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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버튼에 ‘구리 항균 필름’ 왜?
엘리베이터 버튼에 ‘구리 항균 필름’ 왜?
  • 박태균
  • 승인 2021.02.1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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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미국 환경 보호청 ‘구리의 유해 세균 죽이는 효과 입증’
- 코로나바이러스도 4시간 이내 완전 사멸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챙겨야 할 미네랄이 있다. 구리다. 구리는 독감 외에도 빈혈ㆍ동맥경화ㆍ골다공증 등의 예방에도 유효하다. 실제로 문 등의 손잡이나 표면에 구리를 사용하면 감기ㆍ독감의 예방이 가능하다. 2008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구리나 구리 합금이 유해 세균을 죽인다는 것을 승인했다. EPA에 따르면 구리는 MRSA(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를 상온에서 2시간 이내에 죽이는 능력을 갖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생존력을 확인하기 위해 분무기로 뿌린 후 농도를 측정한 결과, 구리 표면에서는 바이러스 농도가 1시간이 지나면 절반으로 줄었고 4시간 뒤엔 완전히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진의 실험을 통해서도 구리ㆍ유기로 만든 문 손잡이가 스테인리스 재질의 문 손잡이에 비해 유해 세균을 죽이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 78%와 주석 22%가 섞인 합금인 유기는 국내 전통 식기의 재료로 쓰이고 있다. 스테인리스는 철과 크롬, 니켈의 합금이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이해경 교수팀은 MRSAㆍVREFMㆍMRPA 등 항생제 내성이 강한 세 종류의 유해 세균을 대상으로 구리ㆍ유기ㆍ스테인리스 등 세 금속의 살균 능력을 비교해 봤다(대한임상미생물학회지 2019년 발표). 구리 용기에 MRSA 100㎖를 떨어뜨렸더니 3시간 경과 후부터 살균 효과가 나타났다. 5시간 후엔 MRSA가 일절 검출되지 않았다. 유기 용기에 같은 양의 MRSA를 떨어뜨렸을 때는 4시간 지난 후부터 살균 효과가 나타났고 6시간 후엔 MRSA가 불검출됐다. 스테인리스 용기에 같은 양의 MRSA를 떨어뜨렸을 때는 6일이 지나서야 살균 효과가 확인됐다. MRSA가 불검출된 것은 9일 뒤였다.

코로나 19 유행 이후 구리를 이용한 마스크, 보호필름, 도어 스티커,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선진국에선 병원 감염 예방을 위해 병원 내 문 손잡이ㆍ수도꼭지ㆍ침대레일 등을 구리로 대체하고 있다.

구리는 철과 함께 적혈구를 만들고 철의 체내 흡수ㆍ이용률을 높인다. 몸 안에 구리가 부족하면 빈혈이 생길 수 있다.

구리는 신경전달물질ㆍ콜라겐ㆍ엘라스틴의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콜라겐ㆍ엘라스틴은 피부의 구성이면서 뼈ㆍ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구리의 섭취가 부족하면 골다공증ㆍ동맥경화가 생기기 쉽고 피부의 탄력이 약해지는 것은 그래서다.

한국영양학회가 정한 구리의 하루 섭취 권장량(성인 기준)은 780㎍이다. 우리 국민은 평균적으로 권장량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구리 섭취가 적당한지는 모발 미네랄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구리 섭취가 부족하다고 판정되면 콩 제품ㆍ견과류ㆍ조개ㆍ새우ㆍ해산물ㆍ동물의 간ㆍ코코아ㆍ초콜릿 등 구리가 풍부한 식품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특히 코코아를 하루 한 잔 가량 마시는 것이 좋다. 코코아엔 구리 외에도 아연ㆍ철분ㆍ칼슘ㆍ칼륨ㆍ마그네슘 등 유용한 미네랄이 들어 있다.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하는 타닌도 없다.

구리가 부족하면 활력이 떨어지고 쉬 피로해진다. 우리가 구리를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간으로 돌아와 담즙을 통해 배설되고 소량은 소변과 땀으로 빠져나간다.

그러나 구리가 몸에 지나치게 과다 축적되면 피로감이 밀려온다. 향정신성 의약품ㆍ신경안정제ㆍ에스트로젠(여성호르몬)의 과다 복용이나 아연ㆍ철분의 섭취 부족, 갑상선 기능 저하증, 부신기능 저하증이 구리의 과잉 축적을 부를 수 있다. 구리의 과잉은 우울증ㆍ생리 전 증후군ㆍ정서 불안ㆍ어린이의 학습장애 등을 초래한다. 효모ㆍ곰팡이의 증식을 촉진, 바이러스 감염 재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임신 마지막 3개월 동안에 구리 수준이 너무 높으면 임신중독증ㆍ산후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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