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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 가리키는 비타민 F
혈관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 가리키는 비타민 F
  • 박태균
  • 승인 2019.07.03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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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 가리키는 비타민 F
혈관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 가리키는 비타민 F

 -‘오메가 밸런스’가 건강에 중요
 -오메가-6는 물론 오메가-3도 과유불급

 
 비타민 F는 비타민이라기 보다는 지방에 더 가깝다. 지방 중에서도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이다. 
 F는 지방산(fatty acid)을 뜻한다. 비타민 F의 비타민적인 특성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을 통해서 섭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수 지방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필수 지방은 오메가-3 지방과 오메가-6 지방으로 나뉜다. 오메가-3 지방으론 알파 리놀렌산(ALA)ㆍDHAㆍEPA. 오메가-6 지방으론 리놀레산(LA)ㆍ감마 리놀렌산(GLA)ㆍ아라키돈산(AA)이 있다. 
 비타민 F는 이중 알파 리놀렌산과 리놀레산ㆍ아라키돈산으로 구성된다. 한 종류의 오메가-3 지방과 두 종류의 오메가-6 지방으로 이뤄진 셈이다. 리놀레산만 충분히 섭취하면 이것이 체내에서 두 종류의 오메가-3 지방(리놀레산→감마리놀렌산→아라키돈산)으로 변환된다. 
 오메가-3 지방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타민 F가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고 심장병ㆍ뇌졸중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 것은 그래서다. 1970년대 중반에 덴마크의 의학자 다이아베르그 박사가 이를 입증했다. 그는 채소ㆍ과일ㆍ곡류를 거의 섭취하지 않고 생선ㆍ물개 등 고지방 식품을 주로 먹는 그린랜드 거주 이누잇족(에스키모)이 혈관 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데 주목했다. 이누잇족의 심장병 사망률은 덴마크인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이 덴마크로 이주한 뒤 육류 위주의 식사를 하자 심장병 발생률이 덴마크인과 별 차이가 없어졌다. 생선ㆍ물개 등엔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하다.
 오메가-6 지방은 오메가-3 지방의 화학적으론 유사하나 체내에선 ‘경쟁자’로 작용한다. 몸안에서 오메가-3 지방과 오메가-6 지방은 프로스타글란딘ㆍ류코트리엔ㆍ트롬복산 등 호르몬 유사 물질(아이코사노이드)로 바뀐다. 흥미롭게도 아이코사노이드는 오메가-3과 오메가-6 지방 중 어느 것에서 유래했느냐에 따라 완전히 상반된 작용을 한다. 오메가-6 지방 유래 류코트리엔은 염증을 유발하고, 오메가-3 지방 유래 류코트리엔은 염증을 치유한다. 
 오메가-3 지방과 오메가-6 지방은 가능한 한 비슷하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구석기인의 식단에서 오메가-6 대 오메가-3 지방 비율은 1 대 1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5000∼1만년 전 농경사회로 전환돼 곡물을 먹기 시작하면서 오메가-6 지방의 섭취 비율이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전문가위원회는 최적의 오메가-3 대(對) 오메가-6 지방의 섭취 비율로 1 대 4를 제시했다. 그 정도면 ‘오메가 밸런스(균형)’가 이뤄진 식생활로 본다. 
 한국영양학회는 오메가-3 지방과 오메가-6 지방을 1 대 4~10의 비율로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오메가-3 지방과 오메가-6 지방의 섭취 비율은 중년 남성의 경우 1 대 11, 폐경 여성 1대 7, 초등학생 1 대 14로 조사됐다. 초등학생의 ‘오메가 균형’이 무너지 것은 인스턴트 식품ㆍ패스트 푸드 등 서구식을 즐기는 탓이다.
 오메가-6 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남은 오메가-6 지방이 혈액 내에 머문다. 오메가-6 지방이 체내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일정한 양의 오메가-3 지방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오메가-3 지방이 적절히 보충되지 않으면 혈액에 잔류한 오메가-6 지방이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 산소와 결합,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일으킨다.  
 오메가-6 지방은 물론 오메가-3 지방도 과유불급이다. 특히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겐 그렇다. 모든 지방은 1g당 9㎉의 열량을 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 오메가-3 지방도 과다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당을 오히려 올릴 수 있다. 출혈 위험도 높아진다. 한때 동맥경화 예방 성분으로 알려져 서양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리놀레산도 지나친 섭취는 금물. “스테이크를 양껏 먹어도 홍화유(리놀레산 풍부)가 든 드레싱을 듬뿍 친 샐러드를 함께 섭취하면 안심”이라고 했던 ‘리놀레산 신화’는 그후 비만ㆍ알레르기ㆍ혈전 환자가 늘어나면서 무너졌다. 
 비타민 F의 주요 공급원은 해바라기씨기름ㆍ홍화씨기름ㆍ참기름ㆍ콩ㆍ땅콩ㆍ호두ㆍ아몬드ㆍ아보카도 등이다. 해바라기씨앗 12작은술이나 호두 9알을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F를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F가 체내에서 잘 흡수되도록 하려면 식사할 때 비타민 E를 부족하지 않게 섭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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