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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10. 혈당ㆍ혈압ㆍ콜레스테롤 수치 정상 유지 돕는 마늘
장수식품 시리즈 - 10. 혈당ㆍ혈압ㆍ콜레스테롤 수치 정상 유지 돕는 마늘
  • 방상균
  • 승인 2019.05.30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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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10. 혈당ㆍ혈압ㆍ콜레스테롤 수치 정상 유지 돕는 마늘
장수식품 시리즈 - 10. 혈당ㆍ혈압ㆍ콜레스테롤 수치 정상 유지 돕는 마늘

-마늘의 암 예방성분은 알리신ㆍ유황 화합물ㆍ셀레늄

-웰빙 채소인 것은 맞지만 과식ㆍ공복 섭취는 손해 


 오래 살려면 혈당ㆍ혈압ㆍ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 세 가지 수치를 정상 유지하는데 두루 유익한 식품이 마늘이다.
 서양에선 오래 전부터 마늘은 천연의 혈압강하제로 사용했다. 고혈압 환자에게 3개월간 마늘을 제공했더니 이중 40%에서 혈압이 내려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마늘 추출물의 혈압 강하 효과를 입증한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호주의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 50명에게 하루 4알씩 마늘 추출물을 먹게 하고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가짜 약(플라시보)을 먹게 했다.  12주 뒤 마늘 추출물을 섭취한 그룹은 플라시보 그룹에 비해 수축기(최고) 혈압이 10㎜Hg나 떨어졌다. 최고 혈압은 5㎜Hg만 낮아져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8%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10㎜Hg가 떨어졌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혈당 조절을 도와 당뇨병 환자에게도 권할 만하다. 마늘 추출물을 장기간 섭취한 뒤 당뇨병 합병증 발생위험이 감소했다는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Better Nutrition’ 1996년 9월).
 마늘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ㆍ심장병ㆍ뇌졸중 등 혈관질환 예방을 돕는다는 연구들도 수두룩하다. 
 한 예로 이탈리아엔 유난히도 협심증(심장병의 일종) 환자가 적은 마을이 있다. 역학조사를 통해 그 이유가 드러났다. 이 마을 주민이 어려서부터 매일 마늘 한쪽을 먹는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것이 비결로 추정됐다. 국내에서도 전남 고흥ㆍ경남 남해와 의령ㆍ경북 의성 등 마늘 주산지에 사는 주민은 심장병 발생률이 낮고 장수 노인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에선 마늘이 주성분인 기능성 식품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으로 이미 판매중이다.  
 마늘은 혈소판의 응집도 막아준다. 협심증ㆍ심근경색ㆍ뇌졸중 등 혈관질환은 혈소판이 뭉치면서 혈관을 막은 결과일 수 있는데 마늘이 이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삼겹살 등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마늘ㆍ양파를 필히 곁들이라고 권장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누구나 두려워하는 암을 예방하는 데도 마늘만한 식품을 찾기 힘들다. 
 암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여겨지는 40여종의 식물성 식품 가운데서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최고의 항암식품으로 선정한 것이 마늘이다.
 항암식품으로 주목 받게 된 계기는 미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실시한 대규모 역학조사였다. 여기서 마늘을 연간 1.5㎏ 섭취하는 사람은 잘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5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NCI와 중국 상하이(上海) 암연구소가 상하이 거주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마늘의 항암력을 잘 보여준다. 마늘ㆍ골파ㆍ양파를 즐겨 먹은 사람의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50~70%나 낮았다. 생마늘이나 익힌 마늘을 하루 반쪽 가량만 꾸준히 먹어도 위암ㆍ대장암 발생위험을 각각 50%ㆍ30%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도 나와 있다. 
 마늘의 암 예방성분으론 알리신ㆍ유황 화합물ㆍ셀레늄 등이 꼽힌다. 이들이 서로 협력해 항암력을 배가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방에선 ‘일해백리’(一害百利)의 식품으로 친다. 냄새 하나 빼고 100가지 이로움이 있는 채소라는 의미다. 마늘 고유의 냄새 성분이자 매운 맛 성분은 알리신이다. 마늘이 무엇에 찔리거나 잘려 조직이 상하는 순간 알린(유황 화합물의 일종으로 냄새가 없음)은 알리신으로 바뀐다. 
  ‘일해백리’는 “일해(알리신)가 없으면 백리(마늘의 다양한 웰빙 효과)도 없다”로 인식하는 것이 맞다. 혈관질환 예방을 돕는 성분도 알리신이다. 알리신은 피가 엉기고 굳어지지 않게 하며 혈전(피찌꺼기)을 막아준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춘다.     
  마늘은 자연의 항생제로 알려져 있다. 1858년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는 마늘이 항균(살균)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이 대유행했을 때 영국 런던에서 화를 면한 곳은 마늘ㆍ양파를 파는 상점뿐이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마늘에 든 유황 화합물의 살균력은 소독약인 페놀보다 15배나 강하다고 한다. 일본 히로마에대학 연구팀은 식중독균인 병원성 대장균 O-157에 오염된 물에 마늘 분말을 떨어뜨렸다. 6시간 뒤 O-157균은 모두 죽었다. 식중독 사고가 잦은 여름에 고기ㆍ생선 등을 먹을 때 마늘을 함께 섭취하라고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마늘의 알리신 등 항균성분이 위암ㆍ위궤양의 원인중 하나인 헬리코박터균도 죽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기 바이러스를 죽이는 등 항바이러스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할 때 유독 우리나라만 무풍지대였던 것은 마늘을 즐겨 먹은 덕분이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마늘은 6쪽(추운 곳에서 재배) 또는 8쪽(따뜻한 곳에서 재배)으로 쪼개진다. 색깔에 따라 백마늘(수분이 많은 논에서 재배)ㆍ홍마늘(황토 흙에서 재배)ㆍ흑마늘(생마늘을 자연 발효시킨 것) 등으로도 분류된다. 
 장수식품이자 웰빙식품이지만 과식이나 공복 섭취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마늘은 열성이 강해서 과다 섭취하면 발열ㆍ가래를 일으킨다. 생마늘을 빈속에 과다 섭취하면 위염ㆍ속 쓰림ㆍ위 점막 자극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장ㆍ간ㆍ신장에도 부담을 준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수와 암 예방 등 건강을 위해 먹는다면 생마늘 하루 한쪽이면 충분하다. “암 발생률을 절반으로 낮췄다”는 마늘의 1인당 연간 소비량(1.5㎏)을 하루로 환산하면 한쪽(5g)에 해당한다. 속 쓰림 때문에 생마늘 섭취가 꺼려진다면 대신 익힌 마늘을 하루  2~3쪽을 먹어도 괜찮다. 어린이나 고혈압 환자는 이의 절반이 적정 섭취량이다. 수술을 앞둔 환자는 수술 1주일 전부터 마늘 섭취를 줄인다. 마늘이 아스피린처럼 혈액을 묽게 할 수 있어서다. 수술 도중 지혈에 애를 먹을 수 있다. 평소에 몸에 열이 많아 얼굴이 쉬 달아오르거나 눈ㆍ입 등에 염증이 잦은 사람은 익힌 마늘을 먹는 것이 현명하다. 마늘의 열성을 누그러뜨릴 수 있어서다. 
 마늘성분이 든 보충제는 하루 600∼1000㎎ 복용이 권장된다. 우리 국민은 김치 등 평소 음식에서 마늘을 충분히 섭취하므로 굳이 보충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냄새 때문에 마늘 먹기가 망설여진다면 마늘 냄새 제거에 효과적인 파슬리를 요리에 곁들이는 것이 방법이다. 마늘에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껍질을 벗긴 뒤 익혀 먹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마늘 냄새는 가열하면 약해진다. 우유ㆍ치즈ㆍ육류ㆍ달걀 등 고단백 식품이나 땅콩ㆍ김 등을 함께 먹어도 마늘 냄새가 덜 느껴진다.  ‘마늘이 있는 식탁은 약국보다 낫다’는 옛말이 전해진다. 불교에선 음심(淫心)을 높이는 오신채(五辛菜)의 하나로 여겨 수도할 때 섭취를 금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나이 든 남성의 정력과 성욕을 높이는데 효과적인 식품이란 뜻이다.  방상균 기자 seduct1@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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