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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새 돌파구, 감성농업이 부른 색깔 혁명
농업의 새 돌파구, 감성농업이 부른 색깔 혁명
  • 문현아
  • 승인 2019.06.21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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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새 돌파구, 감성농업이 부른 색깔 혁명
농업의 새 돌파구, 감성농업이 부른 색깔 혁명

 -맛ㆍ향보다 색으로 소비자가 군침 흘리게 한다
 -컬러 쌀 개발엔 코팅ㆍ육종 기술 동원돼  


 
 오감을 자극하고 건강성분이 풍부한 감성ㆍ웰빙식품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요즘 농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감성(感性)농업이다. 가격ㆍ품질을 주로 따지던 소비자의 시선이 이제 색ㆍ디자인 등 감성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은 식품의 컬러화를 주도하는 사람에겐 든든한 우군이다. 맛ㆍ향보다 ‘감성언어’인 색으로 소비자를 군침 돌게 한다는 것이 이들의 최종 목표다. 
 식품의 ‘컬러풀 월드’(colorful world)는 주식인 쌀에서부터 시작된다. 
컬러 쌀 개발엔 코팅(coating)과 육종(育種) 등 두 가지 방법이 동원된다. 물에 일반 쌀을 푼 뒤 홍국균을 넣으면 균이 발효되면서 쌀이 불그스름하게 코팅된다. 홍국균 대신 감귤에서 추출한 플라보노이드 성분(황색 색소)을 첨가하면 노란 코팅 쌀이 된다. 
코팅 쌀로 밥을 지으면 색이 밥물에 우러나온다. 코팅 쌀은 물에 적신 쌀에 색을 입힌 뒤 말린 것이므로 건조과정이 핵심 기술이다. 잘 말리지 않으면 쌀의 품질이 떨어져 밥맛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코팅 쌀과는 달리 조반(造飯) 도중 변색되지 않는 흑색미ㆍ적색미ㆍ녹색미 등 컬러 쌀(유색미)도 여럿 나와 있다. 컬러 쌀은 대개 흰쌀과 검정 쌀을 교배해 얻는다. 이들은 본래 쌀 영양소에 더해 흑ㆍ적ㆍ녹의 색소에 담긴 건강성분까지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흑색미엔 안토시아닌(포도 등 검붉은 색 식품에 든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변비 예방)가 일반 쌀보다 많다. 녹색미는 라이신(필수 아미노산의 일종) 함량이 일반 쌀에 비해 25~75% 높아 어린이 성장발육에 효과적이다. 
보라색 당근도 이미 오래 전에 나왔다. 당근에 보라색을 입힌 것은 보라색이 주황색보다 더 멋져 보여서가 아니다. 안토시아닌ㆍ라이코펜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웰빙 당근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안토시아닌은 블루베리ㆍ포도ㆍ적포도주 등 보라색 식품에 많은 색소 성분이다. 라이코펜(색소 성분)은 토마토ㆍ구아바 등 붉은색 식품에 듬뿍 함유돼 있다. 안토시아닌과 라이코펜은 둘 다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주황색 당근엔 노란색 색소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보라색 당근엔 안토시아닌ㆍ라이코펜이 풍부하나 베타카로틴 함량은 주황색 당근보다 덜 들어 있다. 
검정 토마토도 나왔다. 붉은 토마토에 비해 비타민 C는 1.4배, 베타카로틴은 2배, 라이코펜(항산화 성분)은 3배 이상 함유한다. 토마토는 노란색ㆍ오렌지색으로도 변신했다.  
 과일도 고유의 색에서 벗어나 ‘속까지 빨간 사과’(뉴질랜드산)가 선보였다. 기존의 사과는 겉이 빨갛고(또는 청색) 속살은 하얘 적색과 백색 식품중 어느 쪽으로도 분류하기 힘들었으나 이런 고민을 덜어준 셈이다. 
 ‘속까지 빨간 사과’는 사과의 향ㆍ당도ㆍ맛을 유지하면서 안토시아닌ㆍ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성분이 더 많이 들어있다. 
 감자ㆍ고구마ㆍ양파ㆍ버섯 등도 새로운 색을 갖게 됐다. 컬러감자엔 일반(흰색) 감자엔 없는 안토시아닌이 다량 들어있다. 겉과 속이 보라색인 ‘신자미’, 호박색인 ‘주황미’ 등 컬러 고구마도 개발됐다. 이들 고구마엔 안토시아닌ㆍ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문현아 기자 moon@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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