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12 13:29 (화)
여름철엔 생선회 집 발길 끊어야 하나?
여름철엔 생선회 집 발길 끊어야 하나?
  • 박권
  • 승인 2019.07.09 1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철엔 생선회 집 발길 끊어야 하나?
여름철엔 생선회 집 발길 끊어야 하나?

 -횟감 수돗물로 잘 씻어내고 냉장 보관하면 문제 없어
 -신선한 생선 근육에 비브리오균이 존재 가능성 낮아

 
 여름철 생선회 집은 대부분 울상이다. 비브리오란 식중독균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의 발길이 대폭 줄기 때문이다. 비브리오균라고 하면 비브리오 패혈증균과 장염 비브리오균이 있다. 이중 생선회 집에서 간혹 문제되는 것은 증상이 훨씬 가벼운 장염 비브리오균이다. 설사 횟감에 장염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있더라도 수돗물로 잘 씻어내기만 한다면 별 문제가 안 된다. 호염성 세균인 비브리오균은 염분이 없는 물에선 맥을 못추기 때문이다.  
 생선회는 우리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음식이지만 의외로 잘 못 알고 있는 정보가 많다. 
 생선회 집에선 손님 식탁에 채소를 많이 내놓는다. 회를 채소에 직접 싸서 먹으면 맛에선 손해 본다. 채소가 생선회의 씹힘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생선회와 채소는 따로 먹는 것이 좋다. 생선회의 참맛을 느끼려면 묵은 김치나 김에 싸거나 양파ㆍ마늘과 함께 먹는 것은 피한다. 
 생선회는 초장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초장을 찍어 먹으면 매운 맛의 여운이 오래 남아 생선회 고유의 맛이 사라질 수 있어서다. 고추냉이(와사비)에 찍어 먹는 것이 정석이다. 고추냉이의 시니그린(톡 쏘는 맛의 성분) 성분이 후각을 일시 마비시켜 생선의 비린 맛을 못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생선회와 ‘찰떡궁합’인 술이 무엇인지 과학적으로 연구된 적이 없다. 한국인은 소주, 일본인은 청주(정종)를 흔히 꼽는다. 분명한 것은 회를 먹기 전에 술부터 마시면 생선회 고유의 맛ㆍ향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생선을 잡아 바로 썰어놓은 활어회가 맛도 최고란 생각도 정답은 아니다. 생선회 맛은 치아로 느끼는 맛(육질의 단단함)과 혀로 느끼는 맛(지방ㆍ이노신산 등이 주는 깊고 풍부한 맛ㆍ감칠 맛)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 국민이 즐기는 활어회는 쫄깃쫄깃한 식감을 준다. 감칠 맛 성분인 이노신산은 극히 적다. 
 실제 국내 연구에서 넙치는 사후 5시간 쯤 지난 뒤 육질이 가장 단단했으나 이노신산 함량은 하루 가량 경과 뒤 최대치를 보였고, 이 수치가 3∼4일 유지됐다. 감칠맛을 높이기 위해 생선을 며칠 숙성시킨 뒤 손님상에 올리는 것이 선어회다. 신선도ㆍ씹는 느낌 보다는 미각을 중시하는 일본인은 선어회를 선호한다. 
 횟감은 자연산이 맛ㆍ영양 등 모든 면에서 양식산보다 나을 것으로 여기는 것도 진실과는 거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산은 식감, 양식산은 지방 함량에서 우위를 점한다. 
 생선회 섭취 후의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도마ㆍ칼ㆍ행주 등 주방기구를 뜨거운 물에 삶거나 소독액으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생선용 도마ㆍ칼ㆍ젓가락을 따로 사용해 다른 음식과의 교차 오염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선한 생선 근육에 비브리오균이 존재할 가능성이 낮다. 생선을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냉장고(5도)에 보관하면 괜찮다. 한 여름이라도 생선회 섭취를 무조건 기피할 필요는 없다. 대표적인 여름 횟감인 돌돔ㆍ민어 등은 이 시기에 먹어야 제 맛이다. 
 일반인이 양식산 생선회를 먹을 때 가장 걱정하는 것은 항생제의 잔류 여부다. 양식하면 밀식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질병의 발생을 막기 위해 많은 양식장에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항생제는 중금속과는 달리 생선의 체내에 계속 잔류하지 않는다. 항생제를 사용한 뒤 일정 기간(3∼4주) 지나면 생선 체내의 항생제 검출량이 정부의 규제기준 이하로 떨어진다. 양식장에서 법에 정해진 휴약(休藥)기간을 잘 지키느냐가 관건이다. 
 민물회는 간흡충(간디스토마)ㆍ요코가와흡충 등 기생충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민물생선은 되도록 생식을 피하고 대변검사 등을 통해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의 대처법이다.  박권 pkwon@foodnmed.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