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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31. 식품계의 '천덕꾸러기'에서 장수식품으로 변신한 호두
장수식품 시리즈 - 31. 식품계의 '천덕꾸러기'에서 장수식품으로 변신한 호두
  • 박권
  • 승인 2019.05.31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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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31. 식품계의 '천덕꾸러기'에서 장수식품으로 변신한 호두
장수식품 시리즈 - 31. 식품계의 '천덕꾸러기'에서 장수식품으로 변신한 호두

-미국 등 선진국에선 호두를 '심장 보약'으로 인식

-국내에선 뇌 건강에 이로운 견과류로 여겨

 약 20 년 전만 해도 호두는 건강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그저 살이나 찌게 하는 식품계의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최근 서양에선 연어와 견줄만한 웰빙ㆍ장수 식품으로 새롭게 뜨고 있다. 호두가 심장병ㆍ암ㆍ당뇨병ㆍ인지기능ㆍ체중관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부터다. 요즘 선진국의 건강 관련 서적이나 뉴스에선 ‘연어 vs(대) 호두’ 가운데 어떤 것이 건강에 더 이로운지를 비교하는 기사를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예부터 호두 하면 먼저 뇌를 떠올린다. 한방에서도 “머리가 좋아지려면 호두를 먹을 것”을 권장한다. 호두가 뇌 모양을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동기상구’(同氣相求ㆍ동일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그 기운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라는 한의학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호두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심방과 심실로 나뉘어 있는 심장이 연상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호두를 ‘심장 보약’으로 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견과류를 꼽은 것도 호두ㆍ아몬드 등의 심장ㆍ혈관 보호 효능을 높이 평가해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4년 호두나 호두가 함유된 식품의 라벨에 “하루 1.5온스(약 43g, 8개 정도)의 호두 섭취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문구를 써 넣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기존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하루 1.5온스의 호두를 섭취하면 혈중 지방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등 심장 건강에 유익하다고 미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셈이다. 다만 ‘결정적인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를 달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연구팀은 매일 호두 43g과 호두 기름 한 찻숟갈을 6개월간 먹은 사람(비만한 남녀 23명 대상)은 보통의 식사를 하는 사람에 비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1%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뉴트리션'지 2004년 11월).
이처럼 호두가 심장에 좋은 것은 알파 리놀렌산(ALA)이 풍부해서다. ALA는 꽁치ㆍ고등어ㆍ정어리 등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한 DHAㆍEPA와 함께 오메가-3 지방 ‘3총사’로 꼽힌다. 이들은 모두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의 일종이다. 
 호두에 풍부한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이 체내에서 산화질소로 바뀌는데 이것이 혈관을 확장시킨다.
 호두엔 심장병 예방에 유익한 성분이 하나 더 있다. 장시간의 항공여행에 따른 시차 극복에 효과적인 성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멜라토닌이 그것이다. 멜라토닌은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다. 혈관에 쌓인 활성산소를 제거해 심장병 발생 위험을 낮춰준다. 호두를 즐겨 먹으면 혈중 멜라토닌 함량이 3배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자연의학에선 심장병ㆍ가슴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 호두 껍데기 안에 붙은 부분을 떼어 내 삶은 뒤 차로 만들어 매일 3컵씩 마실 것을 추천한다. 
 호두가 2형(성인형) 당뇨병의 예방ㆍ치료에 효과적이란 연구결과도 나왔다. 호두 등 견과류를 매주 5회 이상 먹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2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당뇨협회(ADA)의 학술지인 ‘당뇨병 케어’(Diabetes Care)지 2004년 12월호엔 2형 당뇨병 환자가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매일 호두 한 움큼을 더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되고 심장병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당뇨병 환자에게 호두를 하루 8~10개(30g)씩 6개월간 섭취하게 했더니 혈관 건강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0% 떨어지고,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라갔다는 것이다. 
 호두는 뇌 건강에도 이롭다. 호두에 든 칼슘ㆍ레시틴 성분은 뇌와 신경을 강화시키고 불면증ㆍ노이로제를 완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한방에서도 두뇌 발달과 숙면을 위해 호두를 갈아서 차로 만들어 마실 것을 추천한다. 
 호두는 암 예방과 알츠하이머병(치매)ㆍ파킨슨병 등 노화 관련 질환을 예방ㆍ지연시키는데도 기여할 것으란 기대도 받고 있다. 호두에 든 오메가-3 지방과 멜라토닌이 이 같은 역할을 한다고 봐서다. 
 호두 잎과 껍질은 충치ㆍ치석을 없애주고 치아를 건강하게 만든다.
 이처럼 호두는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견과류의 일종이지만 섭취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열량이 꽤 높다는 것이다. 말린 호두의 100g당 열량이 652㎉(볶은 것은 673㎉)에 달한다. 또 호두의 지방이 소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소화력이 약하거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는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호두의 건강성분인 오메가-3 지방도 오래 되거나 보관을 잘못해 산화하면 맛이 떨어질 뿐 아니라 과산화지질이란 유해물질로 변한다.   
 호두 껍데기를 이로 깨는 것도 금물이다.  음력 정월 대보름 새벽에 부럼을 깨물면서 “일 년 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기”를 기원하는 것이 오래된 풍습이다.
 부럼의 대표 격인 호두를 힘껏 깨물어 한 번에 부쉈다면 호두 껍데기 대신 치아가 먼저 상했을 수도 있다. 이런 ‘만용’은 절대 부려선 안 된다. 만약 부럼(호두)을 먹어서 피부가 좋아진다면 호두에 풍부한 비타민 B군의 일종인 나이아신 덕분일 것으로 추정된다. 
 호두의 원산지는 유럽이다. 지금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전 세계 호두의 66%가 생산된다. 국산 호두도 있지만 그 비율은 미미하다.
 여느 식물성 식품과는 달리 탄수화물 함량이 낮다는(100g당 12.6g) 것이 호두의 영양상 장점이다. 대신 단백질(15.4g)과 지방(66.7g)이 많이 들어 있다.
 호두는 가능한 한 껍데기가 붙어 있는 것을 사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껍데기를 깐 것은 공기 중에서 산화되므로 캔ㆍ병 등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둔다. 2~3개월 이상 지나 곰팡이가 피거나 지방(기름)이 산화(산패)한 것은 먹어선 안 된다.  박권 pkwon@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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