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12 13:29 (화)
지금은 ‘봄나물 전성시대’ 주목받는 이유 주목
지금은 ‘봄나물 전성시대’ 주목받는 이유 주목
  • 박태균
  • 승인 2021.03.08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춘곤증 피로 회복∙비타민 B1 C 충족하는 저공해 청정 식품
- 달래∙돌나물 등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

 

 

 


달래와 돌나물은 봄 냄새가 그윽한 봄나물이자 산채다.

봄에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을 보충하는 데는 봄나물만 한 것이 없다. 봄나물엔 피로 해소ㆍ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비타민 C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입맛을 되살려주고 정서적인 안정을 도와 ‘정신 건강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비타민 B1도 많다.

봄나물은 또 춘곤증 등 피로해소를 돕는다. 비타민 B1과 C의 결핍이 춘곤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봄나물은 두 비타민 보충에 그만이다.

입맛을 되살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특히 약한 쓴맛을 지닌 어린싹(새순)이 식욕 증진제다.

산채는 전국적으로 약 40종이 재배되고 있다. 달래는 10대 산채(더덕ㆍ고사리ㆍ취나물ㆍ도라지ㆍ나무 두릅ㆍ달래ㆍ땅두릅ㆍ음나무순ㆍ곤드레ㆍ고들빼기) 중 하나다. 산채의 약 88%는 노지에서 재배되지만 달래ㆍ취나물 등은 비 가림 재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달래는 마늘의 ‘사촌’이다. 한방에선 ‘들마늘’이라고 부른다. 영어 이름도 wild garlic(야생 마늘)이다. 달래엔 마늘의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이 들어 있어 맛이 맵다. 마늘처럼 항암 채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피로 해소를 돕는 비타민 C도 풍부하다. 식욕을 되살리는데도 그만이다. 뼈와 치아 건강을 좌우하며 우리 국민이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영양소인 칼슘이 봄나물 중 가장 많다. 달래의 칼슘 함량은 100g당 169㎎으로 시금치(41㎎)의 4배에 달한다.

달래는 주로 줄기와 뿌리를 먹는다. 잎이 진한 녹색이고, 뿌리는 매끄럽고 윤기가 나며, 씹었을 때 향이 진한 것이 양질이다. 큰 것일수록 매운맛이 강하다. 뿌리가 너무 크지 않고 질기지 않은 것, 알뿌리가 둥글고 굵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시들거나 누렇게 뜬 것, 마른 것은 피한다.

달래는 잎과 알뿌리를 함께 생채로 해서 먹거나 부침 재료로 주로 이용한다. 삶거나 쪄서 초장ㆍ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된장국을 끓이는 데 넣기도 한다. 생선 조림에 넣어도 좋고, 달래 무침ㆍ달래장아찌ㆍ달래 전 등 요리에도 들어간다. 달래의 알뿌리가 큰 것은 칼등으로 한번 툭 쳐서 으깨어 먹으면 매운맛도 덜하고 먹기도 편하다. 달래를 무칠 때 식초를 넣으면 입맛을 돋워주고, 비타민 C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 수염뿌리에도 영양소가 많으므로 가급적 함께 먹는 것이 이익이다.

달래를 손질할 때는 먼저 껍질을 벗기고 깨끗한 물로 씻어준다. 씻을 때는 흙까지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 달래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운맛이 약해지고 잎과 줄기가 쉽게 무를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빨리 먹는다. 보관할 때는 물을 살짝 뿌려서 키친타월 등에 감싸 지퍼 백에 넣어 냉장 보관한다.

돌나물은 봄에 들판ㆍ산기슭ㆍ논ㆍ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활력 채소다. 번식력이 좋아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심어놓으면 봄부터 가을까지 맛볼 수 있다. 돈나물ㆍ석상채라고도 불린다. 영양적으론 비타민 AㆍCㆍ칼슘이 풍부하다. 맛이 쓴 새순을 먹는 것이 좋다. 비빔밥ㆍ떡ㆍ죽에 넣어도 별미다. 생채나 겉절이로 먹거나 데쳐서 숙채로 이용해도 좋다. 봄에 돌나물을 초무침이나 물김치로 만들어 먹으면 식욕이 되살아난다. 생으로 먹거나 겉절이를 만들어 먹으면 특유의 향을 음미할 수 있다. 약재로도 쓰였다. 동의보감에선 말린 돌나물을 “해열ㆍ해독ㆍ간 질환에 좋은 채소”로 분류했다. 생즙은 피로를 풀어준다. 손을 베었을 때 생즙을 환부에 바르면 부기가 가라앉는다.

돌나물은 잎이 매우 연하므로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야 한다. 바구니에 받혀 물기를 없애주면 되는데, 쉽게 짓물러지므로 씻은 후 오래 방치해선 안 된다. 돌나물은 손으로 만지면 상하기 쉽고 풋내가 날 수 있으므로 먹을 만큼만 구매한다. 남은 것은 밀폐용기에 키친타월을 깔고 담아 냉장 보관한다.

요즘 달래ㆍ돌나물ㆍ더덕 같은 산채가 소비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네 가지 특성과 장점 갖고 있어서다.

첫째, 저공해 식품이다. 오염되지 않은 물ㆍ토양ㆍ공기에서 농약 없이 생육되거나 재배된 산채는 청정채소다.

둘째, 건강식품이다. 산채는 아직 야생의 고유특성ㆍ성분을 원형 그대로 유지해,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취나물을 비롯한 많은 산채가 간암ㆍ유방암ㆍ폐암 등 암에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산채에 풍부한 식이섬유ㆍ엽록소 등이 건강유지에 매우 효과적이란 연구결과도 한둘이 아니다.
중국의 고의서인 ‘황제내경’(皇帝內徑)엔 “오곡(五穀)은 오장육부(五臟六腑)를 영양 하며, 오과(五果)는 이를 돕고, 오채(五菜)는 그 작용을 보하고 오축(五畜)은 그 힘을 더한다”고 기술돼 있다. 곡류ㆍ과일ㆍ채소ㆍ고기를 고루 섭취해야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셋째, 향수를 부르는 식품이다. 우리 사회가 급격히 산업화하면서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갔던 많은 사람이 어릴 적 고향의 냄새만이라도 맛보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산채를 찾는다. 산채가 가난했던 시기의 구황식품이 아니라 향수 식품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넷째, 우리 민족의 뿌리이며 혼이 담겨있는 식품이다. 한국인은 쑥과 마늘을 먹은 뒤 사람으로 변한 곰, 즉 웅녀의 몸에서 태어난 단군의 후예다. 예부터 산채는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제물로 사용되는 등 우리 민족과 맥을 함께 이어온 고유문화 식품이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