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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디저트’ 레몬 지금이 적기
‘신의 디저트’ 레몬 지금이 적기
  • 박태균
  • 승인 2021.01.20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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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그리스부터 사랑받아온 과일
- 비타민∙항생∙미백효과까지…빠지는 데 없는 팔방미인

 

 

 

라임과 시트론의 교배종인 레몬은 겨울이 제철이다.

레몬은 흔히 ‘신의 디저트’로 통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주신인 제우스와의 결혼식에서 신부 헤라는 레몬을 들고 있다. 버릴 게 없는 과일로 유명하다. 과즙ㆍ껍질ㆍ과육이 모두 요리에 사용된다. 상큼한 신맛과 향기는 고기와 생선 냄새를 제거해 맛을 살려준다. 차ㆍ향료로도 쓰이고 피부 미용에도 이롭다.

귤ㆍ오렌지ㆍ유자ㆍ자몽ㆍ금귤ㆍ자몽ㆍ라임과 함께 감귤류에 속한다.

레몬은 예외 없이 맛이 시고 자극적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메이어 레몬(Meyer lemon)처럼 단맛 나는 품종도 있다. 레몬의 주류는 리스본(Lisbon)과 유레카(Eureka)이고, 둘 다 신맛 나는 품종이다. 씨가 약간 있으면 유레카, 씨가 없고 표면이 부드러우면 리스본이다.

레몬 나무는 오렌지 나무보다 추위에 약하다. 연중 열매가 열리며 한 나무에서 연간 약 3,000개의 레몬이 달린다.

레몬의 3대 웰빙 성분은 비타민 Cㆍ리모넨ㆍ구연산이다.

100g당 비타민 C 함량은 70㎎으로 전체 감귤류 중에서 유자(105㎎) 다음으로 많다. 같은 무게의 딸기(71㎎)와 비슷하다. 레몬을 얇게 저며 홍차에 띄우는 것은 홍차엔 없는 비타민 C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비타민 C는 피부 트러블을 없애주고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준다.

요즘 일부 미백(美白) 화장품엔 레몬에서 얻은 비타민 C가 들어 있다. 십자군 원정 당시 오랜 항해로 인해 채소ㆍ과일을 구경 못 한 병사가 잇달아 쓰러지자 레몬을 먹였다. 그 후에도 레몬은 선원이 반드시 챙기는 과일이 됐다. 비타민 C가 결핍되면 괴혈병이 생긴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체득해서다.

레몬의 비타민 C는 파괴되기 쉽다. 미리 썰어두거나 즙을 짜서 오래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리모넨(limonene)은 파이토케미컬(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의 일종으로 항산화 효과는 물론 항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담석을 녹이는 약으로 리모넨을 이용하기 위한 임상연구도 진행 중이다. 레몬에서 리모넨이 가장 풍부한 부위는 하얀 스펀지 같은 속껍질이다.

레몬에 풍부한 구연산(유기산의 일종)은 신맛 성분이다. 레몬이 훌륭한 피로 해소제로 통하는 것은 구연산 덕분이다. 신진대사로 인해 각종 노폐물이 체내에 쌓이면 몸이 피로를 느끼게 되는데 구연산이 이를 제거해준다. 고열 환자에게 레몬을 권하는 것은 구연산이 몸속의 노폐물을 땀과 함께 체외로 내보낸다고 봐서다. 구연산은 피로 해소는 물론 소화와 식욕 증진에도 유용하다. 위산 분비 부족으로 소화불량에 빠진 환자(주로 노인)가 레몬을 먹으면 위산 대신 구연산이 소화를 도와준다.

레몬은 훌륭한 천연 항생제다. 고대 로마인은 레몬이 모든 독을 해독시킨다고 믿었다. 생선에 레몬을 얹는 풍습도 로마 때부터다. 요즘은 식중독균을 죽이기 위해 레몬을 생선 위에 뿌리거나 생선구이의 양념장으로 사용한다. 서양인은 레몬즙을 식초 대신 음식에 뿌린다. 샐러드에 레몬즙ㆍ레몬주스를 살짝 뿌리면 샐러드가 더 신선해지기 때문이다. 소금대용으로도 쓴다. 요리할 때 소금 대신 레몬을 사용하면 고혈압ㆍ위암의 요인 중 하나인 식염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서양인은 다진 레몬 껍질을 면 주머니에 넣어 입욕제로 쓰기도 한다. 피부의 땀샘이 커서 고민인 사람에겐 레몬즙 요법이 추천된다. 레몬즙을 피부에 바른 뒤 잘 말리고 다시 깨끗한 물로 씻어내면 얼굴이 화사해진다. 레몬즙 대신 오렌지즙을 써도 괜찮다.

신맛이 강한 레몬은 위궤양ㆍ위산 과다 환자에겐 권하기 힘들다. 위벽을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어서다. 위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레몬을 먹더라도 공복 때는 피해야 한다. 위장질환 환자는 레몬즙을 꿀물에 타서 먹는 것이 방법이다. 레몬을 생식하면 치아의 법랑질이 상할 수도 있다.

레몬 껍질을 벗기는 도중 일부 예민한 사람에게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레몬은 두 겹의 껍질에 둘러싸여 있다. 맨 바깥 껍질이 제스트(zest)다. 레몬 외에 오렌지ㆍ라임 등 다른 감귤류의 겉껍질도 제스트라고 부른다. 제스트는 대개 요리에 향ㆍ색ㆍ비타민 C를 부여하기 위해 사용된다. 레몬 제스트의 약 6%는 아로마 오일(芳香油)인데 이 오일의 90%가 리모넨이다. 레몬의 속껍질엔 방향유가 없다.

향이 좋고 무거우며 껍질이 얇은 것이 상품이다. 표면이 매끈하면서 광택이 있는 것이 양질이다. 열량이 낮아(100g당 31㎉)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레몬즙은 조리에 쓰기 직전에 짜는 것이 최선이다. 즙을 짜기 전에 실온이나 따뜻한 곳에 두면 즙이 훨씬 풍부하게 우러나온다. 대개 레몬을 딱딱한 작업대에 올린 뒤 손바닥으로 누르면서 여러 번 굴려 즙을 짠다. 큰 레몬 1개에선 3~4숟갈의 즙이 나온다.

레몬을 소금물에 3~4분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서 문질러 씻는 것이 바른 손질법이다. 표면에 잔류한 농약은 껍질을 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사라진다. 1~2주가량은 실온에 둬도 괜찮다. 지퍼백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6주 정도 선도가 유지된다. 껍질은 얇게 채 썰어 냉장 보관하면 샐러드ㆍ빵을 만들 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레몬즙은 약간 얼린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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