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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도 즐겨 먹던 기장, 우리도 한 번 먹어볼까?
공자도 즐겨 먹던 기장, 우리도 한 번 먹어볼까?
  • 박태균
  • 승인 2021.02.0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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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실록지리지에도 기록된 역사적 식품
- 단백질ㆍ비타민 B군ㆍ식이섬유 풍부

 

 

 

기장은 대개 밥에 넣거나 떡ㆍ술ㆍ엿ㆍ빵 등의 원료로 쓰인다. 가축의 사료로도 사용된다. 과거부터 오곡 중 하나로 간주했다(세종실록지리지).

쌀과 ‘궁합’이 잘 맞는다. 중국의 공자(孔子)가 즐겨 드셨다는 기장밥은 기장과 쌀의 맛이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2,500년 전에 살았던 공자는 기장밥을 숟가락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집어 먹었다. 공자가 살았던 때만 해도 중국인이 공통으로 먹는 주식이 없었다. 당시 중국 사대부가 주로 먹었던 음식은 기장과 조 등이었다. 기장의 원산지가 중국이란 설도 있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만 해도 젓가락이 보편화되지 않아 공자도 기장밥을 손으로 먹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장의 대부분은 전분이다. 전분 중 아밀로스 함량에 따라 메기장과 찰기장으로 분류된다. 아밀로스 함량이 낮으면 찰기장, 높으면 메기장이다. 밥이나 죽을 끓여 먹을 때는 대개 메기장을 이용한다. 찰기장은 찰진 성질이 있고 찌면 쫀득쫀득해져 떡의 재료로 알맞다. 메기장은 수요가 급감해 국내에선 찰기장이 압도적으로 많이 재배된다.

1830년대 최한기가 편찬한 농업 기술서인 농정회요엔 “기장으로 술을 빚는데, 메기장보다는 찰기장이 더 맛이 좋다. 빻아서 엿을 만들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기장은 잡곡 중에서도 생육 기간이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이다. 씨를 뿌린 후 거두기까지 70~110일이면 충분하다.

씨알은 조보다 크다. 씨알 모양은 좁은 타원형ㆍ넓은 타원형ㆍ원형 등이고, 배면 쪽이 둥글다. 씨알 껍질 색은 품종에 따라 다양하지만, 껍질을 벗기면 알곡은 모두 노란색이다.

단백질ㆍ식이섬유ㆍ비타민 B군ㆍ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것이 영양상의 장점이다. 다이어트와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뇨 효과가 있어 몸이 자주 붓는 사람에게도 추천된다. 특히 비타민 B군의 일종인 나이아신이 듬뿍 들어 있다. 기장밥을 해 먹으면 나이아신 결핍을 예방할 수 있다.

단백질도 상당량 들어 있다(11%). 주식인 쌀에 비해 단백질ㆍ지방ㆍ비타민이 더 많다. 기장의 단백질이 혈중 HDL 콜레스테롤(혈관 건강에 좋은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여 동맥경화 예방과 혈전 억제를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칼슘ㆍ칼륨ㆍ마그네슘 등 유용한 미네랄도 풍부하다. 식이섬유 함량은 백미의 3배다. 대부분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질긴 성질이 있어 소화관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혈류로 흡수된다. 소화기관 내 수분을 흡수해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위장운동이 촉진되면서 변비를 예방한다.

비타민 B군 함량도 백미의 2배다. 다른 곡류와 마찬가지로 라이신이 부족하므로 콩ㆍ밀 등과 섞어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기장을 살 때는 낟알이 둥글고 깨진 낟알이 없는 것을 고른다. 국산 기장은 중국산보다 전체적으로 색이 어두운 노란색이다. 낟알이 작고 배꼽부위에 검은 반점이 뚜렷하다. 중국산 기장은 낟알이 굵고 구슬처럼 동글동글하다. 씨눈은 붉은색이다.

깨끗이 씻은 멥쌀을 밥솥에 먼저 넣고 끓이다가 기장을 넣어 지으면 기장밥이 완성된다. 이때 기장은 씻기만 하고 불리지 않는다. 기장밥은 맛이 약간 쌉쌀할 수 있는데 팥을 조금 섞으면 맛이 좋아진다. 찰기장을 쌀과 함께 넣어 밥을 지으면 쉽게 물러질 수 있다. 찰기장은 떡이나 술의 재료로 쓰고, 밥은 메기장으로 짓는 것이 좋다.

기장은 굳이 냉장 보관할 필요가 없다.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두면 된다. 구입 후 3개월 이내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기장과 헷갈리기 쉬운 조는 생육 기간이 기장보다 20일쯤 긴 90~130일이다. 조도 기장처럼 전분이 주성분이다. 아밀로스 비율에 따라 메조(높음)와 차조(낮음)로 나뉜다. 메조는 노란색, 차조는 녹색을 주로 띤다. 차조는 씨눈 부위가 선명하지 않고, 노란 빛깔을 띤 낟알이 많다. 메조는 낟알이 약간 납작하다. 조는 소화ㆍ흡수율이 높다(93%). 식이섬유가 풍부해 체중 감소와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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