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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14. 치매 예방에 이로운 씹는 채소 우엉
장수식품 시리즈 -14. 치매 예방에 이로운 씹는 채소 우엉
  • 박태균
  • 승인 2019.05.3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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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14. 치매 예방에 이로운 씹는 채소 우엉
장수식품 시리즈 -14. 치매 예방에 이로운 씹는 채소 우엉

- 인내심 길러준다고 알려져 사찰음식 재료로 사용

-전체 당질의 절반이 천연 인슐린으로 통하는 이눌린


 “우엉을 많이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일본 속담이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중국에선 우방(牛蒡)이라고도 부르는 데 씨(우방자)를 이뇨제로 사용한다. 
 겨울이 제철인 우엉은 예부터 신진대사를 돕는 식품으로 취급됐다. 열량이 낮은데다 뿌리채소 가운데 식이섬유가 가장 풍부해 자근자근 두드려 요리해 먹으면 ‘만병의 근원’이라는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는 데 유용하다.
 우엉은 치매 예방에 이로운 씹는 채소다. 잘근잘근 오래 씹으려면 단단한 것을 먹어야 한다. 씹는 것이 채근이 돼야 하는 이유다. 채근은 우엉ㆍ토란ㆍ도라지ㆍ연근 등 뿌리채소다.
 요즘 웰빙 식으로 인기 높은 사찰음식에서도 우엉은 중요한 식재료다. 사찰음식 전문가인 선재 스님은 사찰음식 재료 중 웰빙 효과가 높은 것으로 우엉ㆍ연근ㆍ머위를 꼽는다. 이중 우엉ㆍ연근은 암의 재발 방지를 돕는 음식으로 친다. 머위는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연근은 몸을 정화시키고 혈전을 막아주는 채소로 분류한다. 선짓국을 끓일 때 연근을 넣으면 엉기지 않는 것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우엉은 인내심을 길러주는 채소로 알려져 사찰에서 많이 먹던 채소다.  
 독특한 향기와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기막힌 우엉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주로 뿌리를 먹지만 어린 순은 삶아서 무쳐 먹고 심장 모양인 잎은 기름에 튀겨 먹고 뿌리는 조려서 반찬으로 쓴다.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과 서부 아시아이며 야생종은 유럽ㆍ시베리아ㆍ만주 등에 자생한다. 
 우엉의 대표적인 웰빙 성분은 식이섬유이다. 식이섬유는 열량이 거의 없고 빠르게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비만 해소에 유용한 성분이다. 또 혈액에 엉켜 붙은 콜레스테롤을 흡착한 뒤 체외로 배출시킴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예방을 돕는다. 장을 깨끗하게 하고 변비를 예방하는 것도 식이섬유의 ‘착한 면’이다. 우엉을 잘랐을 때 나오는 끈적거리는 성분인 리그닌도 식이섬유의 일종인데 요즘 항암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리할 때 우엉은 가능한 한 얇게 썰라고 권하는 것은 자르는 도중 리그닌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여느 채소와 마찬가지로 우엉은 기본적으로 당질(탄수화물) 식품이다. 돼지감자(뚱딴지)ㆍ치커리ㆍ야콘 등에 풍부한 다당류인 이눌린(inulin)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도 우엉의 특징이다. 우엉은 전체 당질의 절반가량이 이눌린이다. 이눌린은 천연 인슐린(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이라 불릴 만큼 혈당 조절력이 뛰어나 당뇨병 환자에게 추천할만한 성분이다. 또 가슴앓이ㆍ위장 장애ㆍ피부 트러블 등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엉의 떫은 맛 성분은 녹차의 떫은 맛 성분과 같은 타닌이다. 타닌은 소염 효과가 있어 피부 건강에 이롭다. 여드름ㆍ땀띠ㆍ피부 소양증(가려움증)으로 고민이라면 우엉 뿌리나 잎을 물에 삶은 뒤 염증이 있는 부위에 발라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방에서는 우엉의 씨를 악실(惡實)이라고 하여 소염 약으로 사용한다.
 우엉엔 아르기닌이란 아미노산도 많이 들어 있다. 아르기닌은 강정 효과로 유명하다.
 마트에서 고를 때 뿌리가 지나치게 굵거나 가는 것은 피한다. 뿌리의 지름이 2㎝ 정도면 적당하다. 뿌리가 곧으면서 갈라지지 않고 수염이 적은 것이 양질이다. 수확한 우엉은 수염을 제거하고 흙을 적당히 털어낸 뒤 출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껍질을 벗긴 것보다는 흙이 약간 묻어 있는 것이 낫다.   
 대개 우엉은 볶음ㆍ조림ㆍ튀김ㆍ무침ㆍ샐러드ㆍ김밥 등에 들어간다. 기름에 볶으면 단맛이 강해진다. 육류ㆍ생선 요리에 조금만 넣어도 잡냄새를 없애 음식의 풍미를 높여준다. 아삭아삭한 맛을 살리려면 미리 데친 뒤 천천히 조리는 것이 요령이다. 추어탕의 재료로도 쓰이는데 미꾸라지 특유의 미끈미끈한 물질을 우엉이 흡수해주기 때문이다. 반찬으로 먹을 때는 쌀뜨물에 삶아 껍질째 조리해야 진정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우엉의 감칠맛은 껍질에서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엉 뿌리의 껍질은 표면을 씻거나 칼등으로 살짝 긁어내는 정도로 가볍게 손질하는 것이 맞다.  
 우엉 껍질을 벗긴 뒤 썰어 두면 금세 검게 변색된다. 식초 물에 담갔다가 변색을 막을 수 있고 떫은맛도 제거된다. 우릴 때는 물을 두세 번 가량 갈면서 충분히 우려내야 한다. 우엉을 삶으면 파랗게 변할 수 있다. 우엉에 든 칼륨ㆍ칼슘ㆍ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우엉의 안토시안 색소와 반응하기 때문이다.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니므로 안심해도 된다.
 흙이 묻은 우엉은 젖은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한다. 씻은 것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둔다. 
 우엉은 성질이 찬 채소다. 평소 몸이 냉하거나 설사가 있으면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엉과의 궁합이 상극인 식품으로는 바지락이 꼽힌다. 바지락엔 빈혈 예방을 돕는 철분이 풍부한데 우엉의 식이섬유가 철분의 체내 흡수를 방해해서다. 
 우엉과 ‘찰떡궁합’인 식품은 돼지고기다. 우엉을 돼지고기와 함께 요리하면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사라진다. 

박태균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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