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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 돕는 세계 4대 식단은 무엇?
치매 예방 돕는 세계 4대 식단은 무엇?
  • 박태균
  • 승인 2020.11.1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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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막는 지중해식ㆍ일본식ㆍMINDㆍDASH 식단
- 알츠하이머병 예방 돕는 식품은 커피ㆍ녹차ㆍ우유ㆍ생선…

 

 

 

 
지중해식ㆍ일본식ㆍMINDㆍDASH 식단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의 발병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건강식이다. 2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역학(疫學)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사망률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뉴욕에 사는 2,258명의 주민을 지중해식 식단을 잘 지킨 그룹, 중간 정도 지킨 그룹, 지키지 않은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눈 뒤 10년간 추적 조사했더니 잘 지킨 그룹의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지키지 않은 그룹보다 40%나 낮았다.  

지중해식 식사는 세계적인 장수 지역인 그리스 크레타섬 주민의 전통식사다. 2010년11월 17일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과일ㆍ채소ㆍ통곡ㆍ빵ㆍ감자ㆍ닭고기 등 가금육ㆍ견과류ㆍ올리브 오일ㆍ생선(주 2회 이상)을 주로 먹고 적당량의 레드와인(남성 296㎖, 여성 148㎖ 이하)ㆍ저지방 우유를 즐기되 붉은 색 고기(적색육)는 되도록 적게(월 2∼3회 이내) 섭취하라고 권한다. 노년기의 인지 능력 저하에 악영향을 주는 정제된 설탕과 트랜스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지중해식 식사의 특징이다.

지중해식 식사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위험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인지기능이 악화하는 속도를 지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지중해식 식사가 다소 생소한 메뉴와 식품으로 구성돼 있어 한식이 익숙한 우리나라 노인의 선호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최근 우리나라 노인 맞춤형으로 구성한 지중해식 식사가 진짜 지중해식 식사와 마찬가지로 노인의 인지기능 개선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는 노인의 우울감ㆍ배변 기능 개선에도 효과적이었다. 이는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박유경 교수팀이 치매 위험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 40명을 각 20명씩 두 그룹(한국형 지중해식 식사 섭취 그룹과 일반 식사 섭취 그룹)으로 나눈 뒤 6주간 각기 다른 종류의 식사를 하도록 주문한 결과다. 이 연구결과(치매위험노인의 한국형 지중해식 식단의 적용 및 중재평가)는 대한영양사협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박 교수팀은 실제 지중해식 식사에서 많이 사용되는 올리브유가 다수 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맛과 향이란 사실을 감안해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제시했다. 한국형 지중해 식사에선 올리브유에 된장ㆍ마늘을 넣어 올리브유 고유의 향을 없앴다. 서양식 샐러드 대신 국내 노인이 선호하는 겉절이와 나물 등을 된장 올리브드레싱으로 버무려 제공했다. 해산물 요리는 생선찜이나 숙회 등의 국내 노인이 익숙한 조리방법으로 변형했다. 지중해 식사에서 권장하는 통곡물 빵ㆍ통곡물 시리얼ㆍ통곡물 파스타는 잡곡밥과 껍질이 최대한 많이 포함된 메밀국수ㆍ통밀국수로 대체했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6주간 한 노인은 일반 식사를 한 노인에 비해 인지기능 개선도 점수가 높았고, 우울감은 낮아졌다. 4m를 걷게 한 뒤 걷기 속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노인의 하체 체력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물을 하루 6컵 이상 섭취한 비율도 10% 증가했고, 채소와 과일 합쳐서 하루 7컵 이상 섭취한 비율도 30% 높아졌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노인은 일반 식사를 한 노인보다 배변량도 15% 증가했다. 배변 후 깔끔한 기분은 10% 증가한 반면 배변 통증 경험률은 10% 감소했다. 변이 부드러워졌다는 응답률도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노인에서 35% 높았다.

일본식 식단은 치매 예방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히사야마 지역 60세 이상 주민 1,006명을 17년간(1988∼2005년) 추적 관찰한 결과 전통 일본식 식단(콩ㆍ채소ㆍ해조류ㆍ과일ㆍ감자ㆍ생선ㆍ계란)에 우유를 더한 개량 일본식 식단이 치매 위험을 34%나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고혈압 예방ㆍ치료를 위해 만든 식사지침인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도 치매 예방에 이롭다. DASH 식단을 잘 따른 124명의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 저하는 물론 뇌신경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  

DASH 식단은 과일ㆍ채소ㆍ통곡ㆍ저지방 우유 등 저지방 유제품ㆍ견과류를 많이 섭취하고 적색육과 나트륨ㆍ설탕이 든 음료를 적게 먹도록 권하는 식단이다. 

치매 예방에 유익한 것으로 증명된 세계 4대 식단 가운데 가장 최근에 알려진 것은 MIND(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 식단이다. MIND 식단은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을 섞은 식사법이다.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해 미국 러시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것이다. MIND 식단을 어느 정도 지키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5%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매일 채소 2회, 블루베리ㆍ라즈베리 등 베리류 2회, 생선 1회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MIND 식단의 핵심 내용이다. 

반대로 적색육ㆍ가공육ㆍ정제된 곡물ㆍ사탕ㆍ디저트와 고(高)칼로리가 특징인 서구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쌓이게 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악화시켜 치매 발생률을 높일 것으로 추정된다. 서구식 식단이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을 높인다는 것을 입증한 역학 연구는 아직 없다.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돕는 식품으론 커피ㆍ녹차ㆍ우유ㆍ생선ㆍ채소ㆍ과일ㆍ소량의 음주 등이 꼽힌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30% 낮다는 역학 연구가 나와 있다. 커피에 풍부한 카페인 덕분으로 추정되고 있다. 녹차의 카테킨(떫은 맛 성분)ㆍ데아닌ㆍ폴리페놀(항산화 성분)도 뇌세포 보호 효과를 가지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tau) 단백질을 감소시킨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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