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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건강한 식생활 8. 육식 즐긴 구석기인은 현대인보다 더 건장
아이의 건강한 식생활 8. 육식 즐긴 구석기인은 현대인보다 더 건장
  • 박태균
  • 승인 2019.06.08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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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 즐긴 구석기인은 현대인보다 더 건장
육식 즐긴 구석기인은 현대인보다 더 건장

-한방에서 고기는 허약한 기혈 보충용 식품

-콜레스테롤ㆍ비타민 D는 사람이 직접 합성    

 

호랑이 등 고양잇과(科) 동물은 체내에서 영양소를 만들지 못한다. 다른 동물을 잡아먹으면 필요한 영양소를 바로 얻을 수 있어서다. 사람은 일부 영양소를 체내에서 합성한다. 콜레스테롤ㆍ비타민 D 등이 좋은 예다. 사람에게도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 영양소가 있다. 발린ㆍ루신ㆍ이소루신ㆍ메티오닌ㆍ트레오닌ㆍ라이신ㆍ페닐알라닌 등 필수 아미노산과 리놀산ㆍ리놀렌산ㆍ아라키돈산 등 필수 지방산이 여기 속한다.
육식을 위주로 한 식생활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우리 국민의 육류 섭취량은 계속 증가 추세다. 하루에 섭취한 식품의 20% 이상이 동물성 식품이다. 국민 전체로 보면 아직 문제가 없어 보이나 개중엔 이미 도를 넘은 육식파가 적지 않다. 
 극단적인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면 보통의 사람은 육식과 채식을 함께 즐긴다.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잡식성 동물이다.
 인간의 식성이 잡식으로 굳어진 것은 아주 오래 전이다. 인간의 조상은 채집과 수렵생활을 했다. 여기서 채집은 채식, 수렵은 육식을 가리킨다. 250만 년 전의 원인(原人)은 채식보다 육식이 주였다. 이들의 유적지를 출토하면 식물성 유물은 희귀한 데 반해 고기 절단용 돌과 도구 등은 눈에 자주 띈다. 육식은 채식에 비해 체구를 키우는 데 유리한 식사다.
육식을 즐긴 구석기인은 현대인보다 오히려 더 건장했다. 구석기시대 남성의 평균 신장은 1m77.2㎝에 달했다. 그 후 농경시대(청동기)가 시작되면서 1m66㎝로 작아진다. 동양인 중 몽골인의 체격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육식 위주의 식사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황량한 몽골의 초원에선 채소ㆍ과일이 거의 자라지 않아 육식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육류는 고단백 식품이다. 전체의 20% 이상이 양질의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고기엔 비타민 B1ㆍB2ㆍ니아신 등 비타민과 철분ㆍ아연ㆍ칼슘ㆍ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채식만 해선 절대 섭취할 수 없는 콜레스테롤ㆍ비타민 B12ㆍ비타민 K의 훌륭한 공급원이기도 하다.
 지나친 육식(특히 적색육)은 건강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비만ㆍ동맥경화ㆍ고혈압ㆍ통풍ㆍ우울증ㆍ암 등 다양한 질병을 부른다.
국내에서 대장암은 20∼30년 전만 해도 극히 드문 암이었다. 최근 들어 대장암이 위암 못지 않게 다발하는 것은 육식 위주의 서구식 식생활 탓이 크다. 
육식을 즐기면 동물성 지방(포화 지방)의 섭취가 늘어 ‘만병의 근원’이란 비만이 되기 십상이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대장암 발생률이 1.5배나 높다. 유방암ㆍ전립선암ㆍ식도선암ㆍ대장 용종 등도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육류 섭취량이 늘면 곡류ㆍ채소(탄수화물 풍부) 섭취량은 줄게 마련이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행복 물질’로 통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저하돼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 
'동의보감'에선 “날짐승과 들짐승의 고기를 많이 먹으면 수명을 재촉한다”고 쓰여 있다. “소갈병(당뇨병)으로 몸이 수척해지고, 중풍(뇌졸중)으로 반신마비가 되는 것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은 탓”이라 했다. 현대의학의 병인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한방에서 고기는 허약한 기혈(氣血) 보충용 식품이다. 산후식ㆍ노인식ㆍ병후 회복식으로 썼다. 한의학에선 육상 동물의 고기는 양기(陽氣)를 보충하지만 몸 안에서 열(熱)ㆍ담(痰)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평소 몸에 열이 많고 염증이 잘 생기는 사람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생선 등 수생 동물의 고기는 음기(陰氣)를 보충한다고 여긴다. 단 너무 짜게 먹지는 말아야 한다. 
 육식보다 채식을 권하기는 동서의학 간 차이가 없다. 한방 양생법으로 소육다채(少肉多菜ㆍ고기는 적게 먹고 채소를 많이 먹는다)와 부자미 양혈기(簿滋味 養血氣ㆍ입맛을 담백하게 해 혈기를 기른다)를 강조한 것은 그래서다.
 한국영양학회가 정한 성인의 1회 적정 육류 섭취량은 한 접시(60g)이다. 닭고기 한 조각(60g), 생선 한 토막(50g)이 한 끼 적정 분량으로 정해졌다. 이는 각각 단백질 약 12g에 해당되는 양이다. 이들 세 종류의 고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24∼36g이다. 일반적으로 1일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자신의 체중 ㎏당 1g가량이다. 체중이 50㎏인 사람은 하루에 단백질을 50g 섭취하는 게 적당하다. 각종 고기 섭취를 통해 채우지 못한 단백질은 콩ㆍ두부ㆍ메밀 등 식물성 식품을 통해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만ㆍ암 등을 예방하려면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적색육의 섭취를 하루 50~80g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닭고기ㆍ오리고기ㆍ칠면조고기 등 백색육은 껍질에 건강에 유해한 지방이 몰려 있으므로 반드시 벗기고 먹어야 한다. 
고기를 먹을 때 채소를 곁들이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채소엔 식이섬유ㆍ비타민 C 등 육류엔 없는 소중한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채소에 든 항산화 성분은 각종 발암물질과 유해산소를 없애 준다.
 고기를 조리할 때는 가능한 한 태우지 말아야 한다. 숯불구이 등 직화(直火)를 하거나 고열을 가하는 것도 피한다. 기름에 튀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연구에선 적색육 자체보다 고온에서 조리하는 것이 건강에 더 해로운 것으로 밝혀졌다. 육류를 태우거나 고온 조리하면 HCAㆍPAH 등 발암 가능물질이 생길 수 있다.
 우리 조상의 조리 방식대로 고기를 찌거나 삶아 먹으면 발암물질은 생성되지 않는다. 고기는 생선→백색육→적색육 순서로 ‘헬스 프렌들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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