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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환경호르몬, 너 누구냐? -3.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영수증에서도 검출
[특집] 환경호르몬, 너 누구냐? -3.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영수증에서도 검출
  • 박태균
  • 승인 2019.04.22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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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영수증에서도 검출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영수증에서도 검출

 - 피부 통해 노출됐을 때 체내에 더 오래 잔류

 - FDA는 ”BPA가 안전하다“는 입장 유지

  

 플라스틱 용기ㆍ영수증 등 생활용품에 두루 쓰이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는 음료ㆍ식품 등으로 섭취했을 때보다 손으로 만져 피부로 흡수됐을 때 체내에 훨씬 더 오래 잔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지아잉류,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요나탄 마르틴 교수팀은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 (2017년)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구 참여자에게 BPA가 묻은 물질을 손으로 5분 동안 만지게 하고 2시간 뒤 손을 씻도록 한 뒤 소변ㆍ혈액 속의 BPA 함량을 주기적으로 측정했다. 1주일 뒤엔 일정량의 BPA가 든 과자를 먹게 한 뒤 같은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음식으로 섭취한 경우 5시간 뒤 소변 속 BPA 농도가 가장 높아지다가 24시간 뒤엔 거의 사라졌다. 가장 오래 남은 경우도 48시간 정도였다. 반면 피부로 흡수한 경우엔 만 48시간까지 계속 소변 속 농도가 높아졌다. 참여자 중 약 절반에선 5일, 나머지 약 절반은 1주일(168시간) 뒤에도 소변에서 BPA가 검출됐다. 가장 오래 잔류한 경우 212시간(약 8.8일)이었다.

 혈액 속 최장 잔류시간도 피부 흡수 때가 51시간으로 식품으로 섭취 때(7.5시간)보다 6배 이상 길었다.

 연구팀은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BPA를 식ㆍ음료로 섭취했을 때보다 피부로 흡수했을 때 노출 기간이 훨씬 더 길고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BPA가 함유된 영수증 용지를 손으로 만지면 훨씬 오래 체내에 잔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럽연합(EU)는 2019년부터 영수증 용지에 BPA 사용을 금지키로 했다.

 BPA는 폴리카보네이트ㆍ에폭시 수지 등 일부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되는 물질로 환경호르몬 의심물질 중 하나다. 에폭시 수지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화학물질에 의한 변형이 적어 식품이나 음료 캔의 보호용 코팅재로 널리 이용된다. 폴리카보네이트(PC)는 내구성ㆍ투명성이 뛰어나고 다른 플라스틱 재료와 혼용이 가능하며 열에 강해 장난감ㆍ물병ㆍ젖병ㆍ컵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대개 BPA가 함유된 식품 용기나 포장재에서 식품으로 흘러나온 BPA를 사람이 섭취하게 된다. 식ㆍ음료를 통한 BPA 섭취를 줄이려면 PC(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플라스틱 용기나 식품용 캔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뜨겁거나 액체 상태의 식품은 되도록 유리ㆍ도자기ㆍ스테인리스 소재의 용기에 담는 것이 더 안전하다.

 BPA가 진짜 환경호르몬이냐에 대해선 찬반양론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BPA가 기본적으로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2012년 7월부터 비스페놀 A를 사용한 유아용 젖병의 제조ㆍ수입ㆍ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비스페놀 A가 함유된 PC 소재 젖병의 실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정했다기보다는 아기만큼은 국내ㆍ외에서 안전성 논란을 부른 비스페놀 A로부터 온전히 자유롭게 한다는 사전 예방 차원의 조치였다. 미국 식품의약청(FDA)도 비스페놀 A에 대한 경고를 내리지 않고 있다. 식품에서 검출되는 비스페놀 A가 극소량이어서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봐서다. 유럽 식품안전청(EFSA)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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