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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살찌우는 ‘숨은 칼로리’ 음료의 배신
당신을 살찌우는 ‘숨은 칼로리’ 음료의 배신
  • 박태균
  • 승인 2021.05.28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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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의 하루 총 섭취 열량의 약 10%
- 과채주스∙과채음료, 유산균발효유∙유산균 음료…구분법은?

 

 

 


물을 뺀 음료 대부분은 분명히 열량이 있는 음식이다. 탄산음료ㆍ과채주스ㆍ유산균음료ㆍ과채음료ㆍ스포츠음료 등 음료는 분명히 열량ㆍ영양소가 있는 음식이란 얘기다. 당연히 식사의 일부로 간주해야 한다.

자신이 마시고 있는 음료의 열량이 얼마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음료가 음식이란 사실조차 자주 망각한 채 들이킨다.

자녀가 설탕이나 과자 등 단 음식을 먹으면 바로 저지하는 부모도 음료에 대해선 한없이 너그럽다. 심지어는 자녀가 잘하는 일이 있으면 상으로 음료를 제공한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 설탕 7숟갈을 앉은 자리에서 먹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만한 양이 설탕이 든 탄산음료를 마시는 데 대해선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음식은 고형식이고 음료는 물이라는 인식이 너무 깊이 박혀서다.

우리 가족이 무심코 먹는 음료엔 생각 외로 열량이 많다. 과일 맛이 나는 한 우유 제품은 1개당 열량이 거의 200㎉다. 산책이나 집 안 청소를 1시간 해야 소모할 수 있는 열량이다.

탄산음료ㆍ과채음료ㆍ과채주스도 열량이 대부분 1회 제공량당 100㎉ 이상이다. 유산균 발효유ㆍ유산균 음료도 1회 제공량당 열량이 100㎉가 넘기는 마찬가지다. 기분전환으로 마시는 음료치고는 열량이 과다하다.

어린이ㆍ청소년은 일반적으로 하루 총 섭취 열량의 약 10%를 주스 등 음료를 통해 섭취한다.

다양한 음료 중에서 가장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것은 생수와 수돗물이다. 물엔 설탕ㆍ인공감미료 등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고 열량도 없다. 생수는 정수과정을 통해 불순물과 악취를 걸러낸 물이다. 수돗물도 환경부가 정한 기준을 통과한 깨끗한 물이다. 일부 지역에선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한다. 불소가 충치와 골다공증 예방을 돕는다고 여겨서다.

건강에 이로운 음료로는 우유ㆍ채소 주스 등이 꼽힌다. 우유는 ‘칼슘의 왕’이라 불릴 만큼 칼슘 함량은 물론 체내 흡수율도 뛰어나다. 소화ㆍ흡수가 잘 되고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고단백 식품이란 것도 돋보인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심장병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는 포화 지방이 많다는 단점도 있다. 만 2세 이후엔 가능한 한 무지방 또는 저지방 우유를 마시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무지방ㆍ저지방 우유엔 지방은 거의 들어있지 않지만, 칼슘 등 다른 영양소는 일반 우유와 다를 바 없다. 우유는 흰색 우유가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밀크셰이크ㆍ딸기우유ㆍ초콜릿 우유 등은 열량이 과하다.

과일즙이 든 과일주스엔 과당이 풍부하다. 과당은 탄수화물의 일종이며 혈당을 급하게 올리는 단순당이다. 과일ㆍ채소를 주스로 만드는 공정에서 비타민ㆍ미네랄은 남지만, 식이섬유는 대부분 제거된다. 식이섬유는 인체에서 소화되지 않는 물질로 변비를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과채주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일ㆍ채소의 대체품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과채주스는 생과일ㆍ채소만 못하다. 시판 중인 과채주스는 신선한 과일ㆍ채소가 아니라 과즙을 사용해 만든 것이므로 원료의 신선도가 떨어진다. 가정에서도 상태가 괜찮은 과일ㆍ채소는 직접 먹지 믹서에 집어넣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과채주스엔 또 HFCS(고과당옥수수시럽, 액상과당)ㆍ구연산ㆍ착향료ㆍ소금 등 첨가물이 들어간다. 변비를 막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소중한 성분인 식이섬유는 주스 제조 과정에서 거의 사라진다. 일부 시판 주스에서 ‘식이섬유 첨가’란 표시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과채주스에 식이섬유가 없거나 극히 적다는 방증이다. 미국 소아과학회가 1∼6세 아이는 하루에 주스를 120∼180㎖, 7∼18세 어린이ㆍ청소년은 240∼360㎖ 이하 섭취하라고 권장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탄산음료ㆍ스포츠음료(이온음료)에도 상당한 열량이 숨어 있다. 탄산음료엔 카페인도 함유돼 있다. ‘라이트’ㆍ‘0칼로리’라고 표기된 탄산음료엔 인공감미료가 있다. 스포츠음료는 물에다 설탕과 소금을 약간 첨가한 것이다. 설탕ㆍ소금을 전해질ㆍ이온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격렬하게 운동할 때는 스포츠음료가 유용하나 평상시엔 물이 최고다.

각종 음료에 대한 우리 국민의 무관심은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여실히 드러난다. 유통기한ㆍ영양표시 등 식품에 라벨에 적힌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소비자는 많지만 수많은 음료에 대해선 포장지에 명시된 기본 정보조차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다.

유산균 함유 식품을 사면서 유산균 발효유인지 유산균 음료인지, 과일ㆍ채소가 든 음료를 구입하면서 과채주스인지 과채음료인지 따지는 사람이 별로 없다. 식품공전엔 과즙이 10∼95% 미만 들어가면 과채음료, 95% 이상이면 과채주스라고 분류해 놓았다. 유산균수가 1㎖당 1억 마리 이상이면 농후 발효유(유산균 발효유), 1,000만 마리 이상이면 유산균 음료다. 유산균 음료는 유산균 발효유를 희석한 뒤 여기에 과즙ㆍ과육ㆍ향 등을 첨가한 일종의 청량음료이다. 과채 음료는 과일이나 채소가 일정 비율 들어 있지만 HFCS 등이 함유된 고열량 식품이다.

음료의 홍수 시대에 살면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음료도 음식이라는 사실이다. 물과 음료는 구분해야 하며 음료를 물처럼 마시는 것은 피한다. ‘음식 배’, ‘음료 배’를 각각 따로 두면 ‘만병의 근원’이라는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매일 섭취하는 전체 열량(성인 남성 권장량 2,600㎉, 여성 2,100㎉)의 10% 이상을 각종 음료로 섭취하는 것은 곤란하다. 요즘 음료 용기가 계속 커져 한번 벌컥벌컥 들이키면 금세 이를 초과할 수 있어 걱정이다. 갈증과 배고픔은 뇌에서 각기 다른 메커니즘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음료의 유혹은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값싼 물보다 나은 음료는 세상에 없다.

열심히 운동하고 식이요법을 했는데도 체중이 그대로라면 자신이 습관적으로 마시고 있는 음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0% 과채주스를 건강에 100% 이로운 것으로만 여겨 매일 몇 잔씩 들이켜는 것은 곤란하다. 과채주스의 열량은 과채음료보다도 높을 수 있다. 100% 과채주스에 물을 섞어 50% 과채주스를 만들어 마시는 것도 열량을 낮추는 방법이다. ‘백세주’를 ‘50세주’로 바꿔 알코올 도수를 낮추듯이 말이다.

물에 레몬ㆍ라임ㆍ민트ㆍ오이ㆍ오렌지 등을 넣어 향을 첨가하면 물을 더 잘 마실 수 있다. 보리차ㆍ결명자차ㆍ오미자차ㆍ녹차ㆍ옥수수 차나 약차를 끓여 마시면 수분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최근 서양에선 물이 디톡스(해독)를 돕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때 염소 소독된 수돗물은 권장되지 않는다. 생수 등 신선한 물이 추천된다. 중금속 등 독소를 신속하게 몸 밖으로 배출시키려면 하루 8~10잔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중금속은 대부분 호흡기를 통해 흡수되는데 물 섭취량이 적으면 호흡기 점막이 말라 중금속 등 독소의 체내 침투와 축적이 쉬워진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이 기관지를 통해 폐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고 대신 위장을 지나 항문으로 빠져나가게 한다. 물에 중금속이 함유돼 있을까 걱정된다면 끓여서 마신다. 끓인 물을 플라스틱 용기에 바로 옮기면 유해 물질이 녹아날 수 있으므로 식힌 후에 옮겨 담는다.

물에 레몬ㆍ단풍시럽ㆍ고춧가루 등을 섞어 최대한 오래 마시는 ‘미스터 클린스’라는 디톡스법도 등장했다. 물 디톡스의 다른 버전으로 물 디톡스만큼이나 상당한 고통이 따르고 인내가 요구된다. 고춧가루가 장점막을 자극해 독소를 분리시키더라도 해당 독소를 식이섬유와 결합해 체외로 배설시키지 못하는 것이 한계다. 식이섬유가 전혀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스 디톡스는 일반인이 가장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디톡스법이다. 주스ㆍ물ㆍ허브차 외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방법으로 간의 해독작용에 필요한 영양소를 채소 주스를 통해 공급해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 사용하는 주스는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당근ㆍ샐러리ㆍ케일 등 채소로 주로 만든다. 달콤한 과일주스는 아주 약간만 마신다. 생채소와는 달리 과채주스엔 식이섬유가 없다. 독소를 몸 밖으로 배설하기 위해선 식이섬유 보충제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변비 예방용 허브차의 보충이 필요하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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