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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3. 콩을 빼놓곤 장수 식품을 어떻게 논하랴?
장수식품 시리즈 -3. 콩을 빼놓곤 장수 식품을 어떻게 논하랴?
  • 박태균
  • 승인 2019.05.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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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3. 콩을 빼놓곤 장수 식품을 어떻게 논하랴?
장수식품 시리즈 -3. 콩을 빼놓곤 장수 식품을 어떻게 논하랴?

-혈관 건강에 이로운 콩 단백질

-뼈가 약한 사람에게도 콩 권장
 
 요즘 콩을 빼놓고 웰빙ㆍ장수식품을 언급할 수 있을까?
 전래 동화 ‘콩쥐팥쥐’에 등장할 정도로 우리 민족에게 익숙한 콩은 단백질ㆍ지방이 풍부한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국산 노란 콩 기준)은 100g당 36.2g에 달한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이래서다. 단백질의 ‘보물 창고’인 셈이다. 특히 라이신ㆍ루신 같은 아미노산(단백질의 구성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쌀ㆍ보리 등 우리가 주로 먹는 곡류의 영양상 결점을 보완해준다. 메티오닌ㆍ트립토판 같은 아미노산은 부족하다.  
 콩 단백질은 특히 혈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1회 제공량(보통 한 번에 섭취하는 양)당 콩 단백질이 6.25g 이상 든 식품에 대해 ‘심장병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건강 강조 표시를 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식단에서 동물성 단백질 25∼50g을 콩 단백질로 대체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24%나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콩 단백질(대두분리단백)을 10일간 먹은 쥐는 우유 단백질(카제인)을 섭취한 쥐에 비해 체지방이 평균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콩에 함유된 사포닌도 체내 지방을 줄여서 비만 치료에 이용된다. 사포닌은 콩을 물에 담그거나 삶을 때 거품이 일어나도록 하는 성분이다. 비누가 없었던 과거엔 이 물로 손을 씻기도 했다. 손이 젊어진다고 봐서다.
 지방 함량도 꽤 높다(100g당 17.8g). 콩이 콩기름의 원료가 되는 것은 이래서다. 천만 다행으로 콩의 지방은 절반 이상이 리놀레산이다. 리놀레산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의 일종으로 혈관 벽에 붙은 콜레스테롤을 떼어 준다. 
 콩의 웰빙성분으로 단백질이나 리놀레산 못지않게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아이소플라본이다. 
 아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식물 추출물을 가리킨다. 아이소플라본은 조리(가열) 도중 거의 파괴되지 않는다. 정제ㆍ캡슐 형태(보충제)나 콩류(두부ㆍ두유ㆍ된장ㆍ청국장ㆍ고추장ㆍ미소국ㆍ나토 등)ㆍ클로버를 통해 섭취할 수 있는데 세 가지 측면에서 건강에 유익하다.    
 첫째, 유방암ㆍ전립선암 등 호르몬 관련 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의 과잉 분비가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아이소플라본을 적당량 섭취하면 이 두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든다.  두부 등 콩식품을 즐겨 먹던 20, 30년 전에는 한국 남성에게 전립선암은 극히 드문 암이었다. 아시아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서양 여성의 6분의 1에 그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인종적인 차이일까? 아니면 식생활 등 생활 습관의 차이일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인종보다는 식습관 쪽에 무게를 싣는다. 콩제품을 많이 섭취한 덕분이라는 것이다. 일본 여성의 하루 평균 콩 섭취량은 29.5g으로 미국 여성의 0.9g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한국ㆍ일본ㆍ중국에서 유방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유방암이 여성에게 발생률 1위의 암으로 떠올랐다.
 둘째, 아이소플라본은 갱년기 장애ㆍ골다공증ㆍ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준다. 이 세 질병은 모두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 잦은 질병이다. 동양 여성이 서양 여성에 비해 갱년기 장애(얼굴 화끈거림ㆍ불안ㆍ불면ㆍ손에 땀이 남 등)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겪는 것은 콩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몇 년 전약 1,000명의 일본 여성(35~54세)을 대상으로 6년간 조사한 결과, 콩류 섭취량이 많을수록 안면 홍조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미폐경학회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갱년기 증상을 억제하려면 아이소플라본을 매일 50㎎씩 섭취할 얻을 것을 권장한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콩식품을 즐겨 먹으면 혈관 건강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낮아지고 혈관 건강에 유익한 HDL 콜레스테롤의 농도는 높아진다고 밝혔다. 
 갱년기 여성이 가장 조심해야 할 질병은 심장병이다. 폐경 이후엔 심장마비 발생 위험이 이전보다 10배나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심장병 예방을 도왔던 에스트로겐 분비가 거의 끊긴 결과이다. 따라서 갱년기 여성은 아이소플라본(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콩을 즐겨 먹는 것이 좋다.  아이소플라본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이 혈관에 달라붙는 것도 막아준다. 
 뼈가 약해 고민인 사람에게도 콩이 권장된다. 아이소플라본이 골밀도를 높여 골절ㆍ골다공증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한방에서는 콩 중에서 주로 서목태 품종을 골다공증 환자에게 추천한다. 
 셋째, 아이소플라본은 노화ㆍ암 등 성인병의 주범으로 지목된 유해(활성)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다.
 아이소플라본의 하루 권장량은 아직 설정되지 않았다. 매일 50∼100㎎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보는 학자가 많다. 두부 1모에는 150㎎, 두유 1팩(200㎖)에는 30㎎, 된장(15g)에는 5.5㎎, 나토(50g)에는 61㎎ 가량 들어 있다.
 아이소플라본은 두부ㆍ청국장ㆍ된장 등 콩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아이소플라본 보충제(알약) 복용으로는 별 효과를 얻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같이 다양한 건강 효과를 얻으려면 콩이나 콩제품을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할까?
 서양에서는 매일 콩 단백질을 25g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하루에 두부 2모 쯤 먹으면 이 양이 충족된다. 콩을 오랫동안 즐겨온 한국인의 경우 아침ㆍ저녁 식사 때 된장국ㆍ청국장ㆍ두부요리 등을 먹으면 충분하다. 
 콩을 조리할 때는 물에 너무 오래 삶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야 콩의 건강성분인 아이소플라본이 더 많이 남게 된다. 콩은 또 삶는 것보다 찌는 것이 아이소플라본을 더 많이 얻는 방법이다. 
 콩이 우수한 영양가를 가진 건강식품이지만 섭취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조직이 단단해서 소화가 잘 안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가루를 만들거나 가열한 뒤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삶은 콩과 볶은 콩은 생콩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화가 잘되는 편이다. 또 콩보다는 비지나 두부가 소화가 잘된다. 콩에는 트립신(단백질 분해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안티 트립신)이 들어 있는데 가열 처리하면 안티 트립신이 활성을 잃기 때문이다. 
 콩과 찰떡궁합인 식품으로는 다시마와 부추가 꼽힌다. 다시마는 콩의 사포닌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요오드를 보충해준다. 부추에는 콩에 부족한 비타민 AㆍC와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그러나 치즈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콩에 든 인이 치즈에 풍부한 칼슘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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