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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발 가진 문어가 ‘8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돼
8개의 발 가진 문어가 ‘8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돼
  • 방상균
  • 승인 2019.08.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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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발 가진 문어가 ‘8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돼
8개의 발 가진 문어가 ‘8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돼

 -과거에 서양에서 문어는 매우 부정적인 생물
 -검은 반점과 빨판에 탄력이 있는 것이 양질
 
 최근 해양수산부는 문어를 갈치와 함께 8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했다.
 문어의 영문명 ‘octopus’는 ‘8개의 발’을 뜻한다.
 생물학적으로 문어는 낙지ㆍ주꾸미와 ‘사촌’간이다. 오징어ㆍ꼴뚜기와는 ‘사돈의 팔촌’ 쯤이다. 잡식성 연체동물로 대개 게ㆍ생선ㆍ홍합 등 조개 등을 잡아먹는다. 몸길이는 0.3∼4m, 체중은 5∼75㎏이다. 단독 생활을 하며 물속에서 최고 시속 43㎞로 헤엄친다.
 영양학적으론 고단백ㆍ저지방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이 흰살 생선에 버금간다. 100g당 16g(생 것)이다. 말린 것과 삶은 것의 단백질 함량은 각각 72gㆍ22g에 달하는 단백질 덩어리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간식용으로 권할 만하다.
 웰빙 성분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황이 함유된 아미노산인 타우린이다. 말린 문어ㆍ오징어ㆍ전복의 표면에 생기는 하얀 가루가 바로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춰준다. 시력 회복ㆍ간 기능 개선에도 유용하다.
 100g당 지방 함량은 0.8g(생 것)에 불과하다. 지방의 대부분이 혈관ㆍ두뇌 건강에 유익한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이다.
 문어의 콜레스테롤 함량이 상당히 높지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소 높은 사람이 먹어도 무방하다고 보는 것은 그래서다.
 열량은 그리 높지 않다. 생 문어 100g당 열량이 74㎉(삶은 것 99㎉)로, 같은 양의 바나나 수준이다. 말린 문어는 열량이 348㎉(밥 한 공기 200㎉)나 된다.
 마트에선 검은 반점과 빨판에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른다. 문어는 대개 날로 먹지 않고 익히거나 삶거나 말려 먹는다. 초밥ㆍ백숙ㆍ숙회ㆍ장아찌 등에 사용한다. 얇게 썰어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술안주로 그만이다. 문어를 재료로 하는 ‘건곰’이란 음식은 노인이나 병후 환자의 회복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문어ㆍ명태ㆍ홍합ㆍ파를 함께 넣어 끓인 국이다. 삶은 문어를 보관할 때는 다리를 하나씩 자른 뒤 랩에 싸서 냉동실에 넣어둔다.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은 문어의 머리 위치다.  대부분 둥근 부분을 ‘문어 대가리’라고 오인하다. 둥근 부위엔 내장이 들어 있으므로 몸통이다. 발이 붙어있는 부위에 눈과 머리가 있다.
 과거에 서양에서 문어는 매우 부정적인 생물이었다. ‘악마의 고기’(devil fish)라고 불렸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제국주의 국가의 상징으로도 묘사됐다. 문어 머리를 한 영국의 처칠 수상이 문어발로 아프리카ㆍ인도 등 식민지를 휘감고 있는 포스터는 유명하다.
 문어발은 과도한 탐욕에 흔히 비유된다. 대기업의 사업영역 확대를 ‘문어발식 기업 확장’이라고 하는 것은 그래서다.
 우리 선조는 관혼상제의 상차림에 반드시 올리는 귀한 해산물로 치면서도 문어의 습성에 대해선 호의적이지 않았다.
 자신에게 해가 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문어 사랑’이라 했다. 집단수용소나 포로수용소의 독방을 ‘문어방’이라 불렀다.
 문어는 구멍에 들어가길 좋아해 ‘문어방’이란 단지에 가둬 잡는다. 갇힌 문어는 그 속에서 자기 발을 뜯어먹으며 길게는 반년 가량 버티는데 문어방은 이런 극한 상황을 빗댄 것이다.  

방상균 seduct1@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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