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01 09:10 (월)
숲의 정기 피톤치드 최대로 마시는 법
숲의 정기 피톤치드 최대로 마시는 법
  • 문현아
  • 승인 2019.03.15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림욕 효과가 최대인 곳은 침엽수 많은 숲

-숲에선 2㎞를 20분에 걷는 정도가 적당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시기엔 오염이 적은 '착한' 공기가 건강 지킴이다. 도심을 빠져 나와 산에 오른 등산객이 깨끗한 공기를 들이 마시기 위해 애쓰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산림욕을 즐기면 숲의 정기인 피톤치드까지 함께 마실 수 있다. 피톤치드는 원래 각종 식물이 자기 방어를 위해 만들어낸 살균(殺菌)물질이다. 옛 소련 학자가 아카시아꽃ㆍ떡갈나무 잎을 폐결핵 균과 함께 두고 잠시 뚜껑을 닿아놓았다. 폐결핵 균이 사멸됐다. 두 식물에서 나온 피톤치드가 병원균을 죽인 것이다.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모기향이 모기만 죽이고 사람에게 별 영향을 미치지 않듯이 피톤치드는 인체에 해가 없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등 건강에 이롭다. 피톤치드의 스트레스 치유 효과는 임업연구원과 충북대 수의대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실험쥐에게 전기 자극이란 스트레스를 가한 뒤 피톤치드를 제공했더니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코티솔의 혈중(血中) 농도가 25∼70%(피톤치드를 공급하지 않은 쥐 대비)나 낮아졌다. 피톤치드는 흥분과 긴장을 덜어주며 혈압을 낮춰준다. 심장ㆍ폐를 튼튼히 해 심장병ㆍ기관지 천식ㆍ폐결핵 치료도 돕는다. 숲 속 깊숙한 곳에 폐결핵 환자를 위한 요양시설을 세우는 것은 그래서다. 심신을 맑게 하고 기분을 업(up)시키며 피로를 푸는 데도 피톤치드가 유용하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산에서 먹는 밥이 꿀맛인 것도 이 때문이다. 

 숲의 폭포ㆍ냇물ㆍ계곡물 등 물이 흐르고 물방울이 튀는 곳, 식물의 광합성이 활발한 곳에선 음(陰)이온이 많이 생성된다. 음이온은 몸에 축적된 양이온을 상쇄시켜 자율신경을 진정시키고 혈액 순환을 돕는다. 우리 몸은 긴장ㆍ피로ㆍ스트레스가 심할 때 양이온을 대량 방출한다. 특히 공기가 탁하거나 환기가 안 되는 곳에서 많이 생긴다. 과도한 양이온을 적절히 배출하지 않으면 신경장애ㆍ신경통ㆍ경련 등이 올 수 있다. 

 산림욕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곳은 소나무ㆍ전나무ㆍ잣나무 등 침엽수가 많은 숲이다. 같은 면적(1㏊)이라도 침엽수림(4㎏)에선 피톤치드가 활엽수림(2㎏)보다 두 배가량 더 나온다. 음이온도 침엽수림에서 더 많이 생긴다. 계절적으론 봄ㆍ여름, 시간적으론 오전 11시께가 피톤치드 생성의 피크 시간대다. 산림에서 최대한 오래 머무는 것이 좋지만 오전 11시를 중심으로 4시간(오전 9시∼오후 1시) 정도 산림욕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산꼭대기ㆍ산 밑보다는 산 중턱, 잔잔한 날보다는 바람이 부는 날의 산림욕 효과가 높다. 옷은 면ㆍ마 등 자연 소재로 만든 얇고 헐렁한 러닝과 반바지가 적당하다. 맨발로 숲을 걷다보면 울퉁불퉁한 돌이 발을 자극해 덤으로 지압(指壓)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신발을 신을 경우 발가락 끝이 여유가 있는 운동화가 권장된다. 

 건강을 위한다면 숲에서 앉아있기 보다는 걷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등에 땀이 밸 정도로 뛰는 것이 효과적이다. 약간 피로감을 느낄 때까지 걷는 것도 괜찮다. 숲에서의 보행 속도는 2㎞를 20분에 걷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동 거리는 2㎞부터 시작해 5㎞ㆍ10㎞로 늘려 간다. 노인과 어린이는 4㎞면 충분하다. 걷다가 피로가 느껴지면 멈춰 서서 큰 나무를 향해 심호흡을 해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다.

 산림에서의 호흡은 입으로 내쉬고 코로 최대한 깊이 들이마시는 것이 기본이다. 산림욕을 할 때 부드러운 흙길이 나타나면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걸어본다. 발을 통해 오감이 자극된다. 감각기관이 빠르게 열려 피톤치드 등 숲이 주는 기운을 더 많이 빨아들일 수 있다. 휴식할 때는 차가운 바위에 앉지 말고 맨땅이나 나뭇등걸에 앉아 척추에 무리가 덜 가도록 해야 한다. 숲에서 가족에게 편지를 써 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새소리ㆍ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감성이 풍부해져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진심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