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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찜이 일품, 보신탕이 삼품인 이유는?
민어찜이 일품, 보신탕이 삼품인 이유는?
  • 박권
  • 승인 2019.07.10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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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찜이 일품, 보신탕이 삼품인 이유는?
민어찜이 일품, 보신탕이 삼품인 이유는?

 -어만두 소의 원조는 민어살 
 -요즘 어획량 급감해 ‘귀하신 몸’

 
 요즘 같은 무더위에 만두 매니아가 즐겨 먹는 것이 어만두(魚饅頭)다. 어만두의 소는 넙치ㆍ도미 살로도 만들 수 있지만 ‘원조’는 민어 살이다. 큼지막하게 토막 낸 민어에 갖은 양념을 한 뒤 냄비에 넣고 고추장으로 간을 해서 얼큰하게 끓인 음식이 민어 매운탕이다. 민어 매운탕은 민어 찜과 함께 과거 한양(서울) 양반의 복날 음식이었다. 
 폭염으로 인해 기력이 떨어지면 민어 찜ㆍ탕이나 회를 먹어 원기를 되찾았다. 요즘도 “복더위엔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란 말이 전해진다. 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하는는 데 도미ㆍ보신탕보다 민어찜이 더 낫다는 의미다. 민어는 단오 절식인 어알탕에도 들어간다. 민어 같은 흰살 생선의 다진 살을 양념한 뒤 완자를 빚어 넣고 끓인 맑은 국이 어알탕이다. 밥을 먹기 위한 반상(飯床)용 국이라기보다 교자상ㆍ주안상에 더 어울리는 국물 음식이다.
 민어 맛은 살에 지방 함량이 높아지는 6월과 산란기(7∼9월) 직전이 절정이다. 
 민어는 서해에서 주로 노는 회유종(回遊種)이다. 겨울에 제주도 남쪽에서 월동한 뒤 여름에 주로 서해안의 덕적도와 인천 앞바다에서 알을 낳는다. 과거엔 워낙 많이 잡혀 ‘국민 생선’, 즉 민어(民魚)란 어명(魚名)이 붙여졌으나 요즘은 어획량이 크게 줄어 ‘귀하신 몸’이다.  
 다 자라면 길이 90㎝ 이상, 무게가 10㎏ 이상 나가는 대형 생선이다. 비늘이 두껍고 커서 조리도 쉽다. 흰살 생선인 만큼 비린내가 거의 없고 맛이 진하지 않으며 담백하다. 맛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도미ㆍ참조기도 민어 앞에선 꼬리를 내린다. 제사상ㆍ혼례상 등 잔칫상에 민어가 한 가운데를 ‘떡’ 하니 차지하는 것은 그래서다.  
 국내 최초의 어류도감인 정약전의 ‘자산어보’엔 “민어는 맛이 좋고 달아서 익혀 먹거나 날로 먹어도 좋으며 말린 것은 더더욱 몸에 이롭다”고 쓰여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엔 “민어는 살이 후해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생선 중 가장 소화ㆍ흡수가 잘돼 어린이의 발육을 돕고 노인이나 큰 병을 치를 환자의 건강 회복에 이롭다”고 기술돼 있다.  
 민어는 비늘 외엔 버릴 것이 없다. 껍질ㆍ알도 밥과 함께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껍질은 말려서 튀겨 먹기도 한다. 
 부레(공기주머니)도 쓰임새가 있다. 부레를 삶은 뒤 기름 소금에 찍어먹거나 젓갈을 담가 먹기도 했다. 민어 부레 속에 쇠고기ㆍ오이ㆍ두부 등 소를 넣고 삶은 뒤 둥글게 썬 생선 순대가 ‘가보’란 음식이다. 부레는 주성분이 젤라틴(단백질의 일종)이고 콘드로이틴 성분도 함유돼 있어 관절 건강을 돕고 피부에 탄력을 준다. 
 우리 선조는 민어 부레를 끓여서 만든 민어풀을 강력 접착제로 썼다. 민어풀로 붙이면 ‘천년은 간다’고 여겨 고가구ㆍ합죽선 등의 제작에 사용했다. 
 민어는 회ㆍ구이ㆍ찜ㆍ탕ㆍ전ㆍ산적 등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쓰인다. 살은 회ㆍ구이로 먹고 대가리ㆍ뼈ㆍ내장으론 탕을 끓인다. 민어는 가급적 냉동실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얼리면 특유의 맛이 사라진다. 
 영양적으론 고단백(생것 100g당 19.7g)ㆍ저지방(4.7g)ㆍ저열량(127㎉) 식품이다. 혈압을 조절하는 칼륨(290㎎)과 뼈ㆍ치아 건강을 돕는 칼슘(52㎎)이 풍부한 것이 돋보인다.  
 양식도 된다. 국내 연구진이 양식산과 자연산 민어의 영양 성분을 비교한 결과 맛과 관련된 아미노산 함량은 천연산, EPAㆍDHA 등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 함량은 양식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감을 좌우하는 살의 탄력은 자연산이 뛰어났다.   박권 pkwon@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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