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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닉 푸드, 네 대표 선수
에스닉 푸드, 네 대표 선수
  • 문현아
  • 승인 2019.04.11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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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닉 푸드, 네 대표 선수 (인도 커리)
에스닉 푸드, 네 대표 선수 (인도 커리)

-한식도 미국ㆍ일본에선 에스닉 푸드의 일종

-에스닉 푸드 용어 처음 사용한 것은 1970년대 미국 

 

음식ㆍ웰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에스닉 푸드’(ethnic food)라는 용어가 귀에 익을 것이다. ‘ethnic’은 ‘민족’을 뜻하는 영단어로 특히 마이너리티(minority), 즉 소수민족을 가리킨다. 

2004년 국어사전에도 오른 에스닉 푸드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1970년대 미국이다. 주류인 백인이 즐겨 먹는 음식을 뺀 멕시코ㆍ남미ㆍ아시아ㆍ아프리카 음식 등을 통틀어 에스닉 푸드라 불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는 "에스닉 푸드는 학문적인 용어라기보다는 주로 레스토랑 등 외식업에서 통용됐다"고 설명했다.

 이 용어는 그 후 일본에 ‘수입’됐다. 일본인은 일식과 미국ㆍ유럽 음식을 제외한 다른 민족의 음식을 에스닉 푸드라고 불렀다. 한식도 미국ㆍ일본에선 에스닉 푸드의 일종이었던 셈이다. 

 요즘 국내에서 에스닉 푸드는 제 3세계 국가 음식이나 동남아 음식들을 주로 일컫는다.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박사는 "엄밀히 말하면 중식ㆍ일식도 우리에겐 에스닉 푸드지만 이미 우리 식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대개 에스닉 푸드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에스닉 푸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2000년대부터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 이태원 외에선 에스닉 푸드를 맛보기 힘들었다. 다양성ㆍ웰빙을 추구하는 세대가 소비의 주축을 이루면서 에스닉 푸드 전문 음식점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배낭여행ㆍ어학연수 등 다양한 해외 경험을 쌓으면서 다른 문화ㆍ음식 등을 쉽게 받아들이는 풍토가 형성된 것도 에스닉 푸드의 확산에 기여했다. 

 국내에서 에스닉 푸드를 대표하는 음식은 인도 카레ㆍ베트남 쌀국수ㆍ태국 똠양꿍ㆍ멕시코 타코 등이다. 하나같이 웰빙음식이다. 

카레는 인도ㆍ파키스탄ㆍ스리랑카인의 전통 음식이다. 이곳에선 카레가 여러 가지 향신료를 섞은 소스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간장ㆍ된장처럼 인도의 카레는 카레소스인 셈이다. 카레의 주 원료는 생강과 비슷한 강황이다. 강황엔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인 커큐민이 풍부하다. 여기에 고수ㆍ후춧가루ㆍ계피ㆍ육두구ㆍ커민 등 20여 가지의 향신료가 추가된다. 카레는 서양에서 치매 예방 식품으로 권장된다. 학계에선 카레를 거의 매일 먹는 인도인의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발생률이 미국인 4분의1에 불과하고 암 환자가 적은 이유를 카레의 다양한 원료에서 찾고 있다. 

 쌀국수는 베트남어로 포(pho)다. 쌀 면에 육류ㆍ채소를 넣어 끓이되 먹기 직전에 숙주나물과 후추ㆍ고수 등 각종 향신료를 넣어 양념과 함께 먹는 음식이다. 포는 원래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 북부 음식이다. 베트남 전쟁 때 하노이의 요리사들이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호치민(사이공)을 중심으로 한 남부 베트남의 포가 대중화된다. 1975년 베트남이 공산화되면서 포는 미국ㆍ프랑스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요즘 우리가 즐기는 포는 하노이식이라기 보다는 미국식에 더 가깝다. 

 똠양꿍은 중국의 상어지느러미 수프, 프랑스의 부이야 베스와 함께 세계 3대 수프로 꼽히는 태국 음식이다. 태국어로 ’새우를 넣은 수프‘를 뜻한다. 신선로처럼 생긴 냄비나 도자기 냄비에 담아 끓이며 새우ㆍ생선ㆍ닭고기ㆍ버섯ㆍ레몬그라스ㆍ월계수잎ㆍ생강ㆍ라임즙ㆍ피시소스ㆍ고추 등 향신료가 들어가 오묘한 맛을 낸다. 우리의 김치찌개와 맛이 비슷하나 레몬이 들어 있어 신맛이 난다. 

 타코(taco)는 또띠야ㆍ프리졸과 함께 멕시코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또띠야에 고기ㆍ해물ㆍ채소 등 각종 재료를 싸서 먹는 음식명인 동시에 또띠야로 싸서 먹는 음식 섭취법이다. 또띠야는 옥수수 가루를 밀전병처럼 철판에서 얇게 구운 것이다. 대개 살사 소스를 끼얹어 먹지만 고기 타코의 경우 라임즙을 뿌리기도 한다. 

 이들 네 에스닉 푸드는 여러 식재료를 함께 넣어 만든(mixing) 음식이란 점에서 우리의 비빔밥과 닮았다.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해 동물성과 식물성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는데다 식재료끼리 상호작용을 일으키면 건강에 유익한 물질이 생성된다는 것이 이들이 웰빙식품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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