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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20.임산부ㆍ노인 등 모든 연령대에 두루 권장되는 채소 시금치
장수식품 시리즈 - 20.임산부ㆍ노인 등 모든 연령대에 두루 권장되는 채소 시금치
  • 방상균
  • 승인 2019.05.31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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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20.임산부ㆍ노인 등 모든 연령대에 두루 권장되는 채소 시금치
장수식품 시리즈 - 20.임산부ㆍ노인 등 모든 연령대에 두루 권장되는 채소 시금치

 

-시금치의 가장  두드러지는 웰빙 효과는 눈 건강 개선

-야맹증 예방 돕는 비타민 A가 채소 중 가장 풍부 

 
  ‘살려줘요. 뽀빠이.’
 올리브가 외치면 뽀빠이는 시금치 통조림 한통을 입에 털어 넣는다. 팔뚝에 알통이 불끈불끈 생기면서 브루투스 등 악당을 때려눕힌다.  
 미국 정부가 시금치를 싫어하는 어린이에게 시금치를 많이 먹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시금치가 성장기 어린이에게만 유익한 채소라면 ‘슈퍼 푸드’, ‘채소의 왕’으로 꼽히기 힘들었을 것이다. 임산부ㆍ노인 등 모든 연령대에 두루 권할만한 식품이다.
 시금치의 웰빙 효과 가운데 두드러지는 것은 눈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이다.
 특히 ‘눈의 주름’으로 통하는 백내장, 노인 실명(失明)의 첫 번째 원인인 황반변성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백내장은 피부 주름과 닮은 구석이 많다. 나이가 들면 깊어지고 태양의 자외선을 오래 쬐면 생기며 눈(백내장)이나 피부(주름)에 활성산소가 장기간 축적되면 발생한다는 것이 공통된다. 가는 세월은 붙잡을 수 없고 햇볕을 일체 받지 않고 그늘에서만 지낼 수도 없다. 그나마 대처가 가능한 것은 항산화성분을 충분히 섭취해 활성산소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루테인ㆍ제아잔틴ㆍ베타카로틴은 눈을 보호하는 항산화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진이 45세 이상 간호사 7만여 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루테인ㆍ제아잔틴을 충분히 섭취한 사람은 적게 먹은 사람에 비해 백내장 수술을 받을 확률이 22%나 낮았다. 시금치엔 이 세 성분이 모두 들어 있다. 루테인은 하루 12㎎ 가량 섭취하면 적당하다. 익힌 시금치(한컵)엔 20㎎, 생 시금치(한컵)엔 4㎎ 들어 있다. 100g당 베타카로틴 함량은 36㎎으로 당근(14㎎)보다도 높다. 야맹증 예방 비타민으로 유명한 비타민 A가 채소 중 가장 풍부하다. 비타민 A는 시금치의 줄기보다 잎에 많다.
 시금치의 눈 건강 성분 ‘4인방’은 모두 지용성이다. 시금치를 기름에 살짝 볶거나 참깨를 뿌려 먹는 것이 좋은 것은 이래서다.
 시금치는 빈혈 예방ㆍ치료에도 이롭다. 빈혈은 생리를 하거나 임신 중인 젊은 여성만 걸리는 병이 아니다. 노인에게도 흔한 병이며 빈혈로 쓰러지면 골절 등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빈혈 예방을 돕는 철분 함량이 100g당 2.5~3.7㎎으로, 당근(0.7㎎)ㆍ고추(0.9㎎)ㆍ피망(0.5㎎)의 약 세배에 달한다. 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은 악성 빈혈 예방을 돕는다. 
 항암 식품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금치와 같은 잎채소엔 시금치와 같은 잎채소는 베타카로틴ㆍ비타민 Cㆍ비타민 E 등 항산화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암 예방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금치를 매일 꾸준히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은 35%, 대장암은 40% 정도 발병률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시금치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변비 예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시금치의 성분으로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이다. 혈액에 있는 ‘호모시스테인’이라는 물질이 증가하면 동맥경화가 생기기 쉬운데 엽산이 호모시스테인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엽산은 폐암 예방에도 기여한다. 특히 엽산과 비타민 B12를 함께 섭취하면 항암ㆍ동맥경화 예방 효과는 더 커진다. 시금치를 먹을 때 비타민 B12가 풍부한 쇠간ㆍ굴ㆍ조개ㆍ등 푸른 생선 등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시금치를 구입할 때는 잎이 싱싱하고 선명한 녹색을 띤 것을 고른다. 어린잎이 너무 많지 않고 뿌리를 잘랐을 때 단면이 싱싱하고 윤기가 나는 것이 상품이다. 한 뿌리에 잎이 많이 달려 있으면서 잎이 두껍고 길이가 짧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뿌리는 붉고 굵을수록 양질이다. 
 섭취할 때는 가능한 한 생채를 먹는다. 가열 조리하면 비타민 C의 30% 이상이 손실되기 때문이다. 시금치의 떫은 맛 성분인 수산은 데치는 과정에서 제거된다. 단 데칠 때 시금치의 서너 배에 달하는 물에 소금을 넣은 뒤 뚜껑을 열고 데쳐야 고유의 초록색(엽록소)이 유지된다.  
 보관할 때는 젖은 신문지 등에 싸서 비닐봉지에 밀봉해 냉장고에 넣어둔다. 잎 표면의 증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아프가니스탄 주변의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시금치는 한반도엔 고려 말이나 조선 초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시금치는 채소로서는 드물게 겨울에서 이른 봄까지가 제철이다. 사철 재배되나 내한성(耐寒性)이 강해 대표적인 겨울 채소로 분류된다. 특히 겨울 시금치는 추위와 눈보라를 맞고 자라 향이 강하고 당도가 높다. 
  중국의 고의서인 ‘본초강목’엔 시금치는 “혈맥(血脈)을 통하게 하고 속이 막힌 것을 열어 준다. 내장을 강화해 위장의 열을 없애고 주독(酒毒)을 풀어준다”고 기술돼 있다.
 ‘동의보감’엔 “혈액을 생성하고 출혈을 막으며 눈을 맑게 하고 변비를 없애는 효능이 있어서 노인성 변비ㆍ빈혈ㆍ눈 질환ㆍ코피에 유용한 채소”로 쓰여 있다. 
 웰빙 채소 시금치에도 약점은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떫은 맛 성분인 수산이다.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해 칼슘의 체내 흡수율이 낮출 뿐 아니라 장기간 과량 섭취하면 결석이 생길 수 있어서다. 한때 시금치를 많이 먹으면 결석이 유발된다고 해서 시금치 섭취를 꺼리는 사람도 있었다. 이는 하루에 시금치를 매일 500∼1000g 이상 섭취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한국인이 나물이나 국을 통해 한 끼에 섭취하는 시금치의 양은 30∼40g에 불과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금치와 ‘찰떡궁합’인 식품으로 흔히 참깨ㆍ참기름이 꼽힌다. 참깨에 풍부한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결석 방지 효과가 있어서다. 시금치나물을 무칠 때 참깨ㆍ참기름을 이용하면 시금치에 부족한 영양소인 단백질ㆍ지방까지 보충할 수 있다. 결석 환자는 시금치의 과량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수산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므로 칼슘보충제를 먹는 골다공증 환자는 시금치의 과다 섭취는 삼간다. 
 매우 드물지만 일부 예민한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칼륨 함량이 높은 편이어서 고혈압 환자에겐 유익하지만 신부전증 환자에겐 큰 부담이 된다. 유럽에선 데이트할 때 시금치 요리를 주문하지 않는다. 시금치가 치아 사이에 끼는 것을 싫어해서다. 한국 남성의 고춧가루와 같은 역할을 시금치가 대신 한다.

방상균 seduct1@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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