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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I 40 이상의 고도 비만인에겐 수술이 '남는 장사'
BMI 40 이상의 고도 비만인에겐 수술이 '남는 장사'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3.1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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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비만 수술 도중 숨질 확률 0.3∼0.5%

-위 밴드술ㆍ위 우회술ㆍ위 축소술이 대표적 

 

최근 비만대사수술(Bariatric surgery)인 위 밴드술의 재수술 위험이 위 우회술 보다 5배가량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스웨덴에서 나왔다. 

위 밴드술이나 위 우회술 등 비만 수술의 대상은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40 이상인 초고도 비만자다. 비만도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BMI는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BMI가 23∼25 미만이면 과(過)체중, 25∼30 미만이면 비만, 30∼40 미만이면 고도 비만, 40 이상이면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BMI 40 정도의 고도 비만이라면 지방세포에서 염증 물질이 과다 분비되면서 대사증후군을 포함한 각종 합병증이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다. 젊더라도 체중 감량에 들어가지 않으면 건강을 장담할 수 없다. 고도 비만은 당뇨병ㆍ고혈압ㆍ고지혈증ㆍ지방간ㆍ심혈관 질환ㆍ수면무호흡증ㆍ관절염ㆍ우울증 등 다양한 합병증의 직ㆍ간접적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각종 암의 위험인자다. 

고도 비만 환자와 가족은 비만을 단순히 미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선 안 되고 질병으로 간주해야 한다. 

 고도 비만이라면 단순한 식이요법이나 운동처방으론 문제를 해결하긴 힘들고 약물ㆍ수술 등 의학적인 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고도 비만 환자는 스스로 식욕조절이 어려운데다 섣불리 운동을 했다간 관절 건강만 악화될 수 있다. 

 비만 해소법은 오만가지다. 체중 줄이기란 절대 쉽지 않다.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해결하는 것이 베스트다. 이 방법으로 안 되면 체중 감량을 돕는다는 약을 복용하는 약물요법이 차선책이다. 수술은 마지막 수단이다. 수술 도중 숨질 확률이 평균 0.3∼0.5%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신 가장 확실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낸다. 비만과 관련된 사망률이 18.2%에 이르므로 고도 비만 환자에겐 수술이 ‘남는 장사’일 수 있다. 

 수술을 받다 사망하는 사람도 있고 부작용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으므로 수술 여부는 환자ㆍ의사 모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체중 감량을 위한 수술을 받다가 환자가 숨진 사례가 있다. 

 고도 비만이면서 운동ㆍ식사ㆍ행동요법을 철저히 했어도 호흡 곤란과 심장에 큰 부담을 느끼는 환자에게만 극히 제한적으로 시술돼야 한다. 

 고도 비만 환자 치료를 위한 비만대사수술을 배리아트릭(Bariatric)수술이라 한다. 그리스어로 체중을 뜻하는 ‘바로스(baros)’와 치료를 의미하는 ‘이아트릭(iatrike)’을 합성한 단어다. 위 밴드술ㆍ위 우회술ㆍ위 축소술이 대표적이다. 

 배리아트릭 수술 중 가장 간단하고 부담이 적은 것은 위(胃) 밴드 수술이다. 수술에 따른 사망률이 0.05∼0.1%다. 위 밴드술은 식도와 위가 이어지는 부위를 ‘위 밴드’로 묶어 위장으로 음식이 덜 내려가게 하는 것이다. 개복해서 위를 직접 자르지 않아도 되므로 외과 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으며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단 밴드 안의 풍선 부위에 주기적으로 식염수를 채우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위 밴드술을 받았다면 수술 후 4~6주 사이에 1차 필링(밴드를 조여 주는 시술)을 위해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4~6주 지나면 몸속의 위 밴드가 자리를 잡고 수술 상처도 거의 치유된다. 

 위 밴드술을 받은 것만으로 만사 OK는 아니다. 매주 1㎏ 정도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식사량을 평소의 1/3 이하로 줄여야 한다. 수술을 받기 전처럼 과식을 일삼는다면 식도 확장증이 생길 수도 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고 고지방ㆍ고열량 음식의 섭취도 자제해야 한다. 

 위 밴드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면 수술 후 식사량은 대폭 줄어든다. 식사량은 밴드 내에 있는 풍선을 부풀여서 조절한다. 수술이 잘못됐다면 밴드를 제거해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위 밴드술의 적용 대상은 BMI가 35 이상이거나, BMI는 30~35 사이지만 비만으로 인해 고혈압ㆍ고지혈증ㆍ당뇨병ㆍ관절염 등이 동반된 사람이다. 국내에선 가톨릭대학 계열 병원ㆍ인천 길병원 등과 일부 개원가에서 시술되고 있다. 

 위 밴드 수술이 적용되는 환자보다 체중ㆍBMI가 더 높은 사람에겐 위(胃) 우회술이 추천된다. 위를 15~20㎖ 정도로 조그맣게 만들어 나머지 위와 분리시켜 놓은 뒤 이 작아진 위와 소장을 연결시키는 수술법이다. 섭취한 음식 대부분이 위와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소장으로 바로 내려간다. 위 우회술을 받으면 음식의 섭취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음식의 흡수도 감소한다. 수술 후 살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위를 최대 99%까지 잘라내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위 우회술을 받으면 당뇨병까지 치료될 수 있다. 수술 뒤 인크레틴이란 호르몬의 변화 덕분으로 추정된다. 위 우회술을 받은 뒤 수일 만에 분명한 당뇨병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비만수술로 뿐만 아니라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방법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수술도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 

 위(胃) 축소술(소매절제술)은 위(胃)의 불룩하게 나온 부분을 아래위로 길게 잘라 위를 원통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을 받으면 위의 크기가 거의 10분의 1로 줄어든다. 위를 일부 잘라내면 식욕 촉진 호르몬을 생산하는 세포들도 함께 제거되기 때문에 식욕 감퇴는 물론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ㆍ고혈압 등 다른 질환의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역시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 

 고도 비만 환자가 배리아트릭 수술을 받으면 한 끼 먹는 양이 밥과 반찬 모두 합쳐도 종이컵 하나를 넘지 못한다. 국내에선 배리아트릭 수술이 대부분 구멍 몇 군데를 통해 수술을 하는 복강경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상처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수술 시간은 2시간 안팎이다. 복강경 수술을 받으면 수술 1∼2일 뒤엔 퇴원이 가능하다. 특히 위 밴드술은 당일 퇴원은 물론 다음 날부터 활동이 가능할 정도다. 다만 위 축소술ㆍ위 우회술은 일부 장기를 절제해야 하므로 합병증ㆍ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에선 BMI가 35~40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거나, BMI 40 이상이면 배리아트릭 수술을 고려한다. 미국에서 수술비용은 평균 2만6000달러. 미국에선 연간 20만 건 이상의 배리아트릭 수술이 실시되고 있다. 의료보험 적용도 받는다. 수술 자체의 위험보다는 수술 후 환자가 누리게 될 건강상 이익이 더 크다고 평가돼서다. 

 물론 수술이 만능은 아니다. 

 수술을 받으면 음식 조절이 이전보다 쉽게 된다는 것이지 수술 자체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고 나쁜 생활습관도 교정해야 한다. 

 위 우회술을 받으면 평균 33%, 위 밴드술ㆍ위 축소술을 받으면 평균 20%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체중이 50% 이상 빠지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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