우리 국민이 위암에 특별히 잘 걸리는 이유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이 높은 탓이라는 가설, 너무 짜게 먹기 때문이란 가설, 흡연율이 높은 탓이란 가설 등이 제기됐다. 탄 음식에 든 강력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의 개입설도 나왔다.

 아마도 짜게 먹는 식습관, 높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높은 흡연율 등이 두루두루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인이 즐겨먹는 찌개ㆍ국ㆍ김치ㆍ젓갈 등은 모두 염도가 매우 높은 음식이다. 짠 음식은 지속적으로 위 점막을 자극한다. 위궤양도 유발한다. 염분은 위 점막에 위축성 위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위 세포의 변형을 촉발해 위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역학 조사를 통해서도 짜게 먹는 식습관이 위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짠 음식을 즐기면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염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금을 많이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률이 최대 80%까지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우리 국민의 소금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을 크게 초과한다.

 위암을 예방하려면 가능한 한 싱겁게 먹어야 한다. 신선한 채소나 우유는 충분히 섭취한다. 이런 식품은 염분의 ‘독성’을 중화시키거나 약화시킨다. 우유에 풍부하게 든 칼슘은 위 점막 세포를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소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의 보고(寶庫)다. 서양인 중에도 짜게 먹는 사람이 많지만 위암 발생률이 낮은 것은 샐러드 등 채소와 우유를 즐겨 먹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음식의 태운 부위는 반드시 잘라내고 먹는 것도 중요하다.

 위는 아직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장기다. 음식에 함유된 각종 발암물질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다. 음식의 태운 부위엔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극소량이나마 포함돼 있다. 불에 탄 음식(고기ㆍ채소)은 반드시 잘라내고 먹어야 한다. 니트로소아민을 최대한 적게 섭취하기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 강력한 발암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은 아민과 아질산염이 만나면 생성된다. 아민은 어류 특히 염장한 마른 생선ㆍ훈제품에 많이 들어 있다. 아질산염은 햄ㆍ소시지의 발색제로 널리 쓰인다. 채소에 든 질산염이 체내에서 아질산염으로 바뀔 수 있다. 조리한 음식을 상온에 하루 가량 방치해도 음식에 함유된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변한다.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바뀌는 것을 막는 최선의 대책은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다.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것도 위암 예방을 위한 유익한 식습관이다. 음식을 오래 씹으면 음식이 잘게 부서지면서 침 속의 소화액이 골고루 닿아 위의 부담이 줄어든다. 잠들기 2시간 전부터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도 유효하다. 야식을 즐기면 한밤중에 위산 분비가 촉진돼 속이 쓰리고 새벽에 속이 불편할 수 있다.

 우유ㆍ감자ㆍ양배추는 대표적인 위암 예방 식품이다. 셋다 위 점막을 보호한다. 손상 받기 쉬운 위 점막을 잘 보호하는 것이 위암 예방의 기본이다. 위 점막은 매일 흡연ㆍ과도한 음주ㆍ자극적인 음식ㆍ뜨거운 것 등의 공세를 받는다. 이런 자극이 오래 지속되면 손상 부위에 발암물질이 침투해 위암을 일으킨다. 우유에 든 양질의 지방ㆍ단백질은 위 점막을 감싸주고 위에 생긴 상처를 아물게 한다. 위궤양 환자에게 우유를 마시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우유 단백질은 열에 약하므로 데우지 않고 그냥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 전에 마셔야 위 점막을 더 감싸준다. 우유를 즐겨 마시면 한국인이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영양소인 칼슘까지 보충할 수 있다.

 양배추엔 다양한 위암 예방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은 몸에서 소화되는 도중 ITCㆍ설포라판 등 항암물질을 생성한다. ITC는 발암물질이 몸 밖으로 빨리 빠져나가도록 한다. 설포라판은 1992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폴 탤러리 박사팀 의해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닌 것으로 밝혀진 물질이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설포라판은 위암 발생과 관련된 헬리코박터균의 활성을 억제한다. 동물실험에선 실제로 위암의 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배추는 섭취 방법에 따라 항암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 오래 익혀 먹기 보다는 날로 먹는 것이 좋다. 여러 연구에서 양배추를 오래 가열 조리해 만든 스튜 등은 위암 예방에 그리 효과적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배추엔 위 점막을 보호하고 재생을 돕는 비타민 Uㆍ비타민 K가 풍부하다. ‘항궤양 비타민’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비타민 U는 점막의 회복을 돕는다. 비타민 K는 궤양으로 인한 출혈을 막아준다. 양배추가 위궤양 예방식품으로 통하는 것은 이 두 비타민 덕분이다. 위궤양은 곧잘 위암으로 발전한다.

 브로콜리도 위궤양과 위암의 예방에 이롭다. 양배추와 마찬가지로 설포라판이 풍부해서다. 항산화 효과도 뛰어나다.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C와 E가 많이 들어 있다. 브로콜리보다 브로콜리 싹을 먹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브로콜리 싹엔 브로콜리보다 설포라판 성분이 20배나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된장ㆍ청국장ㆍ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도 위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된장에 든 대두 단백질이 위암 예방에 유용한 성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국내에선 콩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아이소플라본이 위암 예방을 돕는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아이소플라본은 여성의 갱년기 예방 성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이 10년 이상 2만여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콩의 아이소플라본이 위암 발생 위험도를 최대 90%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된장 등 콩 음식에 함유된 아이소플라본이 헬리코박터균의 성장을 억제한 결과로 풀이했다. 위암 예방을 위해 콩밥이나 두부, 발효된 형태의 된장을 꾸준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콩 요리를 할 때도 간을 싱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늘의 위암 예방 효과는 과학적인 근거가 여럿 있다. 미국ㆍ중국의 공동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늘을 연간 1.5㎏ 이상 거의 먹지 않은 사람(0.1㎏ 이하)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50%나 낮았다. 다른 연구에선 매일 마늘을 6쪽 가량 꾸준히 먹으면 위암 발생률이 30∼50%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늘은 위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헬리코박터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양파도 위암 예방 효과가 기대되는 식품이다. 미국 조지아 주 양파 생산지 주민들의 위암 발생률은 다른 지역 주민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양파에 베타카로틴ㆍ비타민Cㆍ셀레늄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됐다. 하루 3분의 1개 쯤 먹되 너무 오래 가열하지 말고 가능한 한 생으로 먹는 것이 양파의 항암 능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녹차도 추천할만하다. 일본 교토부립의대에서 쥐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 함유된 물을 쥐에게 28주간 매일 마시게 했다. 이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엔 맹물을 다른 그룹엔 EGCG(녹차에 든 카테킨의 한 성분)를 섞은 물을 16주간 매일 먹였다. 44주 후 결과가 확연히 갈렸다. 맹물을 마신 쥐는 암세포 발생률이 62%였다. 반면 EGCG가 함유된 물을 마신 그룹은 그 절반 수준(33%)에 그쳤다.

 연구팀은 녹차의 EGCG가 위암을 억제하는 작용을 했거나 녹차 자체가 위암 발생의 원인중 하나인 헬리코박터균을 죽이는 항균력(抗菌力)을 지닌 덕분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이를 근거로 헬리코박터균을 사멸시키려면 매일 진한 녹차를 서너 잔씩 마실 것을 권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위장병이 없다”는 옛말도 있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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