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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음식점에서 집단 감염 일으킨 A형 간염의 정체 
부산 음식점에서 집단 감염 일으킨 A형 간염의 정체 
  • 박태균
  • 승인 2019.08.14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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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음식점에서 집단 감염 일으킨 A형 간염의 정체

 -B형ㆍC형은 혈액, A형ㆍE형은 물ㆍ음식 통해 전파
 -초기 증상이 감기ㆍ몸살과 비슷해 조기 진단에 어려움
 
 이달 초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식당 주인과 종업원ㆍ손님 등 100여 명이 A형 간염에 집단 감염됐다. 문제 된 음식점 감염자 대부분은 6월 초순∼7월 중순 중국산 조개 젓갈을 섭취했다. A형 간염은 잠복기가 길게는 50일이기 때문에 감염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간염이라고 하면 B형 간염을 연상하는 사람이 많다. 간염은 A형ㆍB형ㆍC형ㆍE형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중 B형ㆍC형은 물ㆍ음식과는 무관하다.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A형과 E형은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주원인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식수를 사용해 조리한 샐러드ㆍ과일 등을 섭취하거나 물놀이 중에 무심코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물에서 채취한 어패류를 날로 먹으면 감염된다. A형 간염도 노로 바이러스처럼 사람과 사람간 전파가 가능하다. 어린이 놀이방ㆍ탁아소ㆍ어린이집ㆍ음식점ㆍ병원ㆍ학교 등에서 집단 발생이 잦은 것은 그래서다.   
 A형 간염은 절대 가볍게 볼 병이 아니다. 감염된 환자가 숨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간이식 수술을 받아 간신히 생명을 구한 사람도 상당수다. 
 40대 이상의 한국인은 거의 100%가 몸 안에 A형 간염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다. 어릴 때 A형 간염을 감기처럼 앓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A형 간염은 한번 앓고 나면 항체가 생겨 평생 다시 걸리지 않는다. 
A형 간염 환자의 약 80%는 ‘2030’의 젊은 세대이다, 이 연령대에 A형 간염의 발생이 집중되는 것은 이들의 몸 안에 A형 간염 바이러스와 맞서 싸울 항체가 없기 때문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30일에서 길면 50일까지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발열ㆍ식욕 저하ㆍ구역ㆍ구토ㆍ복통ㆍ설사 등 다른 질환과 비슷하다. 신속한 진단이 힘든 것은 그래서다. 1차 증상 후 황달이 나타나야 비로소 A형 간염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A형 간염도 노로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치료약이 없다. 걸리면 대증요법, 충분한 휴식, 고단백 식사요법이 권장된다. 
 예방 백신이 있다는 것이 노로 바이러스와는 다른 점이다. 일반적으로 노로 바이러스의 절정기(겨울)가 지나면 뒤이어 A형 간염 바이러스가 활개 친다. A형 간염 바이러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는 4~8월이다. A형 간염 백신을 맞은 뒤 몸 안에 항체가 생기려면 2~3개월이 소요된다. 늦어도 2월 이전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A형 간염 백신은 6∼12개월 간격으로 두 번 맞는다. 건강한 사람이 백신을 접종하면 항체 형성률은 거의 100%다.
 만성 간 질환자ㆍ간 이식 환자 등 A형 간염 환자 고위험 집단은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A형 간염 예방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음식 섭취 전ㆍ요리 전ㆍ화장실 다녀온 후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를 하는 개인위생이라도 철저히 해야 한다.  물을 끓여 마시고, 익히지 않은 날 음식의 섭취를 삼가는 것도 효과적인 A형 간염 예방법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의 온도로 1분 가열하면 사멸되기 때문이다. A형 간염이 유행할 때는 거리에서 파는 날 음식, 조금이라도 상한 음식, 오래된 어패류는 섭취해선 안 된다. 환자 배설물을 철저히 격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태균 fooding123@kof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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