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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건강한 식생활 1. '말썽 안 피우는 둘째'로 비유되는 탄수화물
아이의 건강한 식생활 1. '말썽 안 피우는 둘째'로 비유되는 탄수화물
  • 박태균
  • 승인 2019.06.06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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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 안 피우는 둘째'로 비유되는 탄수화물
'말썽 안 피우는 둘째'로 비유되는 탄수화물

-전분ㆍ글리코겐ㆍ식이섬유가 다당류의 대표

-별도로 권장량이 설정되지 않은 영양소 

 
 5대 영양소라고 하면 흔히 탄수화물ㆍ단백질ㆍ지방ㆍ비타민ㆍ미네랄을 꼽는다.
 이중 탄수화물을 당질, 지방을 지질이라고도 부른다. 당질ㆍ단백질ㆍ지질 등 ‘3질’은 모두 우리에게 에너지(열량)를 주는 영양소다.
 탄수화물은 흔히 ‘자녀 많은 집의 탈없이 자라는 둘째’로 비유된다. 엄밀히 말하면 영양소의 맏형이다.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열량의 65% 가량을 탄수화물을 통해 얻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우리가 주식으로 하는 쌀을 비롯해 보리ㆍ밀ㆍ옥수수ㆍ감자ㆍ고구마ㆍ채소ㆍ과일 등 식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 있다. 탄수화물을 만드는 생산공장은 식물의 엽록소이다. 식물성 식품이 탄수화물 식품인 것은 그래서다. 식물의 탄수화물을 사람이나 동물이 섭취하면 활동하는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로 전환된다. 탄수화물 1g을 섭취하면 4㎉의 열량을 얻게 된다.
 탄수화물을 영어로 ‘carbohydrate’라고 쓴다. 탄소(carbon)와 물의 결합체란 의미다.
 탄수화물의 기본 단위는 단당류다. 포도당ㆍ과당ㆍ갈락토스가 여기 속한다. 이중 포도당은 포도에 많이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람의 혈액엔 탄수화물이 포도당의 형태로 들어 있다. 음식을 먹은 뒤 혈당이 올라가는 것은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과당은 과일에 주로 함유돼 있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단당류 가운데 맛이 가장 달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고과당 시럽(HFCS)은 탄산음료ㆍ과일 주스 등에 들어간다. HFCS의 과다 섭취는 비만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락토스는 우유에 든 유당(이당류)의 구성 성분이며 단당류 중 단맛이 가장 약하다.
 단당류 두개가 화학적으로 묶인 것이 이당류이다. 설탕(포도당+과당)ㆍ맥아당(포도당+포도당)ㆍ유당(포도당+갈락토스)이 여기 해당한다. 이중 설탕(자당)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에, 유당은 우유ㆍ유제품에 풍부하다. 맥아당은 천연 식품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맥주나 유아식을 생산하는 업체에서 주로 이용한다.    
 올리고당은 단당류 3∼10개로 구성된 탄수화물이다. 대두ㆍ완두콩ㆍ렌즈콩 등 콩류에 많이 들어 있다. 최근에는 올리고당이 다양한 건강 효능을 지닌 것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프락토올리고당은 장내에 존재하는 유익균인 비피도 박테리아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이 있어 각종 가공식품에 첨가되고 있다.
 단당류가 10개 이상 연결돼 있는 것을 다당류라 한다. 전분ㆍ글리코겐ㆍ식이섬유(섬유소)가 여기 속한다.
 식물은 포도당을 전분 형태로 저장한다. 전분에는 아밀로스와 아밀로 펙틴, 두 종류가 있다. 식물은 아밀로스와 아밀로 펙틴을 모두 갖고 있다. 쌀ㆍ밀ㆍ보리ㆍ옥수수 등 곡류와 빵ㆍ파스타 등 곡류 제품, 콩류ㆍ감자ㆍ호박 등에 전분이 풍부하다. 전분은 가열하면 끈끈해진다. 요리할 때 음식의 질감과 안정성을 위해 첨가하기도 한다.
 사람이나 동물은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전환한 뒤 주로 간과 근육에 소량 저장한다. 글리코겐을 ‘동물성 전분’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래서다.
 식이섬유는 전분처럼 식물에만 존재한다. 포도당의 연결방식이 전분과는 다르다. 사람의 장에는 식이섬유를 구성하는 포도당의 연결고리를 끊어주는 소화효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몸은 식이섬유를 소화시키지 못한 채 대변으로 내보낸다. 식물의 형태를 유지시켜 주는 식이섬유의 역할은 흔히 동물의 뼈에 비유된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는 수용성(水溶性) 식이섬유와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不溶性) 식이섬유로 구분할 수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만복감을 주고 포도당의 흡수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비만ㆍ당뇨병 예방을 돕는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준다. 이것이 고지혈증 환자에게 수용성 식이섬유를 권하는 이유이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되므로 배변량과 배변 속도를 증가시킨다. 불용성 식이섬유가 변비 예방 성분으로 통하는 것은 그래서다.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는 같은 식품 내에 함께 존재하기도 한다. 사과의 경우 껍질에는 불용성 식이섬유(셀룰로스)가 과육에는 수용성 식이섬유(펙틴)가 풍부하다. 
  단당류와 이당류를 단순당(단순 탄수화물), 올리고당과 다당류를 복합당(복합 탄수화물)이라 한다.
 어린이는 단 맛을 좋아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음식에 단맛을 주는 것이 단당류(포도당ㆍ과당ㆍ갈락토스)와 이당류(설탕ㆍ유당ㆍ맥아당)이다. 이들을 천연 감미료라고 한다.  이에 대비되는 것이 인공 감미료다. 아스파탐ㆍ사카린ㆍ수크랄로스ㆍ당알코올(자일리톨ㆍ솔비톨ㆍ만니톨 등) 등이 여기 속한다.
 탄수화물은 따로 권장량이 정해져 있지 않다. 지금까지 탄수화물 결핍으로 인한 질환이 보고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 하루에 탄수화물을 50∼100g은 섭취하는 것이 좋다. 케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탄수화물의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단백질과 지방만으로 구성된 식사를 계속하면 케톤증이 생길 수 있다. 케톤증은 지방 대사의 중간 산물인 케톤체가 혈액에 증가하는 증상으로 식욕 저하ㆍ다뇨증ㆍ갈증ㆍ숨쉴 때 아세톤 냄새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어린이의 케톤증을 방치하면 두뇌 발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비만ㆍ당뇨병 유발 가능성이 있다. 혈액에 있는 포도당이 세포 내로 이동하려면 인슐린이란 호르몬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슐린의  주된 역할은 혈당 낮추기라고 볼 수 있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면 혈액에 있는 포도당이 세포 내로 들어가지 못해 고혈당이 나타나고 소변으로 당이 배설된다. 이것이 당뇨병이다. 
 탄수화물은 유당불내증과 충치의 원인도 된다.
 입안에 음식 찌꺼기, 특히 설탕과 충치균이 모여서 치아 표면에 플라그를 형성하면 충치(치아 우식증)가 생기기 쉬워진다. 충치균 등 세균은 설탕을 발효시켜 젖산을 생성한다. 이에 따라 pH가 4까지 떨어진다. pH가 5.5 이하로 내려가면 차아의 에나멜층이 침식돼 충치가 발생한다.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아이의 간식거리로 신선한 채소ㆍ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유당불내증은 어린이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건강한 어린이와 성인의 장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락타제)가 충분히 분비되기 때문이다. 유당 불내증의 원인은 소장에서 유당분해효소가 부족하거나 분비되지 않는 것이다. 소화되지 않은 유당이 대장으로 넘어온 뒤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돼 가스를 생성함으로써 복통ㆍ설사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유당불내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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