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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닭고기가 주 재료인 음식 셋…삼계탕ㆍ임자수탕ㆍ닭죽  
여름에 닭고기가 주 재료인 음식 셋…삼계탕ㆍ임자수탕ㆍ닭죽  
  • 문현아
  • 승인 2019.07.1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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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닭고기가 주 재료인 음식 셋…삼계탕ㆍ임자수탕ㆍ닭죽 
여름에 닭고기가 주 재료인 음식 셋…삼계탕ㆍ임자수탕ㆍ닭죽 

 -닭고기는 여름이 제철
 -삼계탕은 여름철 성약

 
 음력 6월을 홍염(烘炎)이라 한다. 화톳불이 이글거리는 듯한 더위란 뜻이다. 이때 삼복(三伏)이란 불꽃더위가 찾아온다. 
 폭염(暴炎)이 절정을 치닫는 초복ㆍ중복ㆍ말복을 통틀어 삼복이라 한다. 삼복은 양기가 성(盛)한 날이다.
 조선 선조 때의 학자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엔 “복날은 양기에 눌려 음기가 엎드려 있는 날”이라 기술돼 있다.
  삼계탕은 닭고기(영계)에 인삼ㆍ황기ㆍ대추ㆍ마늘 등을 넣어 푹 고은 뒤 배보자기에 싼 음식이다. 여름철 성약(聖藥)으로 통한다. 예부터 복날에 더위를 쫒기 위해 즐겼는데 이때 먹으면 땀이 덜 나고 기운이 솟는 느낌이 들어서다. 
 주재료는 닭고기와 인삼이다. 둘은 ‘환상의 커플’이다. 닭고기는 여름이 제철이다. 맛이 담백하고 소화ㆍ흡수가 잘되며 쇠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더위에 지친 심신을 보양해준다. 쇠고기에 비해 불포화 지방(혈관 건강에 이로운 지방)의 비율이 높은 것도 돋보인다. 닭고기는 삼계탕 외에 닭죽ㆍ임자수탕에도 들어간다.
 인삼은 원기를 회복시켜 주며 피로ㆍ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능을 지닌다. 성기능도 강화시킨다. 약효 성분은 사포닌(진세노사이드)이다. 삼계탕엔 대개 백삼(수삼의 껍질을 벗겨 말린 것)이 들어가나 수삼(밭에서 캐낸 인삼)을 넣어도 괜찮다. 
 부재료론 흔히 황기ㆍ마늘ㆍ쌀ㆍ밤ㆍ대추 등이 사용된다. 마늘은 한방 강정제이자 소화제다. 밤ㆍ대추는 위를 튼튼하게 하는 식품으로 간주된다. 황기는 땀을 과도하게 흘리는 것을 막아준다. 습기로 인해 몸이 무겁고 다리가 부은 사람에게도 이롭다. 
 삼계탕은 음식 궁합 측면에서도 훌륭한 먹거리다. 동물성(닭고기)과 식물성 식품(인삼 등)이 잘 어울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준다. 닭고기에 인삼을 넣으면 누린내가 싹 가신다. 
 복날에 삼계탕 한사발 먹으면 무더위에도 잘 지치지 않는다. 닭고기ㆍ인삼ㆍ황기가 모두 성질이 따뜻해서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겐 삼계탕을 권하기 힘들다.
 개성의 양반은 복날, 이열치열의 삼계탕 대신 시원한 임자수탕(荏子水湯)을 즐겨 드셨다. 이 음식은 흰 참깨(임자)와 영계를 재료로 해서 만든 냉 깻국탕이다. 푹 삶아서 기름을 걷어낸 닭고기를 사용해서 맛이 느끼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흰깨 대신 검은 깨, 닭고기 대신 오리고기를 써도 괜찮다. 다만 평소 몸이 차거나 설사가 잦은 사람에겐 권장되지 않는다.
 닭죽은 닭을 푹 고아 즙액으로 만든 음식이다. 닭의 맛과 영양소가 고스란이 들어 있어 맛이 좋고 영양이 우수한 음식이다. 닭죽을 대접하려면 중닭(약 700g) 한마리를 다리ㆍ날개ㆍ등ㆍ가슴 등으로 나눈다. 물 2ℓ를 붓고 처음엔 센 불에서 끓이고, 한소끔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1∼1.5시간 계속 곤다. 닭 살이 뭉그러지고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국물을 식혀 기름이 윗면에 떠서 굳도록 한다. 기름이 떠올라 모여 굳으면 기름은 제거하고 국물은 솥ㆍ냄비에 옮겨담아 가라앉은 찌꺼기를 제거한다. 이렇게 준비한 국물에 쌀을 넣고 죽을 쑨다. 국물과 쌀의 비율은 4 대 1 정도로 하고 먹을 때 소금으로 간을 한다. 닭죽은 여름철 보신음식으론 물론 병후나 노인의 보양음식으로도 훌륭하다. 문현아 moon@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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