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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국립암센터] “백신만 맞아도 간암ㆍ자궁암 예방 가능해요.”
[응답하라 국립암센터] “백신만 맞아도 간암ㆍ자궁암 예방 가능해요.”
  • 푸드앤메드
  • 승인 2016.11.0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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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②이강현 국립암센터 원장


한국인 3명 중 1명(27.9%)은 암으로 숨진다. 가족 중에 환자가 한 명 이상일 만큼 암은 흔한 질병이다.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어렵다는 이유도 있지만 33년째 사망원인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암은 대중에게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각종 건강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특히 암 관련 정보엔 눈과 귀가 쏠리는 것도 대중의 막연한 두려움과 관심을 보여준다.

적(敵)을 넘어서려면 먼저 적을 바로 알아야 한다. 인류의 적인 암을 넘어서기 위해 2000년 설립 이후 국가암관리사업 지원ㆍ암관리 정책 개발ㆍ암 연구ㆍ진료 등에 앞장서고 있는 곳이 국립암센터다. 푸드앤메드는 지난 9월 30일 경기도 일산 국립암센터 원장실에서 수장(首長)인 이강현 원장을 만났다.

국립암센터 이강현 원장 ⓒ 이문예

암도 맞춤형 진료로 진화


우리 국민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암은 갑상선ㆍ위암ㆍ대장암 순이다. 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2015년 암 사망 통계를 보면 우리 국민은 폐암에 걸려 숨지는 수가 가장 많고 간암ㆍ위암ㆍ대장암ㆍ췌장암이 뒤를 잇는다.

“췌장처럼 신체 구조상 진단이 어려운 위치에 있는 암이나 폐암ㆍ간암처럼 공격성이 강한 암에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납니다.”

암의 종류에 따라 공격성이 달라 사망률에도 차이가 난다. 조기에 진단할수록 완치율은 높아진다. 앞으론 조기에 정확하고 쉽게 암 진단이 가능할 전망이다.

“안젤리나 졸리처럼 가족력이 있고 관련 유전자의 변형이 있는 경우 암 발생을 미리 예측해 예방적 의료 행위도 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유전자적 특성ㆍ생활 방식ㆍ환경 등을 고려해 맞춤형 의료를 진행하는 거죠.”

암센터는 지난해부터 빅데이터 구축 추진단을 구성하고 암 유전체 검사실을 마련하는 등 맞춤형 정밀 의료 실현을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해왔다.

아직은 유전체 검사 비용이 부담스럽고 더 많은 자료를 축적할 시간이 필요하다. 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는 실제 암 환자의 98%에 달하는 사람의 통계를 확보하는 등 이미 큰 걸음을 뗐다.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어떤 곳?


국립암센터 내엔 생소한 이름의 대학교가 있다. 바로 ‘국제암대학원대학교’다. 2014년 암 특화 특수대학원으로 개교해 올해 첫 석사과정 졸업생을 배출했다. 내년부터는 박사 과정 인재도 길러낼 수 있게 됐다. 암 치료와 연구에만 몰두하던 국립암센터가 왜 교육 분야에까지 손을 뻗은 걸까.

이 원장은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운영은 국립암센터의 사회적 공헌 활동의 하나”라고 말한다. 연간 약 50억원의 운영비를 암센터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 우수 학생을 배출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대학원이란 명칭에 걸맞게 외국인 학생도 다수다. 외국인 학생에겐 거의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장학금도 충분히 지급한다. 월 80만원을 받는 근로장학생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우리나라 의료도 선진국의 많은 도움을 받아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이젠 반대로 우리 대학원에서 배운 개도국 학생이 각자 모국으로 돌아가 암 관련 분야에서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국내의 우수한 의료 지식ㆍ기술 등을 세계로 전파하는 창구인 셈이다. 대학원의 가장 큰 목표도 암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실무를 갖춘 글로벌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졸업생이 진출할 수 있는 길도 다양하다. 연구소ㆍ제약회사ㆍ보건과 관련된 공공기관으로 진출하거나 국제암연구소(IARC) 등 국제기구에서도 일할 수 있다.

이 원장은 “현재 정부가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으로 구상 중인 바이오 헬스는 향후 수요가 크게 증가할 분야”이며 “아직 전문가가 많지 않아 우리 졸업생이 그 분야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암대학원대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이 원장의 얼굴이 가장 활기차고 밝아 보였다.

암센터 원장의 암 예방법


현재 최전방에서 암과의 싸움을 이끌고 있는 이 원장이다. 이 원장만의 특별한 암 예방법이 있을까 궁금해졌다.

평소 암 예방을 위해 특별히 관리 하는 것이 있느냐고 묻자 이 원장은 좌우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암을 예방하는 10가지 생활수칙ㆍ국민 암 예방 수칙’이라 적힌 종이를 한 장 건넸다.

“여기 나온 대로 실천하려 노력합니다. 암 예방 수칙 10가지를 모두 잘 지키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니죠.”

이 원장은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암예방법 10가지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금연을 중시한다고 했다. 금연은 암 예방 수칙 가장 앞머리에 나와 있다.

“이 건물에 들어왔을 때 혹시 담배냄새가 나던가요? 아닐걸요. 여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습니다.”

간접흡연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직원 모두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도록 교육한다는 것이다. 원장 자신도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는 운동을 매일 빠뜨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일정이 바쁘지 않은 날엔 새벽에 20∼30분씩 실내용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아침을 연다. 지금은 바빠서 꿈도 못 꾸지만 암센터 원장 취임 전엔 집 근처 여의도 한강변에 나가 자연 속에서 자전거 타기를 즐겼다.

이 원장은 암 예방을 위해선 암 예방 주사를 맞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형 간염ㆍ자궁경부암 등 감염으로 인한 암은 예방 백신만 맞아도 발생 위험이 눈에 띄게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 원장에게 스스로 가장 지키기 힘든 암 예방 수칙이 무엇인지 물었다.

“건강 체중 유지가 가장 힘들어요. 체중은 좀 더 빼야 하는데, 이거 민망합니다. 하하.”



이문예 기자 moonye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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