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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농촌진흥청은 1월의 식재료로 우리 밀∙장아찌∙만두를 선정했을까?
왜 농촌진흥청은 1월의 식재료로 우리 밀∙장아찌∙만두를 선정했을까?
  • 박태균
  • 승인 2021.01.2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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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밀은 세계인의 기아를 해결한 녹색 혁명의 주인공
-장아찌의 제조ㆍ발효과정에서 생긴 유기산은 식욕 증진

 

 


2019년 12월 농촌진흥청은 1월의 식재료로 우리 밀ㆍ장아찌ㆍ만두를 선정했다.

밀은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1만~1만5000년 전부터 재배해 온 곡물이다. 한반도에서도 삼국시대 이전부터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토종 밀인 ‘앉은뱅이 밀’은 세계인의 기아를 해결한 녹색 혁명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앉은뱅이 밀이 개량된 농림 10호와 멕시코 재래종이 교잡돼 다(多)수확 품종인 ‘소노라 64’이 탄생했다.

우리나라에선 과거부터 밀 생산량이 많지 않아 귀한 식재료로 여겨졌다. 1960년대 밀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으나 값싼 밀이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우리 밀의 생산과 소비가 오히려 감소했다. 1991년부터 국내 농업인과 소비자를 중심으로 ‘우리 밀 살리기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된 것은 그래서다.

밀은 알곡 상태로 이용되는 쌀ㆍ보리와는 달리 주로 빻아서 가루로 쓰인다. 이는 밀이 다른 곡류에 비해 분말화하기 쉽고 통곡 상태에서 빻은 뒤 겉껍질인 밀기울과 배아(씨눈)의 분리가 쉬워 배유(씨젖) 부분만 별도 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밀가루는 중력분ㆍ강력분ㆍ박력분으로 구분된다. 대개 중력분은 제면용ㆍ다목적용, 강력분은 제빵용, 박력분은 제과용으로 쓰인다.

구매할 때는 순백색에서 크림색을 띠고 입자가 가늘며 덩어리가 없는 것을 고른다. 밀가루는 고운 입자이어서 주변의 수분ㆍ냄새를 잘 흡수한다. 보관할 때는 화장품ㆍ세탁비누ㆍ등유ㆍ나프탈렌 등 냄새가 강한 물건과는 함께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최적의 보관 장소는 시원하고 건조한 곳이다. 개봉한 곳을 꼭 막거나 봉해야 벌레나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밀은 영양상으로 고단백ㆍ고탄수화물 식품이다. 뼈와 치아 건강에 중요한 칼슘도 많이 들어 있다.

장아찌는 간장ㆍ고추장ㆍ된장ㆍ소금ㆍ젓갈 등을 이용해 만든 절임 식품이다. 장을 가리키는 ‘장아’와 짜게 절인 채소를 뜻하는 ‘디히’ 또는 ‘찌’의 합성어다. 한자론 장과(醬瓜)라 한다.

계절마다 담그는 종류가 다르다. 보통 제철에 나는 흔한 채소를 소금에 절이거나 꾸덕꾸덕하게 말린 뒤 간장ㆍ고추장ㆍ된장ㆍ식초 등에 넣어 장기간 보관해뒀다가 먹는다.

장아찌의 재료로 많이 쓰이는 채소는 무ㆍ오이ㆍ풋고추ㆍ마늘ㆍ마늘쫑ㆍ깻잎ㆍ더덕ㆍ도라지ㆍ고춧잎ㆍ무말랭이ㆍ콩잎ㆍ표고버섯ㆍ송이버섯 등이다. 동아ㆍ우엉ㆍ산초잎ㆍ산초 열매ㆍ풋감ㆍ고들빼기(씀바귀)도 쓴다.

장아찌는 항아리에 담아 두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장 위로 장아찌가 나오지 않도록 위를 꼭꼭 눌러 둬야 맛이 변하지 않고 오래 먹을 수 있다. 장아찌의 재료는 깨끗이 씻어서 담아야 한다. 더덕ㆍ도라지 등 쓴맛이 나는 재료는 소금물에 잠시 담가 쓴맛을 제거한다. 깻잎ㆍ콩잎ㆍ마늘쫑ㆍ고들빼기ㆍ감ㆍ매실 등은 소금물에 담가 부드럽게 하고, 마늘ㆍ생강 등 맛이 강한 것은 식초물에 삭혔다가 담는다.

적당히 익은 장아찌는 꺼내어 그대로 먹기도 한다. 지나치게 짜면 물에 담가 짠맛을 우려낸 후 적당하게 썰어 고춧가루ㆍ참기름ㆍ파ㆍ마늘ㆍ깨소금 등으로 양념해 무쳐 먹는다.

장아찌의 제조ㆍ발효과정에서 각종 유기산과 알코올 성분이 생성된다. 이 성분은 식욕을 높인다. 장아찌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장의 운동을 도와 변비ㆍ대장암 등을 예방한다.

만두(饅頭)란 음식명은 중국 한나라 때 만들어졌다. 촉나라의 제갈공명이 돼지고기ㆍ양고기를 밀가루 반죽에 싸서 사람 머리의 형상처럼 만든 뒤 이를 수신(水神)에게 대신 바쳤다는 데서 유래한다. 만두는 고려 시대에 중국을 통해 들어 왔다. 발효시킨 찐빵과 비슷한 상화(尙化)가 우리 선조가 맛본 최초의 만두였다. 상화는 가루에 술을 넣고 부풀린 반죽을 쪄낸 것으로 중국의 만두를 가리킨다.

만두는 익히는 방법과 빚는 모양, 만두피ㆍ소의 재료에 따라 분류된다. 익히는 방법에 따라선 쪄서 먹는 찐만두, 구워서 먹는 군만두, 물로 삶아서 먹는 물만두가 있다. 만두피의 재료에 따라 밀만두ㆍ어만두ㆍ메밀만두 등으로 달리 부르기도 한다. 만두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속이다, 속의 재료론 쇠고기ㆍ돼지고기ㆍ닭고기ㆍ꿩고기ㆍ생선ㆍ채소 등이 사용된다.

생만두를 보관할 때는 먼저 냉동 유리 밀폐용기에 서로 부대끼지 않게 담는다. 냉동실에 잠시 뒀다가 만두피가 단단해지면 랩으로 감싼 뒤 냉동한다. 만두피가 터지지 않게 하려면 겉면에 식용유를 살짝 발라서 얼린다.

만두도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이다. 피엔 탄수화물, 속엔 단백질이 많다. 수라상을 멀리한 말년의 숙종에게 미음과 함께 닭고기ㆍ꿩고기로 만든 소를 넣은 만두가 진상됐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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