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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27. 사과와 쌍벽을 이뤄 온 웰빙 식품, 포도
장수식품 시리즈 - 27. 사과와 쌍벽을 이뤄 온 웰빙 식품, 포도
  • 방상균
  • 승인 2019.05.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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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27. 사과와 쌍벽을 이뤄 온 웰빙 식품, 포도
장수식품 시리즈 - 27. 사과와 쌍벽을 이뤄 온 웰빙 식품, 포도

-’콘플레이크‘의 왕, 존 켈로그 박사는 포도를 치료제로 간주

-포도 껍질에 묻은 하얀 가루는 솔비톨이란 단맛 성분  

 

장난 삼아 남의 채소ㆍ과일ㆍ가축을 훔쳐 먹는 것을 서리라 한다. 서리는 대개 도둑질과는 달리 주인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 과거 농촌에서 서리의 월별 대상은 음력 오뉴월엔 밀, 육칠월엔 참외, 칠팔월엔 콩,ㆍ복숭아ㆍ수박, 팔구월엔 포도ㆍ대추, 구시월엔 무ㆍ감, 동지섣달엔 닭이었다. 
 포도와 대추는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제철을 맞은 과일로 둘 다 장수식품이다. 
 특히 포도는 무더운 여름을 보내느라 고갈된 체력을 회복시켜 주는 고마운 과일이다. 저항시인 이육사의 시 청포도는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란 문장부터 시작된다. 여기서 7월은 음력 7월이다. 
 포도는 오래 전부터 사과와 쌍벽을 이뤄 온 웰빙 건강식품이다. 
  ’콘플레이크‘의 왕으로 통하는 존 켈로그 박사는 포도를 훌륭한 치료제로 여겼다. 1870년 당시 그는 자신의 병원을 찾은 고혈압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지 않고 포도를 하루 4.5kg~6.3kg씩 먹으라고 권했다. 심장이 약한 환자에겐 포도주를, 마른 환자에겐 하루 26번 포도를 먹으라고 했다. 
 남아프리카의 자연 요법 전문가 요한나 브랜트 박사는 1928년 ’포도 치료법‘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포도가 암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질병 치료에 유용한 식품이라고 주장했다. 
 포도의 원산지는 지중해와 서아시아로 알려져 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를 거쳐 전체 유럽으로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포도가 재배됐는지는 불분명하나 고려시대 이전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재배하는 포도 품종은 캠벌 얼리(Campbell Early)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거봉 순서다. 델라웨어ㆍ머스캣 베일리 품종도 재배된다. 맛과 색이 다양한 외국 품종도 많이 수입되고 있는데 주로 칠레산과 미국산이다. 
 포도의 주성분은 물(84%)과 탄수화물(100g당 15.1g)이다. 포도의 탄수화물은 대부분 포도당ㆍ과당 등 소화ㆍ흡수가 빠른 단순당이다. 포도당이란 명칭 자체가 포도에서 얻은 당이란 뜻이다. 포도를 먹으면 금세 피로가 풀리고 에너지가 재충전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포도는 단 맛과 신 맛을 함께 지니고 있다. 이중 단맛은 포도당과 과당이 내며 신맛은 포도에 든 주석산ㆍ사과산 등 유기산의 맛이다. 
 맛은 시다는 이유로 포도를 산성식품으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어떤 식품이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는 맛으로 알 수 없다. 해당 식품을 태웠을 때 남은 재의 산도(酸度)를 재 산성ㆍ알칼리성 여부를 판정한다. 
 포도를 비롯해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는 알칼리성 식품이며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육류는 산성 식품이다. 고기를 먹을 때 과일ㆍ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건강에 좋은 이유다. 
 포도가 암 예방을 도울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항산화 효과를 지닌 폴리페놀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폴리페놀은 우리 몸에 쌓인 녹이라 할 수 있는 활성산소를 없애준다.
 포도가 웰빙 식품인 것은 맞지만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특히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포도의 열량이 과일 중에선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국내에서 많이 재배되는 캠벌 얼리와 거봉의 100g당 열량은 거의 60㎉에 달한다. 거봉 큰 것 한송이(약 700g)를 앉은 자리에서 먹는다면 섭취 열량이 400㎉가 넘는다. 탄수화물 덩어리인 건포도의 열량은 100g당 274㎉에 달한다. 
 일부 예민한 사람에겐 포도에 든 폴리페놀과 타닌이 편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껍질엔 살충제 성분이 잔류할 수 있으므로 잘 씻어먹어야 한다.
 포도 껍질에 묻은 하얀 가루를 농약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포도에 든 솔비톨(sorbitol)이라는 단맛을 내는 당분이다. 솔비톨이 표면에 드러난 것을 블룸현상이라고 한다.  
포도 전체에 흰 가루가 고르게 묻어 있는 것은 신선하고 당분이 높은 포도다. 
’동의보감‘엔 “포도는 성질이 편안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기술돼 있다. 또 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기를 보하며  살을 찌게 한다는 대목도 있다.  중국 당나라 이시진이 쓴 ‘본초강목’에도 “포도는 소장을 이롭게 하고 이뇨작용으로 소변을 순조롭게 한다”고 쓰여 있다.
 한방에선 포도를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하기 쉽고 배가 차지며 아랫배가 더부룩해진다고 경고한다. 특히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섭취를 제한할 것을 당부한다.
 최근엔 포도 씨까지 새로운 웰빙 식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포도의 영양과 건강 성분은 껍질과 씨앗에 거의 다 들어 있다. 껍질엔 레스베라트롤, 씨엔 OPC라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OPC의 항산화 능력은 비타민 E의 50배, 비타민 C의 20배에 달한다. OPC는 혈소판이 서로 엉기는 것을 막고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심장병을 예방한다. 
 포도 씨를 그대로 먹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대부분 소화되지 않고 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대개는 적포도주나 포도 씨 추출물의 형태로 섭취하게 된다. 포도 씨 추출물은 이미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중이다. 그러나 포도 씨 추출물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학자도 많다.  
 포도 씨는 기름의 원료로도 쓰인다. 포도 씨 기름은 포도 열매가 지닌 건강상 효능ㆍ영양은 고루 갖춘 데다 발연점이 220도로 높고 산패 속도가 느리며 향이 강하지 않아서 튀김요리ㆍ샐러드 등에 두루 쓰인다. 100% 지방인 것은 분명하나 혈관 건강엔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는 높이고, 혈관 건강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는 데  포도 씨 기름 대부분이 불포화 지방이기 때문이다.  방상균 seduct1@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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