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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수명 차이는 국가마다 달라
남녀 수명 차이는 국가마다 달라
  • 문현아
  • 승인 2019.05.31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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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수명 차이는 국가마다 달라
남녀 수명 차이는 국가마다 달라

 

-이슬람 문화권에선 남성 수명이 여성보다 길어 

-종교도 남녀 수명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남녀 간의 수명 차이는 국가마다 다르다. 장수국가인 일본의 남녀 수명차는 7년, 미국은 5.6년, 싱가포르는 4.1년, 이스라엘은 3.7년이다. 드물지만 남성의 평균 수명이 오히려 더 긴 나라도 있다. 독일의 경우 1950년 이전에는 남자가 더 오래 살았다. 이슬람 문화권과 중국 신장성 지역은 지금도 여성보다 남성의 수명이 길다. 
 종교도 남녀 수명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 모르몬 교도의 남녀 수명 차이는 2년 정도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북쪽 애미쉬 마을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애미쉬 교인의 경우 남녀의 수명 차이가 거의 없다. 19세기에 스위스로부터 이주해 온 청교도들이 사는 애미쉬 마을은 ‘할아버지 장수촌’으로 유명하다.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위트니스’(Witness, 1985년 작품)에서 그려졌듯이 지금도 마차를 타고 곡괭이질로 농사를 짓는 등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밤이면 천지가 조용하다. 이곳 남성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농사일을 계속 한다. 이런 활발한 신체 활동이 애미쉬 남성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남녀의 평균 수명 차이가 6.7년으로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그 원인은 경쟁과 스트레스가 심한 사회 환경과 높은 흡연율ㆍ‘술 권하는 사회’회 등 생활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정년을 맞은 한국 남성은 사회적 기능을 잃고 방황한다.  한국 남성의 흡연ㆍ음주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도 남녀의 수명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식생활이 불규칙하고 직접 요리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으며 자기 건강관리 능력도 떨어진다.   
 남성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흡연과 음주이다.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43.1%로, 여성 3.9% 보다 10배 이상 높다(2009년 하반기 기준).  소주 7잔을 매주 두 번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율이 남성은 29%로 여성의 9%에 비해 3배 이상이다(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홀로 사는 남성 노인이 많다는 것도 남성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다. 고독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은퇴 후인 65살 이상 남성 노인 자살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112명으로 같은 나이대 여성 노인 44.7명보다 2배 이상 많다(2008년 통계청 자료).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조물주가 부여한 남녀의 원래 수명 차이는 길어야 2∼4년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남성이 금연ㆍ절주ㆍ체중조절 등 건강에 더 유의한다면 남녀 수명차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은 여성보다 일찍 숨지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성에 관심을 보이고 즐기는 ‘성 기대수명’은 여성보다 10년 가량 길다. ‘남자는 숟가락 들 힘이 있거나 문지방 넘을 힘만 있어도 여자를 밝힌다’는 말은 괜한 속설이 아니다. 
 미국 시카고대학 스테이시 린다우 교수팀은 75∼85세 사이의 남성은 같은 연령대의 여성보다 성적(性的)으로 더 활동적이고 관심이 높았다고 2008년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했다.  65∼74세 남성의 50% 이상, 75∼85세 남성의 26%가 성생활을 지속했으나 75∼85세 여성 중 성생활을 즐긴다는 사람은 17%에 불과해 현격한 남녀의 차이를 보였다. 시카고대학 연구팀은 남녀의 ‘성 기대수명’도 산출했다. 남성은 대개 자기 ‘기대수명’보다 10년 전에 성생활을 접는데 비해 여성은 자기 기대수명보다 20년 전에 성생활에 흥미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젊은 여성을 선호하는 것도 남성이 여성보다 수명은 짧지만 성 기대수명은 더 길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풀이했다. 
 75세 이상 남성 40%가 적어도 매년 한번 이상 성생활을 하며 90∼95세 남성도 11%가 성생활을 즐긴다는 연구결과가 호주에서 나왔다.

문현아 기자  moon@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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