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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기술 의료의 본질 대체할 수 있나?
4차 산업기술 의료의 본질 대체할 수 있나?
  • 박진호
  • 승인 2020.07.1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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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일부 업무는 할 수 있지만 의료의 본질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

미국 스크립스 중개과학연구소 창립자로, '청진기가 사라진다'와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 를 통해 의료의 미래를 바꿀 디지털 혁신 기술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 에릭 토폴(Eric Topol)이 이번에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의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책 '딥메디슨' 을 펴냈다.

신간 '딥메디슨' 은 부제 '인공지능, 의료의 인간화를 꿈꾸다'에 나타나 있듯이 인공지능이 의료 각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를 조망했다.

이 책은 에릭 토폴의 세 번째 저작으로, 인공지능이란 미래의 도구를 이용해 과거의 잃어버린 가치를 추구한다. 오늘날 의료의 문제점은 자명하다. 의료 산업에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지만 의사와 환자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잘 사는 나라의 경우 의료비는 치솟고 있지만, 치료 성적은 그다지 개선되지 못했다. 반면 가난한 나라에서는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하다.

저자는 의사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던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40여 년을 돌이켜보며 눈부신 의학 발전에도 불구하고 치료 성적은 그다지 개선되지 못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힘을 빌려 의사와 환자 관계를 개선하는 길을 찾고자 고민한다.

에릭 토폴은 이 책에서 의사와 환자 간 악화된 관계를 '얕은 의학'이란 용어를 사용해 표현했다.

"오늘날 의료의 문제점은 환자에게 할애하는 시간이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제가 의과대학에 다니던 4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의사와 환자 간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시간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게 문제의 전부는 아닙니다. 수많은 오류, 그리고 환자의 모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다는 점, 계속해서 쏟아지는 의학 문헌을 따라갈 수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또한 번아웃도 큰 문제입니다. 의사뿐만 아니라 전체 의료진의 절반 정도가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의료는 길을 잃어버렸어요. 탈진된 이들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인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의 부재, 그리고 의사-환자 간의 신뢰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공감의 부재입니다. 저는 딥러닝과 인공지능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의료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엑스레이를 판독하고, 병리 슬라이드에서 종양 세포를 확인하며, 피부 병변을 진단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력 소실 주요 원인인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조기에 감지하고, 시계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을 잡아내 뇌졸중 발생을 예방한다. 일반적인 예상을 벗어나는 인공지능 활용 영역은 아마도 정신 건강 분야일 것이다. 감성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음성과 표정에 나타나는 미묘한 변화를 감지해 상대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다.

에릭 토폴은 타이핑 및 스크롤링 패턴과 같은 온라인 활동, 센서, 의학 문헌 그리고 진료기록 등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알고리즘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인공지능은 기계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업무를 담당하고, 인간 역시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업무, 즉 환자와 공감하고 함께 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에 관한 대조군 연구 결과는 아직 많지 않다. 대부분의 연구는 테크 기업에 의한 알고리즘 검증 단계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아쉽게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 개선된 결과를 입증한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산업 시대에 인공지능, 증강현실, 가상현실과 같은 기술은 우리 삶 속에 스며들었지만, 환자와 직접 마주보고 상담하는 의사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대신 하지는 못할 것이다. 단순히, 데이터적인 측면은 대체할 수 있지만, 진료 받으러 와서 기계를 통해 상담 받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알고리즘이 환자 치료를 전담하기 때문에 의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정말 어리석은 발상이다. 기계는 판단력이 없고, 정황을 고려하지 못한다"며 "하지만 인간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을 인공지능에 위임할 수는 있지만 의사의 감독 없이 진단, 치료, 수술에 관한 중대한 결정을 기계에게 맡기길 원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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