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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조차 웰빙시대! 건강한 전통음식으로 여름 활짝 열기
전통조차 웰빙시대! 건강한 전통음식으로 여름 활짝 열기
  • 박태균
  • 승인 2021.06.11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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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과 궁중에서 즐겨온 단오 음식 알아보기

 

 

 



코로나 19 창궐 와중에도 신록은 날로 푸르러지고 있으며 더위도 어김없이 시작됐다. 우리 조상은 단오(端午)를 여름 개시일로 여겼다.

“5월 5일 단옷날 물색(物色)이 생신(生新)하다. 오이밭에 첫물 따니 이슬에 젖었으며 앵두 익어 붉은빛이 아침 볕에 눈부시다….”(‘농부월령가’ 오월령).

한 해 중 양기(陽氣)가 가장 성(盛)하다는 단오 무렵엔 앵두ㆍ오이 등 다양한 채소ㆍ과일이 제철을 맞는다. 익모초ㆍ쑥ㆍ수리취ㆍ복숭아ㆍ살구도 한창이다. 이날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에 뜯어 말려놓은 익모초와 쑥은 한방에서 약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친다. 익모초(益母草)는 ‘어머니에게 이로운 풀’이란 뜻이다. 성질이 따뜻해서 특히 아랫배가 냉한 여성에게 유익하다. 입맛이 떨어졌을 때 익모초 생즙을 내어 먹으면 식욕이 되살아나고 잘 붓는 사람이 먹으면 부기가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방에선 여성의 생리나 출산 전후 질환에 두루 쓰인다. 어혈을 없애고 자궁의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봐 임신부에게도 추천된다. 오이는 성질이 시원하고 수분이 풍부해서 갈증 해소용으로 그만이다. 술(소주)에 오이를 갈아서 넣어주면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우리 조상은 봄 과일 중 가장 먼저 익는 앵두를 궁중에 진상하고 종묘와 사당에 천신 했다. 편(떡)과 화채로도 만들어 드셨다. 단오 절식(節食)인 앵두편은 앵두를 살짝 쪄서 굵은 체에 거른 뒤 살만 발라서 설탕을 넣고 졸이다가 녹말을 넣어 굳힌 음식이다. 대개 생밤과 함께 담아낸다. 앵두 화채는 씨를 뺀 앵두를 설탕ㆍ꿀에 재웠다가 오미자 물에 넣고 실백을 띄운 음료다. 오이는 시원하고 수분이 많아 갈증 해소에 그만이다. 단오 시기에 한창 맛이 오르는 복숭아나 살구의 즙을 쌀가루에 버무려서 쪄 먹는 음식이 도행병이다. 단옷날 서민은 씨를 뺀 앵두를 설탕ㆍ꿀에 재웠다가 오미자 물에 넣고 실백을 띄운 앵두 화채를 즐겼다.

궁중의 내의원은 왕실 음료인 제호탕을 만들어 왕에게 올렸다. 왕은 이를 연로한 신하가 모이는 기로소에 내려보냈다. 매실이 주원료인 제호탕은 오매육ㆍ사인ㆍ초과ㆍ백단향을 가루낸 뒤 꿀에 재워 중탕한 음료다. 더위를 이기고 갈증을 해소하며 보신하기 위해 대개 냉수에 타서 마셨다.

단옷날 민간에선 수리취떡을 즐겨 먹었다. 수리취떡은 멥쌀가루에 삶은 수리취(취나물의 일종)를 넣어 찐 뒤 둥글게 만든 떡이다. 수리취떡의 주재료인 수리취는 비타민 C의 보고(寶庫)다. 수리취떡엔 수레바퀴 모양의 떡살을 박아 차륜병(車輪餠)이라고도 한다. 단오를 수릿날ㆍ수릿날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그래서다. 여기서 수리는 수레(車)를 뜻한다. 동네 한량은 창포로 빚은 창포주를 마시며 이날을 즐겼다.

단옷날 밥상에 오른 동물성 식품은 “썩어도 준치’(낡거나 헐어도 가치 있는 것)란 표현 때문에 유명해진 준치다. 생선 가운데 가장 맛있다고 하여 진어(眞魚)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청어와 ‘사촌’으로 등 푸른 생선의 일종인 준치엔 혈관 건강에 이로운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과 간 건강ㆍ시력 보호에 유익한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풍부하다. 잔가시를 빼고 살만 바른 뒤 둥근 완자를 넣어 끓인 준치국, 준치 살을 밀가루에 여러 번 굴려 만든 준치 만두도 단오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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