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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푸석푸석해지면 먼저 체크해야 하는 이것은?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면 먼저 체크해야 하는 이것은?
  • 박태균
  • 승인 2019.06.09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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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푸석푸석해지면 먼저 체크해야 하는 이것은?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면 먼저 체크해야 하는 이것은?

-먹는 콜라겐은 체내에 잘 흡수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

-고체 상태인 콜라겐을 물에 넣고 끓인 것이 젤라틴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탄력이 떨어졌다면 피부를 구성하는 콜라겐이 부족해진 탓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피부는 표피층ㆍ진피층ㆍ피하조직(지방층) 등 3층으로 구성돼 있다. 피부 건강의 핵심 부위인 진피층은 콜라겐ㆍ엘라스틴ㆍ히알루론산 등으로 이뤄져 있다. 진피층의 90%가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피부가 본래의 모양과 단단함을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피부 유지를 위한 뼈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진피층에 콜라겐이 부족해지거나 손상되면, 피부 모양이 붕괴돼 깊은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푸석해지면서 탄력을 잃는다. 모발도 콜라겐의 영향을 받는다. 진피층에 콜라겐이 풍부해야 모발도 풍성하게 자랄 수 있다. 콜라겐은 피부와 모발 건강 모두에 유익한 성분이다. 콜라겐은 세포와 세포사이를 연결하는 고리사슬과 같은 역할도 한다. 관절ㆍ연골에 탄성(彈性)을 부여해 충격 흡수에도 기여한다.
 관절염의 한방명은 ‘역절풍(歷節風)’이다. 뼈마디가 쑤시고 붓고 아프다는 뜻이다. 관절염을 한방에선 “관절에 풍(風)ㆍ한(寒)ㆍ습(濕)ㆍ어혈(瘀血)ㆍ담음(痰飮) 등이 뭉쳐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탓”으로 풀이한다. 관절 건강을 돕는 성분으로도 콜라겐이 꼽힌다.  
 콜라겐(교원질)은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뼈ㆍ연골ㆍ힘줄ㆍ피부와 생선의 비늘 등을 구성하는 단백질이다. 우리 몸속의 콜라겐은 20대를 넘어서면 해마다 1%씩 줄어든다.  40대가 되면 20대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콜라겐의 생성속도보다 분해속도가 빨라져 주름이 생기고 노화가 급속히 진행된다. 콜라겐 보충이 주름개선ㆍ피부노화 억제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는 것은 그래서다. 콜라겐 감소는 노화뿐 아니라 자외선ㆍ흡연ㆍ폐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햇볕의 자외선 A는 콜라겐을 파괴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피부 노화를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반드시 챙겨 바르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담배를 피우면 몸속에 활성산소(세포를 손상시키는 산소)가 많아져 콜라겐이 분해된다. 폐경을 맞으면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호르몬 분비가 급감해 콜라겐이 거의 합성되지 않는다. 여성은 폐경 후 5년 내에 체내 콜라겐의 30%를 잃는다. 
 고체 상태인 콜라겐을 물에 넣고 끓인 것이 젤라틴이다. 예로, 돼지 족발을 삶으면 불용성인 콜라겐이 수용성인 젤라틴으로 바뀐다. 한방에선 젤라틴을 교(膠)라 한다. 관절질환의 예방ㆍ치료제로 쓴다. 약재명 끝에 ‘교’자가 들어가는 아교(당나귀 피부)ㆍ녹각교(사슴의 녹각)ㆍ구판교(거북의 배딱지)ㆍ별갑교(자라의 등딱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교’는 한방에서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주로 처방된다.
 콜라겐ㆍ젤라틴은 모두 피부ㆍ연골의 구성 성분인 만큼 관절 건강, 피부 노화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방 이론 중 ‘동기상구’(同氣相求)란 것이 있다. ‘삼베옷이 해어지면 삼베로 꿰매고, 양은그릇이 구멍 나면 양은으로 때워야 한다’는 것이다. 과음한 다음 날 애용하는 선짓국이 좋은 예다. 간의 구성 물질과 유사한 선지를 먹어 간의 해독능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무릎 관절염 환자를 소의 무릎을 닮은 우슬(牛膝)이란 식물로 치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퇴행성관절염의 한방약인 교제(膠劑)도 동기상구 이론에 근거한다. 
 콜라겐이 풍부한 음식을 찾아 먹는 것도 관절 건강ㆍ피부 미용에 이로울 수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음식에 든 콜라겐은 고분자  형태여서 위에서 분해돼 체외로 배출된다는 이유에서다. 
  ‘어두육미’는 생선은 대가리가 진미란 뜻이다. 생선 대가리엔 맛이 깊은 콜라겐이 풍부하다. 생선 중에서 몸의 대부분이 대가리인 놈이 아귀다. 아귀의 대가리엔 쫀득쫀득한 콜라겐이 가득하다. 연골이 많아 맑은 탕이나 찜으로 요리하면 젤라틴이 우러나 시원한 맛을 낸다.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생선인 명태와 대구도 콜라겐이 넉넉하게 든 생선이다. 특히 대가리 부위에 많다. 대구뽈탕ㆍ대구뽈찜은 ‘젤라틴 공급소’다. 대구살보다 대구뽈(대가리)이 더 비싼 것은 젤라틴이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관절 건강엔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생선이 그만이다. 통째로 먹으면 콜라겐을 몽땅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질환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한의사가 멸치와 전어를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멸치를 통째 먹으면 껍질ㆍ비늘ㆍ뼈ㆍ대가리ㆍ지느러미ㆍ내장 등에 함유된 콜라겐을 빠짐없이 섭취할 수 있다. 멸치엔 칼슘도 풍부해 골다공증을 동반하기 쉬운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겐 보약이나 다름없다. ‘가을 전어’도 꼬리를 잡고 대가리부터 시작해 꼬리까지 꿀꺽 삼켜야 제대로 먹었다고 할 수 있다. 가을 전어의 고소한 맛의 비밀도 콜라겐이다.
 나이가 들어 관절이 약해졌을 때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음식이 곰탕이다. 곰탕은 소의 사골(四骨, 네다리 뼈)을 솥에 넣고 밤새 정성껏 고아낸 탕이다. 달인 국물을 식히면 위에 기름층이 뜬다. 이 기름은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으로, 고지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남은 국물은 묵처럼 엉긴다. 이것이 사골에서 우러나온 젤라틴이다. 사골은 소의 다른 뼈에 비해 젤라틴 함량이 높다. 사골로 곤 곰탕은 관절ㆍ뼈 건강을 위한 묘약으로 평가된다. 젤라틴은 도가니탕ㆍ설렁탕에도 풍부하다. 포장해 집으로 가져와 냉장고에 넣어둔 뒤 다음 날 엉켜 있으면 젤라틴, 그렇지 않으면 요구르트 등 다른 이물질을 섞은 것이기 십상이다.
 생선의 뼈ㆍ연골ㆍ껍질ㆍ지느러미ㆍ꼬리도 콜라겐이 숨어 있는 부위다. 
 홍어는 뼈가 연골이다. 뼈째 썰어 회로 먹거나 쪄서 찜으로 먹으면 콜라겐을 다량 섭취할 수 있다. 복어껍질은 생선 껍질 중에서 콜라겐의 맛을 가장 잘 음미할 수 있는 부위다. 일식당에서 나오는 민어ㆍ도미 껍질, 고급 중국요리인 샥스핀(상어 지느러미)의 주성분도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소ㆍ돼지ㆍ닭고기에도 숨어 있다. 등심의 가운데쯤에 있는 새끼손가락 굵기의 노란 심줄이 콜라겐 덩어리다. 중국의 마오쩌둥이 보음제로 즐겨 먹었다는 돼지 껍질도 훌륭한 콜라겐 보충제다. 돼지 껍질 바로 밑에 있는 것이 콜라겐이다. 닭고기 중에선 날개 부위에 콜라겐이 많다.
 시판 콜라겐은 주로 돼지 껍질(돈피)ㆍ소 껍질(우피)ㆍ생선 껍질(어피) 등 동물의 껍질에서 얻는다. 껍질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분자량(크기)이 크고 격자 모양이어서 피부 등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다. 콜라겐은 사람 체온보다 높은 40도가 돼야 물에 녹는다. 먹는 콜라겐이 사람 체내에 잘 흡수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은 그래서다. 생선 껍질의 콜라겐은 비린 맛이 나는 것이 단점이다. 생선 껍질 대신 생선 비늘에서 콜라겐을 얻은 제품도 나와 있다. 생선 비늘은 99%가 콜라겐이다. 생선 비늘의 콜라겐은 분자량이 작고 층(層) 모양이어서 피부나 소화관에 잘 흡수된다. 
 흡수가 빠르고 용이한 ‘저분자 콜라겐’을 담은 건강기능식품도 나와 있다. 저분자 콜라겐은 피부 속 콜라겐과 동일한 구조여서 피부ㆍ뼈ㆍ연골 등에 빠르게 흡수된다. 2013년 중앙대병원 피부과 연구팀은 저분자 형태의 콜라겐 섭취가 얼굴 피부 탄력에 효과적이었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저분자 형태의 콜라겐이 피부 보습과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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