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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사람에게 철분이 해로운 이유?
나이 든 사람에게 철분이 해로운 이유?
  • 박태균
  • 승인 2019.05.31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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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사람에게 철분이 해로운 이유?
나이 든 사람에게 철분이 해로운 이유?

-철분은 산소와 잘 결합하는 것이 특기

-생리 통해 매달 철분 배출하는 여성이 더 장수

철분은 몸 전체로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의 구성 성분이다. 철분이 결핍되면 혈액으로의 산소 공급이 부족해진다. 그 결과 숨이 차거나 어질어질한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
 철분 결핍성 빈혈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흔하다. 매달 생리 혈에 의한 과도한 철분 손실이 이유일 것이다. 철분은 혈액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뿐 아니라 근육에서 근색소(마이오글로빈)를 합성하는 데도 사용된다. 청소년에게 철분 섭취를 권하는 것은 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근육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철분의 섭취가 부족해지면 성장 발달과 생리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젊은 여성과 임산부, 어린이ㆍ청소년에게 쇠고기ㆍ돼지고기ㆍ닭고기ㆍ동물의 간과 콩팥ㆍ생선 등 철분이 풍부한 동물성 식품을 즐겨 먹을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철분은 산소와 잘 결합하는 것이 특기다. 철(鐵)이 공기 중에 노출돼 산소와 접촉하면 서서히 부식하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쇳조각(철)에 녹이 스는 것이다. 화학반응의 일종인 산화(酸化)가 일어난 결과다.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해 건물을 짓는 공사현장에서만 이런 산화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속에서도 산화가 일어나며 이를 흔히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라 한다. 철분과 산소가 반응해 활성산소가 생기는 것이다. 활성산소는 유전자(DNA)를 손상시키는 물질로 ‘노화의 주범’으로 통한다. 유전자의 손상이 일시적이거나 가볍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유전자의 손상이 장기간 쌓이면 암ㆍ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리기 쉬워지고 노화가 빨라져 결국에는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폐경 이전의 여성은 남성보다 천천히 늙는다. 협심증ㆍ심근경색 등 심장병에 걸리는 경우도 남성보다 훨씬 드물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일부 학자는 폐경 이전의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이유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덕분일 것으로 여긴다. 폐경 전 여성이 매달 겪는 생리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장수와 건강을 도울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 철 이온은 노화의 주범인 자유기(free radical, 활성산소)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 몸 안에 철분이 적으면 노화의 속도가 느려지고 심혈 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 
 생리를 통해 여성은 피 속에 포함된 철분을 매달 정기적으로 몸 밖으로 방출한다. 철분의 체내 축적량이 또래 남성보다 훨씬 적다. 어쩌면 생리가 여성의 장수를 돕는 셈이다. 
 강인한 체력을 지닌 사람을 철인(鐵人), 이들이 하는 운동을 철인 3종 경기, 카리스마와 추진력이 강했던 독일의 비스마르크를 ‘철혈(鐵血) 재상’, 영국의 대처 전 수상을 ‘철(鐵)의 여인’이라고 불렀듯이 철은 강함을 상징한다.  
 노화학자는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아이언 맨(Iron man)”이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영화 속 주인공인‘아이언 맨’은 강자지만 숙명적으로 몸에 철분을 쌓아두고 살 수밖에 없는 남성은 건강상 약자라는 뜻이다. 모두가 ‘아이언 맨’인 남성의 평균수명은 여성보다 7년가량 짧다. 매달 생리를 하는 여성과는 달리 남성은 헌혈 외에는 철분을 정기적으로 내보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 핀란드의 쿠오피오 대학과 미국 미네소타 의대가 공동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자주 헌혈한 남성 지원자들은 동맥경화ㆍ심장병 발생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박태균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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