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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맛 뺀 토란대는 섬유질 채소
아린 맛 뺀 토란대는 섬유질 채소
  • 박태균
  • 승인 2020.11.2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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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부터 줄기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건강 식품
- 신장결석∙담석 유발하는 수산 칼륨은 쌀뜨물에 담가 제거하세요

 

 

 

 
토란(土卵)을 추석 절식(節食)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겨울에도 유용한 먹거리다. 지난 2018년 농촌진흥청은 토란의 줄기인 토란대를 1월의 식재료로 선정했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토란의 알뿌리 정도만을 먹는 것으로 알지만 실상은 버릴 것이 없다. 

알뿌리는 가을철 별미인 토란탕을 비롯한 조림ㆍ구이ㆍ죽ㆍ장아찌ㆍ찜ㆍ산적ㆍ튀김 등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쓰인다. 말린 토란잎은 하루 전 물에 담갔다가 삶아서 쌈이나 나물 등으로 즐길 수 있다. 토란대는 말려서 탕에 넣거나 삶아서 나물로 먹는다. 육개장엔 단골로 들어가고, 된장국ㆍ닭볶음탕 등의 재료로도 쓰인다. 생토란대의 껍질을 벗긴 뒤 데쳐서 기름에 볶으면 초여름 머윗대와 비슷한 풍미가 느껴진다. 

토란대는 아린 맛과 사각사각한 식감이 특징이다. 아린 맛은 주로 토란과 토란대의 껍질에 함유된 수산칼슘의 맛이다. 수산칼슘은 체내에 쌓이면 신장결석ㆍ담석을 일으킬 수 있는 ‘요주의’ 성분이다. 다행히도 이 성분은 물에 녹는 수용성(水溶性)이어서 토란이나 토란대를 쌀뜨물에 담가두거나 소금ㆍ생강즙을 넣고 약간 삶은 뒤 찬물로 헹구면 대부분 사라진다. 수산칼슘은 열을 가하면 분해된다. 토란탕에 다시마를 함께 넣고 끓이면 다시마의 알긴산(미끈미끈한 성분, 식이섬유의 일종)이 토란의 아린 맛을 빼주고 시원한 맛을 더해준다. 아린 맛은 토란대를 삶아 물에 우려낸 뒤 여러 번 헹구면 제거된다. 수산칼슘은 산(酸)에도 약하다. 토란대를 식초에 담그면 아린 맛이 제거된다. 수산칼슘은 침(針)처럼 생겼다. 고무장갑을 착용하지 않고 토란 껍질을 벗기거나 토란대를 손질하면 손이 따갑고 가려운 것은 그래서다. 토란이나 토란대 껍질은 약간 두껍게 벗기고 손에서 자극이 느껴지면 비누나 소금물로 씻어내는 것이 좋다.

토란대를 낫으로 베면 잘린 부위가 금방 산화된다. 이를 피하려면 작은 칼로 흠집만 내어 꺾어 잘라야 한다. 손질할 때는 고무장갑 등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산칼슘 때문에 손바닥이 갈라질 수 있어서다. 너무 싱싱한 토란대는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다. 2∼3일간 그늘에 말린 다음 껍질을 분리하면 더 쉽게 벗겨진다. 

대개 9∼10월께 다 자란 토란대를 잘라 삶은 뒤 햇볕에 말린다. 말린 토란대를 삶은 후 물에 충분히 담가 아린 맛을 제거한다. 아린 맛이 빠진 토란대의 물기를 제거한 뒤 들기름에 다진마늘ㆍ간장ㆍ들깻가루 등을 넣어 무쳐 먹는다. 육개장에 넣을 때도 먼저 아린 맛을 우려낸다. 

토란대는 칼슘ㆍ철분ㆍ칼륨 등 미네랄과 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든 섬유질 채소다. 토란보다 베타카로틴이 3.5배, 칼슘이 3.6배 많이 들어 있다. 토란과 토란대의 영양소 중 두드러지는 것은 칼륨이다. 토란의 칼륨 함량은 다른 뿌리채소보다 눈에 띄게 많다(100g당 365㎎). 토란대의 칼륨 함량은 토란의 3.3배다. 칼륨은 혈압 조절을 돕는 미네랄이므로 토란과 토란대 모두 고혈압 환자에게 권할 만하다.

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pectin도 풍부해 불안정한 장 상태를 안정시키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너무 굵거나 단단한 토란대는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토란대는 말린 후 줄기가 희고 적당히 통통하며 길이가 일정한 것이 상품이다. 이물질이 섞여 있거나 썩은 냄새, 약품 냄새가 나는 것은 피한다. 껍질이 푸른 빛을 띠거나 자른 면이 불규칙한 것도 저질이기 십상이다.

토란대를 삶은 지 1∼2일 경과 후 토란대의 독성 성분(수산칼슘)이 빠진 것을 확인한 후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토란대는 다시마와 ‘찰떡궁합’이다. 다시마 속 알긴산(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과 요오드 성분이 토란대의 독성을 완화하고 체내 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다시마의 감칠맛은 토란대 맛을 부드럽게 한다. 들깻가루ㆍ들기름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데친 토란대에 들깻가루와 들기름을 넣고 살짝 볶으면 토란대에 부족한 불포화지방(혈관 건강에 유익)을 들깨가 보충해 영양상으로 균형 잡힌 음식이 완성된다. 

토란의 약효 성분은 갈락탄ㆍ식이섬유ㆍ멜라토닌이다. 다당류의 일종인 갈락탄은 토란이나 토란대 껍질을 벗겼을 때 전체를 덮고 있는 미끈미끈한 점액성 물질이다. 토란의 점액(갈락탄ㆍ뮤신)은 통증 완화 효능이 있어 외용약으로도 쓰인다. 어깨 결림ㆍ타박상ㆍ골절ㆍ염좌 등이 있을 때 강판에 간 토란을 밀가루ㆍ식초와 함께 이긴 뒤 아픈 부위에 바르면 효과적이다. 점액은 자극성이 강해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점액은 조미료 등이 토란에 스며드는 것을 방해한다. 토란이 들어가는 음식을 만들 때 먼저 토란에 소금을 뿌려 숨을 죽이거나 소금물로 데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토란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변비ㆍ대장암을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멜라토닌은 우유ㆍ호두 등에도 들어 있는 천연의 수면 물질이다. 밤이 짧아지는 겨울에 토란 음식을 즐긴 것은 우리 조상의 지혜다.

토란은 중국ㆍ일본ㆍ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먹지만, 남미ㆍ유럽의 식탁에도 오른다. 열대지방에선 카사바ㆍ얌과 더불어 중요한 녹말 공급 식량이다. 대개 굽거나 쪄서 먹는다. 토란을 조상이라고 여기는 하와이 원주민은 토란을 생으로 갈아 발효시킨 ‘포이’(poi)를 즐긴다. 

 국산 토란의 주산지는 전남 곡성이다. 국내 토란 재배면적의 약 40%,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2019년 9월엔 토란 최초로 지리적 표시 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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